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23일 수요일
[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 전야 미사
세례자 요한은 사제였던 즈카르야와 성모님의 친척인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났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례자 요한은 주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고 구약과 신약을 잇는 위대한 예언자다.
세례자 요한은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라고 고백하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말씀이신 주님의 길을 준비한 ‘광야의 소리’였던 그는 헤로데 임금의 도리에 어긋나는 생활을 꾸짖다가 헤로데의 아내 헤로디아의 간계로 순교하였다.
<이 미사는 6월 23일 저녁, 대축일 제1 저녁 기도 앞이나 뒤에 드린다.>
입당송 루카 1,15.14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예레미야를 민족들의 예언자로 세우시며 그와 함께 있겠다고 하신다(제1독서). 주님을 본 일이 없지만 그분을 믿는 이들은, 믿음의 목적인 영혼의 구원을 얻을 것이기에 기쁨 속에서 즐거워한다(제2독서). 즈카르야 사제는,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을 것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라는 말을 천사에게서 듣는다(복음).
제1독서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1,4-10
화답송시편 71(70),1-2.3-4ㄱㄷ.5-6ㄱㄴ.15ㄴㄷ과 17(◎ 6ㄴ)
제2독서
<구원에 관해서는 예언자들이 탐구하고 연구하였습니다.>1,8-12
복음 환호송요한 1,7; 루카 1,17 참조
복음
<네 아내가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1,5-17
예물 기도
감사송
<선구자의 사명>영성체송 루카 1,68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우리는 세례자 요한을 예수님 이전의 마지막 예언자라고 부릅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예수님과 관련하여 메시아의 탄생을 예고하고 그분께서 다스리실 새로운 왕국을 선포하였다면, 예수님 직전에 등장한 마지막 예언자 요한은 직접적으로 예수님의 길을 준비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온 생애를 자신을 위한 길이 아닌 예수님의 길을 마련하기 위해서 걸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전한 그의 출생 예고는 가브리엘 천사가 전한 예수님의 출생 예고를 준비하고, 그의 탄생은 구세주며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합니다. 그렇게 그는 예수님을 위한 준비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납니다. 요한의 선포와 삶 그리고 죽음까지 모두 예수님을 위한 준비의 과정이었습니다.
요한의 삶은 그러하였습니다. 요한은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기보다 예수님이라는 주인공을 위해서 자신은 철저하게 조연으로 살아갑니다. 그는 자신은 그분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그리고 그분을 위한 준비에 자신을 온전히 바치며 그것이 자신의 소명이요 존재 이유라고 스스로 밝힙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요즘 세상에서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서 누구나 주인공이 됩니다. 아울러 이 시대는 나 자신이 바로 내 삶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이라고 가르칩니다. 세상의 흐름은 내가 누군가를 위한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어야 성공한 삶이라고 알려 줍니다. 이 시대의 눈으로 보면 요한의 삶은 어떻게 보입니까? 그의 삶은 실패요 피지 못한 꽃이며 그의 죽음은 허무하였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요한의 삶은 성공한 삶이었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소명을 완수하였습니다. 그의 삶을 성공한 삶이라 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에게는 예수님을 진정한 세상의 주인공으로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주인공으로 알아보는 것, 그것이 참된 신앙인의 모습임을 요한을 통해서 배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