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01일 화요일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유스티노 성인은 2세기 초 사마리아 지방 플라비아 네아폴리스(오늘날 팔레스타인의 나블루스)의 그리스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구도자의 자세로 그리스 철학에 몰두하다가, 마침내 그리스도교에서 참된 진리를 발견하고 입문하여 신앙의 설교자로 활동하였다. 성인은 에페소에서 유다인 트리폰과 벌인 종교 토론을 바탕으로 「트리폰과 나눈 대화」를 저술하였으며, 로마 황제와 원로들에게 그리스도교를 변호하는 책도 펴내고, 로마에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를 세웠다. 성인은 165년 무렵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때 다른 여섯 명의 동료와 함께 순교하였다.
입당송 시편 119(118),85.46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토빗은 잠을 자다 눈에 참새 똥이 떨어져 시력을 잃게 되는데, 아내는 당신의 선행들로 얻은 게 뭐냐고 한다(제1독서). 황제에게 세금을 바쳐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묻는 이들에게, 예수님께서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리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시력을 잃은 채 지냈다.>2,9ㄴ-14
화답송시편 112(111),1ㄴㄷ-2.7-8.9(◎ 7ㄴ 참조)
복음 환호송에페 1,17-18 참조
복음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12,13-17
예물 기도
영성체송 1코린 2,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우리가 듣게 되는 복음의 내용은 예수님을 향한 부정의 감정을 드러내는 ‘올무’에서 시작하여 ‘감탄’이라는 긍정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여 줍니다. 주목할 점은, 올무가 감탄으로 바뀌는 그 자리에 바로 하느님께서 계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향한 모함을 마주하는 가운데, 어떤 화려한 언변이 아닌 하느님을 통해서 대답하십니다.
그러하기에 오늘의 복음은 두 가지를 함께 생각하게 해 줍니다.
첫째,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신앙의 의문들, 신앙과 삶의 질문들은 우리의 생각과 판단을 통해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고를 바탕으로 우리가 지닌 신앙에 대하여 우리 자신에게 ‘올무’를 씌우려 합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신앙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가운데, 우리는 ‘합당한가, 합당하지 않은가?’,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라는 올무를 마주하게 되고, 결국 올무에 걸리고 맙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마주하고, 우리가 던지는 신앙의 의문에 대한 답은 하느님 안에서만 해결됨을 오늘 복음은 알려 줍니다.
둘째, 예수님의 대답처럼,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황제에게 세금은 바칠 줄 알면서, 하느님께 하느님의 것을 돌려드릴 줄은 모릅니다. ‘성공’과 ‘부’(富)라는 이 시대의 황제에게 우리는 많은 세금을 바치면서 살아갑니다. 부귀영화가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아까워하지 않고 당연하게 세금을 바칩니다. 반면에 하느님께 속한 것은 어떠한가요? 주님께 속한 것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지도 않고, 자연스레 하느님께 드릴 생각을 하지 않고 지냅니다. 그런 우리에게 시편의 저자는 소리 높여 외칩니다. “주님 것이라네, 세상과 그 안에 가득 찬 것들”(시편 24[23],1). 세상과 세상을 채우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