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13일 일요일
[녹] 연중 제11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11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마음에 진리와 은총의 씨앗을 가득 심어 주셨습니다. 이 씨앗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복음의 인내로 가꾸어,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며 아버지 말씀이 우리 안에서 열매를 맺게 합시다.
입당송 시편 27(26),7.9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에제키엘 예언자는, 하느님께서는 손수 향백나무의 꼭대기 순을 따서 심으시어 훌륭한 향백나무가 되게 하신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살아가기에 확신에 차 있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아 땅에 뿌릴 때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뿌려지면 어떤 풀보다 커진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낮은 나무는 높이리라.>17,22-24
화답송시편 92(91),2-3.13-14.15-16(◎ 2ㄱ 참조)
제2독서
<함께 살든지 떠나 살든지 우리는 주님 마음에 들고자 애를 씁니다.>5,6-10
복음 환호송
복음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4,26-3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주님, 사제들에게 주님과 교회를 향한 열정을 주시어, 세상의 유혹을 멀리하며 검소하고 겸손한 생활로 그리스도의 모습을 온전히 닮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모든 민족들에게 주님 사랑의 씨앗을 심으시어, 그 사랑이 싹을 틔우고 풍성히 자라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소서.
3. 남북한 교류 협력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화해의 원천이신 주님, 남과 북이 서로 존중하고 다양한 형태로 교류하며 협력할 수 있게 하시고, 더욱 살기 좋은 한반도를 만들어 가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에 주님의 성령을 부어 주시어, 복음의 기쁨을 새롭게 발견하고,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하느님 나라의 씨앗을 소중히 키워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영성체송 시편 27(26),4
요한 17,1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주님께서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은 겨자씨와 같은 우리를 세상에 손수 뿌리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그리 되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풀보다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습니다. 우리를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는 큰 나무가 되게 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지금, 그리고 여기’라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느님 나라는 ‘지금’ 우리가 겪는 수고와 노력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장소이며, ‘여기’에서 마주하는 현실보다는 더 좋은 새로운 차원일 것이라 짐작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알려 주시는 하느님 나라와 우리가 생각하는 그곳은 다른 본질을 지닙니다.
예수님께서 알려 주시는 하느님 나라는 땅에 뿌려진 씨로 비유됩니다. 그리고 그 씨앗은 ‘저절로’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러나 전제할 것은,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행위와 잠을 자는 기다림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 홀로 완성하시는 곳이 아닙니다. 사람이 돕고 노력하고, 동시에 기다리며 하느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곳입니다. 다른 비유는 겨자씨의 비유입니다. 겨자씨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성장하고 나면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를 뻗게 됩니다. 작아서 그 시작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씨앗이 소중하게 다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냥 버려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작아서 눈에 잘 보이지 않고, 그래서 소중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작은 모습으로 하느님 나라는 시작됩니다.
이처럼 하느님 나라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른 모습임을 예수님께서 알려 주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드릴 때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무수히 기도해 왔지요. 기도가 진정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시나요? 하느님께서는 씨앗을 뿌리는 노력과 잠을 자는 동안 기다릴 줄 아는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시고, 우리가 그렇게 해 주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비록 우리가 지닌 모습이 겨자씨보다 작은 모습일지라도, 이제는 우리가 그분의 희망을 이루어 드릴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