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6월 22일 화요일
[녹]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또는
[백] 놀라의 성 바울리노 주교 또는
[홍] 성 요한 피셔 주교와 성 토마스 모어 순교자
입당송 시편 28(27),8-9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아브람의 가축을 치는 목자들과 롯의 가축을 치는 목자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자, 롯은 요르단 들판을 선택하고 동쪽으로 옮겨 간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라며,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너와 나 사이에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한 혈육이 아니냐?>13,2.5-18
화답송시편 15(14),2-3ㄱ.3ㄴㄷ-4ㄱㄴ.5(◎ 1ㄱ)
복음 환호송요한 8,12 참조
복음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7,6.12-14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45(144),15 참조
요한 10,11.1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민족이라는 ‘선민의식’이 가득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선민의식은 자연스럽게 ‘이스라엘=하느님 백성’이라는 도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이 지닌 민족의 정체성과 민족주의적 사고는 강한 배타성을 지닙니다. 게다가 자신들이 하느님의 백성이듯이 하느님께서는 자신들만의 하느님으로 계셔야 한다는 신학적 명제를 제시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지닌 선민의식과 강한 정체성은 하느님을 전능하신 창조주며 모든 민족들의 하느님이 아닌, 이스라엘만의 민족 신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반면에 이런 보수적 신학의 입장을 거부하는 신학도 있습니다. 하느님 백성이 되는 길은 단순하게 혈통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견해입니다. 중요한 것은 혈통이 아니라, 윤리적 가르침과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충실하게 살아가는 이라면, 누구라도 하느님 백성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혈통이 아닌, 윤리 중심의 공동체를 지향하고, 이를 위한 표현으로 시편에서는 “주님, 누가 당신 천막에 머물 수 있습니까?”(시편 15[14],1)라고 노래합니다. 기존의 가르침에서는 하느님의 천막인 주님의 집에 머무는 것은 유다인에게만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화답송에서는 의로운 사람, 악의와 불의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 이웃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성별이나 민족이나 능력을 떠나서 하느님의 백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새롭게 거듭난 하느님 백성이며, 그분의 자녀입니다. 우리가 그러한 자격을 얻은 것은 모태 신앙이거나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견진성사를 받아서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주님의 가르침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러한 삶을 살지 못하였다면, 남에게 바라는 그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실천하면서 다시 주님의 장막에 머물 수 있는 신앙인의 특권을 누려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