2021년 05월 31일 월요일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은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친척이며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인 엘리사벳을 방문하신 것을(루카 1,39-56 참조) 기념하는 날이다. 축일을 5월 31일로 정한 것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6월 24일) 사이에 기념하기 위해서다.
입당송 시편 66(65),16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스바니야 예언자는 예루살렘에게, 주님께서 한가운데에 계시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고 한다(제1독서).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찾아가자,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 소리로 인사하고, 마리아는 주님을 찬미하는 노래를 부른다(복음).
제1독서
<이스라엘 임금 주님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신다.>3,14-18
12,9-16ㄴ
화답송이사 12,2-3.4ㄴㄷㄹ.5-6(◎ 6ㄴㄷ)
복음 환호송루카 1,45 참조
복음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1,39-56
예물 기도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2 : 마리아의 노래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교회>영성체송 루카 1,48-49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유다 전통에서 ‘시온의 딸’은 바빌론 유배에서 귀환한 뒤에 선포한 신탁으로 다시 세워진 하느님의 백성을 일컫습니다. 이들은 유배에서 돌아온 ‘남은 자’들이며, 종말에 메시아를 맞이한 예루살렘(즈카 9,9 참조)을 의미합니다. 구원 역사 안에서 성모님께서는 메시아 예수님에 관한 구절들에서 새로운 하와로서 불순종이 아닌 순종의 신앙인으로 나옵니다. 메시아를 잉태하시고 이스라엘을 재건하시는 성모님께서는 시온의 딸의 전형이며, 세상의 어느 것보다 하느님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모범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루카 복음사가는 성모님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 주시는’(루카 1,35), 마치 구약 성경의 커룹들이 감싸고 있는 ‘계약의 궤’(탈출 25,20 참조)처럼 표현합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주님의 어머니’라고 노래합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가브리엘 천사가 말하였듯이 “은총이 가득한” 행복한 여인이십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마리아보다 엘리사벳이 더 행복한 여인으로 보입니다. 그 당시 문화 안에서 엘리사벳은 늙도록 아이를 가지지 못한 여인이었기에, 창피함과 부끄러움 가운데 일생을 살아야 하였습니다. 그래서 엘리사벳이 늦은 나이에 아이를 잉태한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죄인이라는 굴레에서 해방되는 것이었고, 당당하게 한 여인으로 서게 하는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반면에 마리아의 잉태는 축복이라기보다는 염려스럽고 걱정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가 아이를 잉태한다는 것은 그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외면당하는 일이며, 걱정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엘리사벳과 그의 태 안의 세례자 요한은 기쁨 속에서 성령으로 가득 차 마리아를 칭송합니다. 이에 성모님께서는 겸손하고 온화하게 모든 것이 주님의 은총이라고 노래합니다. 이렇게 마리아를 만난 엘리사벳은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자신의 삶에서 체험합니다. 우리의 삶이 어떠하더라도 우리가 체험하는 많은 만남을 통하여 주님의 은총을 발견하는 것은 신앙인의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