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0일 일요일
[녹] 연중 제28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28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의 마음과 속셈을 헤아리시니 그 무엇도 아버지 앞에 숨길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을 말씀의 칼로 꿰뚫으시어, 거룩한 지혜의 빛으로 지상의 것과 천상의 것을 분별하고,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가난하고 자유롭게 살게 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입당송 시편 130(129),3-4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지혜서의 저자는 온 세상의 금도 지혜와 마주하면 한 줌의 모래이고, 은도 진흙처럼 여겨진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 앞에서는 어떤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나는 지혜에 비기면 많은 재산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다.>7,7-11
화답송시편 90(89),12-13.14-15.16-17(◎ 14 참조)
제2독서
<하느님의 말씀은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4,12-13
복음 환호송마태 5,3
복음
<가진 것을 팔고 나를 따라라.>10,17-30
10,17-27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 주님께 의탁하는 교회를 살펴 주시어, 세상 속에서 참된 길을 찾고 그 길을 좇으며, 힘없고 소외된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참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세계를 굽어살피시어, 모든 이가 안전과 질서를 되찾는 데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안정과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3. 생명 조작 없는 세상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갖가지 의술이 발전하는 오늘날 저희에게 식별의 은총을 주시어, 인간의 생명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소중한 것임을 잊지 않으며, 이를 지키는 데 앞장서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굽어보시어,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을 실천하며 드리는 저희 기도를 기꺼이 들어주시고, 저희가 언제나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며 기쁘게 살아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시편 34(33),11
1요한 3,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하느님 앞에서는 어떠한 피조물도 감추어져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눈에 벌거숭이로 드러나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라는 말씀을 듣고서도, 자신의 재물을 감추어 두고 나누지 못하며 우울하게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는 부유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계명을 잘 지켜 왔으며 영원한 생명을 추구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그의 질문에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라는 결의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는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나갑니다. 예수님의 한 말씀으로 그는 자신의 약점을 마주하게 되었고 부족함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말씀이 지닌 힘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은 우리의 마음까지도 꿰뚫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 속을 꿰찔러 혼과 영을 가르고 관절과 골수를 갈라, 마음의 생각과 속셈을 가려냅니다.”
하느님을 믿고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영원한 생명일까요? 구원일까요? 물론 우리는 그것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인가요? 우리의 내면에는 하느님 나라라는 지고한 가치를 향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세에서도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부자가 되기를 원하고, 성공하기를 원하며,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기를 바랍니다. 오직 현세의 안락함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눈은 하느님 나라뿐 아니라 세상의 나라까지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어정쩡하게 양다리를 걸친 모습이 아니라 온전하게 모든 것을 내던지고 당신을 따르는 모습을 원하십니다. 어쩌면 이 말씀을 들은 지금 우리 얼굴이 복음의 부유한 사람처럼 울상이 되어 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말씀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 슬픈 얼굴이 기쁨으로 가득 찬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