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09일 토요일
[녹]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또는
[홍] 성 디오니시오 주교와 동료 순교자들 또는
[백] 성 요한 레오나르디 사제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요엘 예언자는,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피난처와 요새가 되어 주시고 시온에 머무르신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어머니를 행복하다고 하는 여자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낫을 대어라. 수확 철이 무르익었다.>4,12-21
화답송시편 97(96),1-2.5-6.11-12(◎ 12ㄱ)
복음 환호송루카 11,28 참조
복음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는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11,27-28
예물 기도
영성체송 애가 3,25
1코린 10,17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들려주시는 말씀은 성모님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성모님께서 행복하지 않으시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주목해 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루카 복음사가는, 말씀이신 예수님의 탄생 예고를 들으신 성모님을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신 분’(루카 1,38 참조)으로 소개합니다. 그는 성모님께서 예수님과 혈육의 인연을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셨기 때문에 행복한 사람이라고 알려 줍니다. 그러나 우리의 눈으로 볼 때, 성모님의 삶이 그리 행복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성모님께서는 혼인 전에 예수님을 잉태하시어 파혼의 위기에 몰리기도 하셨고,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수난과 죽음의 여정을 묵묵히 바라보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성모님의 여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과는 제법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순명하며 그것을 지키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행복을 보증해 주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 줍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는 것도 그러한데, 그것을 잘 지키고 간직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더욱 힘든 일입니다. 경쟁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겉옷만이 아닌 속옷까지 내어 주는 삶이란 쉽지가 않지요.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면 세상에서 뒤처지는 것 같고, 그렇다고 안 지키자니 마음이 불편하다 못해 죄인이 되는 기분까지 들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상이 이야기하는 행복과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행복이 다른 모습임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는 귀 기울임이, 그분 말씀을 지키려는 작은 노력들이, 우리를 세상이 주는 가짜 행복이 아닌 참행복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그것을 믿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