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6일 토요일

[녹] 연중 제28주간 토요일 또는
[백] 성녀 헤드비제스 수도자 또는
[백]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 동정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130(129),3-4 참조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이스라엘의 하느님, 당신은 용서하는 분이시옵니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넘치는 은총으로 언제나 저희와 함께하시어
저희가 끊임없이 좋은 일을 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믿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4,13.16-18
형제 여러분, 13 세상의 상속자가 되리라는 약속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얻은 의로움을 통해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에게 주어졌습니다.
16 그러한 까닭에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이는 약속이 모든 후손에게, 곧 율법에 따라 사는 이들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이 보여 준 믿음에 따라 사는 이들에게도 보장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17 그것은 성경에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만들었다.”라고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아브라함은 자기가 믿는 분,
곧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 앞에서 우리 모두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18 그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너의 후손들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하신 말씀에 따라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05(104),6-7.8-9.42-43(◎ 8ㄴ)

◎ 주님은 당신의 계약 영원히 기억하셨네.
○ 그분의 종 아브라함의 후손들아, 그분이 뽑으신 야곱의 자손들아! 그분은 주 우리 하느님, 그분의 판결이 온 세상에 미치네. ◎
○ 명령하신 말씀 천대에 이르도록, 당신의 계약 영원히 기억하시니, 아브라함과 맺으신 계약이며, 이사악에게 내리신 맹세라네. ◎
○ 당신 종 아브라함에게 하신, 그 거룩한 말씀 기억하셨네. 당신 백성을 기쁨 속에, 뽑힌 이들을 환호 속에 이끌어 내셨네. ◎

복음 환호송요한 15,26.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진리의 영이 나를 증언하시고 너희도 나를 증언하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8-1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9 그러나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는 자는,
사람의 아들도 하느님의 천사들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10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11 너희는 회당이나 관청이나 관아에 끌려갈 때,
어떻게 답변할까, 무엇으로 답변할까,
또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12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성령께서 그때에 알려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와 예물을 받아들이시고
이 정성된 제사로 저희가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4(33),11

부자들도 궁색해져 굶주리게 되지만, 주님을 찾는 이에게는 좋은 것뿐이리라.
<또는>
1요한 3,2 참조
주님이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되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엄위하신 주님 앞에 엎드려 비오니
저희를 그리스도의 거룩한 살과 피로 기르시어
그 신성에 참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에 대한 증언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그 증언의 첫째 자리에 와야 하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알고 있음’입니다. 예수님을 모르는데 어떻게 예수님을 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울러 그 증언은 예수님을 아는 사람들 사이가 아니라, 예수님을 모르고 부정하고 싫어하는 사람들 앞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안다고 증언하는 것도 민망하고 쑥스러운 일인데, 예수님을 싫어하는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증언한다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신자가 아닌 사람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식사 전 기도를 하려고 성호 긋기도 어려워하는 우리입니다. 하물며 예수님을 부정하는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증언하기가 쉬운 일이겠습니까?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야기하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성령께서 알려 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예수님을 알기도, 예수님에 대해서 증언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우리가 예수님을 증언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주님이시라고 믿고 고백하는 사람들 가운데 성령을 모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성령을 모독하는 것, 그것은 성령께서 이끄시도록 자리를 내어 드리지 않는 삶의 자세입니다. 
성령의 이끄심으로 우리가 예수님을 알게 되고 증언하는 가운데, 예수님께서도 하느님 아버지께 우리를 잘 알고 있다고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그렇게 성령께서는 우리를 성부와 성자와 일치시켜 주십니다. 내 생각과 말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성령에 대한 믿음 안에서 성령의 활동을 위한 자리와 시간을 내어 드리면 어떨까요? 

(박형순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