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8월 07일 토요일
[녹]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또는
[홍] 성 식스토 2세 교황과 동료 순교자들 또는
[백] 성 가예타노 사제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70(69),2.6
본기도
말씀의 초대
모세는 백성에게,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니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믿음이 약한 탓에 마귀를 쫓아내지 못한 것이라며,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너희는 마음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6,4-13
화답송시편 18(17),2-3ㄱ.3ㄴㄷ-4.47과 51(◎ 2)
복음 환호송2티모 1,10 참조
복음
<믿음이 있으면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17,14ㄴ-20
예물 기도
영성체송 지혜 16,20 참조
요한 6,35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산에서 내려오시자, 간질병으로 고생하는 아들의 아버지가 예수님께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애원합니다. 그를 고치지 못한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가 마귀를 쫓아내지 못한 이유를 여쭙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라며 제자들의 불완전한 믿음을 상기시키시고, 나아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못 할 일이 없다고 하십니다.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란 지금 이 순간 ‘하느님의 전능하심에 온전히 의존하는가?’ 아니면 ‘내 힘으로 하려 하는가?’의 싸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도 하느님께서 내 곁에 계실까? 여기에서 신학교에 다닐 때는 기도하고 시험을 보면 이상하게도 아는 문제가 나와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게 이탈리아에서도 통할까?’ 하는 의문이었습니다. 첫 학기 첫 시험에 대비하여 45분 공부하고 15분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하루에 열 몇 시간씩 공부하였지만, 시험이 다가오자 불안감은 극도에 달하였습니다. 그래서 책을 덮고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하느님, 제가 이 나이에 여기 로마까지 와서, 지은 지 400년도 넘는 건물 안에 갇혀 이게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친구 신부들은 지금 본당 신부로 재미있게 살고 있는데, 저는 뭔가요. 이 나이에 시험 공부를 하려니 정말 죽겠습니다!”
기도하고 나니 점차 편안해지며 마음속에서 이런 말이 올라왔습니다. “하느님, 당신께서 저를 이곳으로 부르시지 않으셨습니까? 저는 유학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니 당신께서 책임지십시오. 당신은 전능하신 분이시니 당신과 함께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공부할 터이니 함께해 주십시오.” 그렇게 기도하고 난 뒤 시험 준비를 하였더니 꼭 대답할 수 있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지금 하느님의 힘에 온전히 의탁합니까? 아니면 내 힘으로만 하고자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