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09일 수요일
[녹]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또는
[백] 성 에프렘 부제 학자
입당송 시편 27(26),1-2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 계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는데, 이 계약은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것이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우리는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새 계약을 이행합니다.>3,4-11
화답송시편 99(98),5.6.7.8.9(◎ 9ㄷ 참조)
복음 환호송시편 25(24),4.5 참조
복음
<나는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5,17-19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8(17),3
1요한 4,1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님의 행보는 율법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른바 튀는 행동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상 거리를 두고 가까이하지 말아야 하는 부정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꺼리지 않으셨고(마태 8,1-4 참조),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도 많이 하셨기 때문입니다(마태 12,1-14 참조).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은 율법을 목숨처럼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율법의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추어지기 쉬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행위가, 율법의 폐지가 아닌 완성을 위한 것임을 알려 주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참된 가르침과 본질이 무엇인지 알려 주십니다.
‘율법’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떠한 생각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무엇인가 딱딱하고 융통성이 없다는 인상이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특히 신앙의 의무를 강조하고 그것을 지키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율법주의적이라는 부정적 감정은 우리에게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에게는 여러 가지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의무를 지키지 못하였을 때, 이것을 죄라고 부르면서 고해성사를 통해서 죄의 용서를 받습니다. 그런데 고해소에서 듣게 되는 죄의 양상은 아주 단순합니다. 세상에 죄는 단 두 가지, ‘주일을 지키지 못한 죄’와 ‘이 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만 있는 것 같습니다. 형식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예수님께서 완성하고자 하셨던 율법과 예언서의 가르침일까요? 물론 아니겠지요. 주일의 의무를 지키지 못한 것만을 우리가 죄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율법주의적 사고에 빠지는 것입니다. 구약의 안식일을 ‘주일’로 완성하신 예수님의 참된 가르침에 이르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율법을 부과하려고 오신 것이 아니라,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를 완성하러 오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주님의 계명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그저 의무라서가 아니라, 우리를 구원에 이르게 하는 길을 마련해 주신 그분의 가르침이기 때문임을 기억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