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14일 월요일

[녹]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27(26),7.9 참조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 들어 주소서. 저를 도와주소서. 제 구원의 하느님, 저를 내쫓지 마소서, 버리지 마소서.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께 바라는 모든 이에게 힘을 주시니
자비로이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하느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저희가
거룩한 은총의 도움으로 계명을 지키며
마음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충실히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직분에 흠잡히는 일이 없도록, 무슨 일에서나 아무에게도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악인에게 맞서지 말고, 달라는 자에게 주며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말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우리를 하느님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입니다.
6,1-10
형제 여러분, 1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2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은혜로운 때에 내가 너의 말을 듣고 구원의 날에 내가 너를 도와주었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입니다.
3 이 직분이 흠잡히는 일이 없도록,
우리는 무슨 일에서나 아무에게도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4 오히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우리 자신을 하느님의 일꾼으로 내세웁니다.
곧 많이 견디어 내고,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5 매질과 옥살이와 폭동을 겪으면서도 그렇게 합니다.
또 수고와 밤샘과 단식으로,
6 순수와 지식과 인내와 호의와 성령과 거짓 없는 사랑으로,
7 진리의 말씀과 하느님의 힘으로 그렇게 합니다.
오른손과 왼손에 의로움의 무기를 들고,
8 영광을 받거나 모욕을 당하거나,
중상을 받거나 칭찬을 받거나 우리는 늘 그렇게 합니다.
우리는 속이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진실합니다.
9 인정을 받지 못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인정을 받습니다.
죽어 가는 자같이 보이지만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
벌을 받는 자같이 보이지만 죽임을 당하지는 않습니다.
10 슬퍼하는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늘 기뻐합니다.
가난한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많은 사람을 부유하게 합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자같이 보이지만 실은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8(97),1.2-3ㄱㄴ.3ㄷㄹ-4(◎ 2ㄱ)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그분이 기적들을 일으키셨네. 그분의 오른손이, 거룩한 그 팔이, 승리를 가져오셨네. ◎
○ 주님은 당신 구원을 알리셨네. 민족들의 눈앞에 당신 정의를 드러내셨네.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여, 당신 자애와 진실을 기억하셨네. ◎
○ 우리 하느님의 구원을, 온 세상 땅끝마다 모두 보았네. 주님께 환성 올려라, 온 세상아. 즐거워하며 환호하여라, 찬미 노래 불러라. ◎

복음 환호송시편 119(118),105 참조

◎ 알렐루야.
○ 주님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을 밝히는 빛이옵니다.
◎ 알렐루야.

복음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38-4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8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39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40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41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42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이 예물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양식이 되고
사람을 새롭게 하는 성사가 되게 하시니
이 제사가 저희 육신과 영혼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27(26),4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사는 것이라네.
<또는>
요한 17,11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가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소서.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잔치에서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저희가 주님의 사랑으로 친교를 이루어
주님의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우리의 오른뺨을 때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재판까지 걸어서 우리의 속옷을 가져가려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친하고 가까운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요? 같이 걷자고 우리에게 부탁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이것은 강요입니다. 강제성을 지닌 상황이지요. 그러니 천 걸음을 같이 걷지 않으면 보복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이 또한 우리와 사이가 좋은 사람이 보여 주는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의 행동입니다. 
우리와 친하고 가까운 사람이라도 우리의 오른뺨을 때리고 속옷까지 원하며, 천 걸음을 함께 가자고 한다면 우리의 기분은 좋지 않을 것입니다. 하물며 우리와 좋지 않은 관계에 놓인 사람이 그런다면 어떨까요? 기분이 나쁩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상황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기분 나쁘게 하고 불편하고 불행하게 하는 사람을 악인이라고 지칭하십니다. 그리고 이 악인과 맞서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며칠 전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행복을 걱정하시며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 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을 받아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참으로 난감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행복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을 줄 알았던 우리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예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니 황당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모습과 우리가 예수님께 바라는 모습이 이렇듯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고통스럽고 불편하게 만들려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바로 악을 이겨 내는 길임을 알려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십자가의 여정으로 몸소 보여 주셨습니다. 우리가 겪는 불편함과 부당함, 그것이 바로 악을 넘어서는 길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박형순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