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9월 30일 목요일

[백]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예로니모 성인은 347년 무렵 달마티아의 스트리돈(현재 보스니아의 그라호보 근처)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찍부터 로마에서 라틴 말과 그리스 말을 공부한 다음 트리어에서 정부 관리로 일하였으나, 수덕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사막에서 오랫동안 은수 생활을 하며 히브리 말을 연구하는 데 몰두하였다. 379년 사제가 되어 382년 다마소 1세 교황의 비서로 일하면서 교황의 지시에 따라 성경을 라틴말로 번역하였는데, ‘대중 라틴 말 성경’이라고 하는 『불가타』(Vulgata)가 그것이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그는 성경 주해를 비롯하여 많은 저술을 남기고 420년 무렵 베들레헴에서 세상을 떠났다. 암브로시오 성인, 그레고리오 성인,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함께 서방 교회의 4대 교부로 존경받고 있다.

입당송 시편 1,2-3 참조

행복하여라! 주님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제때에 열매를 맺으리라.

본기도 

하느님,
복된 예로니모 사제에게 성경의 진리를 깨닫고 맛들이게 하셨으니
저희도 하느님 말씀에서 생명의 샘을 찾고 구원의 양식을 얻어
더욱 풍요로이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에즈라 사제는 회중 앞에서 율법서를 읽어 주며, 오늘은 거룩한 날이니 서러워하지들 말라고 한다(제1독서).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신다(복음).

제1독서

<에즈라가 율법서를 펴고 주님을 찬양하자 온 백성은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였다.>
▥ 느헤미야기의 말씀입니다.
8,1-4ㄱ.5-6.7ㄴ-12
그 무렵 1 온 백성이 일제히 ‘물 문’ 앞 광장에 모여,
율법 학자 에즈라에게 주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모세의 율법서를 가져오도록 청하였다.
2 에즈라 사제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는 모든 이로 이루어진 회중 앞에
율법서를 가져왔다. 때는 일곱째 달 초하룻날이었다.
3 그는 ‘물 문’ 앞 광장에서, 해 뜰 때부터 한낮이 되기까지
남자와 여자와 알아들을 수 있는 이들에게 그것을 읽어 주었다.
백성은 모두 율법서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4 율법 학자 에즈라는 이 일에 쓰려고 만든 나무 단 위에 섰다.
5 에즈라는 온 백성보다 높은 곳에 자리를 잡았으므로,
그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책을 폈다. 그가 책을 펴자 온 백성이 일어섰다.
6 에즈라가 위대하신 주 하느님을 찬양하자,
온 백성은 손을 쳐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였다.
그런 다음에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주님께 경배하였다.
7 그러자 레위인들이 백성에게 율법을 가르쳐 주었다. 백성은 그대로 서 있었다.
8 그들은 그 책, 곧 하느님의 율법을 번역하고 설명하면서 읽어 주었다.
그래서 백성은 읽어 준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9 느헤미야 총독과 율법 학자며 사제인 에즈라와
백성을 가르치던 레위인들이 온 백성에게 타일렀다.
“오늘은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율법의 말씀을 들으면서 온 백성이 울었기 때문이다.
10 에즈라가 다시 그들에게 말하였다.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단 술을 마시십시오.
오늘은 우리 주님께 거룩한 날이니,
미처 마련하지 못한 이에게는 그의 몫을 보내 주십시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이니, 서러워하지들 마십시오.”
11 레위인들도 “오늘은 거룩한 날이니, 조용히 하고 서러워하지들 마십시오.” 하며
온 백성을 진정시켰다.
12 온 백성은 자기들에게 선포된 말씀을 알아들었으므로,
가서 먹고 마시고 몫을 나누어 보내며 크게 기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9(18),8.9.10.11(◎ 9ㄱㄴ)

◎ 주님의 규정 올바르니 마음을 기쁘게 하네.
○ 주님의 법은 완전하여 생기 돋우고, 주님의 가르침은 참되어 어리석음 깨우치네. ◎
○ 주님의 규정 올바르니 마음을 기쁘게 하고, 주님의 계명 밝으니 눈을 맑게 하네. ◎
○ 주님을 경외함 순수하니 영원히 이어지고, 주님의 법규들 진실하니 모두 의롭네. ◎
○ 금보다 순금보다 더욱 값지며, 꿀보다 참꿀보다 더욱 달다네. ◎

복음 환호송마르 1,15

◎ 알렐루야.
○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를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12
그때에 1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3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4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5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6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7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8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9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10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길에 나가 말하여라.
11 ‘여러분의 고을에서 우리 발에 묻은 먼지까지
여러분에게 털어 버리고 갑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 두십시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12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에는 소돔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2티모 3,14-17)와 복음(마태 13,47-52)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복된 예로니모를 본받아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구원의 제물을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예레 15,16 참조

주 하느님, 당신 말씀을 찾아 받아먹었더니, 그 말씀이 제게 기쁨이 되고 제 마음에 즐거움이 되었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복된 예로니모를 기리며 성체를 받아 모시고 기뻐하오니
주님을 믿는 저희의 마음을 북돋아 주시어
거룩한 가르침을 깨닫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여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이 말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가장 먼저 말하라고 가르쳐 주신 축복의 인사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제자입니다. 주님의 참다운 제자란 온 세상에 파견된 사람으로, 주님께서 주시는 참평화의 전달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 모든 제자에게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마라.” 하십니다. 세상의 것에 신경 쓰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전할 수 없기에, 복음 전파에 온 힘을 기울이고 그 밖의 것은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라는 뜻입니다. 또한 제자들이 할 일은 세상 사람들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축복을 전하고, 아픈 이를 낫게 하며 구원의 날이 왔음을 알리는 것입니다. 
실지로 우리는 많은 시간을 세상의 것에 신경 쓰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고 신경 쓰는 것의 대부분은 쓸데없는 생각이나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상상입니다. 또는 나의 오해에서 비롯된 근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자주 주님께 기도합니까? 잠깐이라도 세상 것을 내려놓고 주님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세상의 어떤 것도 우리를 흔들지 못할 것입니다. 평화가 깨어지지 않고, 주님께서 주신 참평화를 이웃에게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순간의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영원한 만족을 가져다주는 것에 집중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신우식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