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5일 목요일

[녹]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또는
[홍] 알렉산드리아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순교자

입당송 시편 85(84),9 참조

당신 백성, 당신께 충실한 이, 당신께 돌아오는 이에게 주님은 진정 평화를 말씀하신다.

본기도 

주님,
믿는 이들의 마음을 일깨우시어
저희가 거룩한 구원의 열매를 풍성히 거두며
주님의 자비로 더욱 큰 은총을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다니엘은 악의로 그를 고발한 이들 때문에 사자 굴에 던져지지만, 하느님을 믿어 구원을 받고, 고발한 이들은 죽음을 당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권능과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 천사를 보내시어 사자들의 입을 막으셨습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6,12-28
그 무렵 12 사람들이 몰려와서,
다니엘이 그의 하느님께 기도와 간청을 올리는 것을 발견하였다.
13 그래서 그들은 임금에게 다가가서 금령과 관련하여 말하였다.
“임금님, 앞으로 서른 날 동안
임금님 말고 다른 어떤 신이나 사람에게 기도를 올리는 사람은 누구든지
사자 굴에 던진다는 금령에 서명하지 않으셨습니까?”
임금이 “그것은 철회할 수 없는 메디아와 페르시아의 법에 따라 확실하오.”
하고 대답하자, 14 그들이 다시 임금에게 말하였다.
“임금님, 유다에서 온 유배자들 가운데 하나인 다니엘이
임금님께 경의를 표하지도 않고,
임금님께서 서명하신 금령에도 경의를 표하지 않은 채,
하루에 세 번씩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15 임금은 이 말을 듣고 몹시 괴로웠다.
그는 다니엘을 살려 내기로 결심하고
해가 질 때까지 그를 구하려고 노력하였다.
16 그러자 그 사람들이 임금에게 몰려가서 말하였다.
“임금님, 임금이 세운 금령과 법령은 무엇이든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메디아와 페르시아의 법임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17 그리하여 임금이 분부를 내리자 사람들이 다니엘을 끌고 가서 사자 굴에 던졌다.
그때에 임금이 다니엘에게,
“네가 성실히 섬기는 너의 하느님께서 너를 구해 내시기를 빈다.” 하고 말하였다.
18 사람들이 돌 하나를 굴려다가 굴 어귀를 막아 놓자,
임금은 자기의 인장 반지와 대신들의 인장 반지로 그곳을 봉인한 다음,
다니엘에게 내린 어떠한 조치도 바꾸지 못하게 하였다.
19 그러고 나서 임금은 궁궐로 돌아가 단식하며 밤을 지냈다.
여자들도 자기 앞으로 들이지 못하게 하였다. 그는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20 새벽에 날이 밝자마자 임금은 일어나 서둘러 사자 굴로 갔다.
21 다니엘이 있는 굴에 가까이 이르러, 그는 슬픈 목소리로 다니엘에게 외쳤다.
“살아 계신 하느님의 종 다니엘아,
네가 성실히 섬기는 너의 하느님께서 너를 사자들에게서 구해 내실 수 있었느냐?”
22 그러자 다니엘이 임금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 만수무강하시기를 빕니다.
23 저의 하느님께서 천사를 보내시어 사자들의 입을 막으셨으므로,
사자들이 저를 해치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그분 앞에서 무죄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임금님, 저는 임금님께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24 임금은 몹시 기뻐하며 다니엘을 굴에서 끌어 올리라고 분부하니,
사람들이 그를 굴에서 끌어 올렸다.
다니엘에게는 아무런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자기의 하느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25 임금은 분부를 내려, 악의로 다니엘을 고발한 그 사람들을 끌어다가,
자식들과 아내들과 함께 사자 굴 속으로 던지게 하였다.
그들이 굴 바닥에 채 닿기도 전에 사자들이 달려들어
그들의 뼈를 모조리 부수어 버렸다.
26 그때에 다리우스 임금은 온 세상에 사는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조서를 내렸다.
“그대들이 큰 평화를 누리기 바란다. 27 나는 칙령을 내린다.
내 나라의 통치가 미치는 모든 곳에서는
누구나 다니엘의 하느님 앞에서 떨며 두려워해야 한다.
그분은 살아 계신 하느님, 영원히 존재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의 나라는 불멸의 나라, 그분의 통치는 끝까지 이어진다.
28 그분은 구해 내시고 구원하시는 분,
하늘과 땅에서 표징과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
다니엘을 사자들의 손에서 구해 내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다니 3,68.69.70.71.72.73.74(◎ 59ㄴ)

◎ 영원히 찬송하고 찬양하여라.
○ 이슬과 소나기야, 주님을 찬미하여라. ◎
○ 서리와 추위야, 주님을 찬미하여라. ◎
○ 얼음과 눈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밤과 낮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빛과 어둠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번개와 구름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온 땅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복음 환호송루카 21,28 참조

◎ 알렐루야.
○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다.
◎ 알렐루야.

복음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20-2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된 것을 보거든,
그곳이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라.
21 그때에 유다에 있는 이들은 산으로 달아나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들은 거기에서 빠져나가라.
시골에 있는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마라.
22 그때가 바로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이 이루어지는 징벌의 날이기 때문이다.
23 불행하여라, 그 무렵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
이 땅에 큰 재난이, 이 백성에게 진노가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24 사람들은 칼날에 쓰러지고 포로가 되어 모든 민족들에게 끌려갈 것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25 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26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사람들이 볼 것이다.
28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의 명에 따라 바치는 이 거룩한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계명을 지켜
주님의 사랑에 합당한 제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17(116),1-2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또는>
마태 28,20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이 거룩한 제사에서 성체를 모시고 기뻐하오니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 곁에 머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전신 마취를 하고 수술대에 올라 본 경험이 있습니다.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이동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냥 누워 있는 것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누운 채로 눈을 뜨지 못한다면 …….’ 대개 두려움이란,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고 다른 거대한 힘에 의하여 자신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생각에서 찾아옵니다. 그 힘에 우리는 모든 것을 내맡겨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잃으면, 사랑하는 사람도 만날 수 없고, 내가 이루고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생각이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마지막 날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유다인들에게 가장 소중했던 도시인 예루살렘의 멸망, 임신한 여자에게 가장 소중한 배 속의 아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젖먹이 아이 ……, 그 소중함을 더 이상 볼 수도, 만질 수도, 사랑할 수도 없다는 두려움이 닥쳐옵니다. 나약한 인간에게는 너무나도 거대한 자연의 힘이 이제까지 이루어 놓은 모든 것을 앗아가 버린다는 공포가 밀려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 두려움을 온몸으로 맞이할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까요? 아닙니다. 마지막 순간일지라도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며 한 번이라도 더 바라볼 수 있습니다.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삶이 행복했다고, 미안하다고 안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종말의 때를 살고 있습니다. 내일 당장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우리의 소중함을 깨닫는 데 소홀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오셔서 행하시는 그 전능한 힘에 온몸을 맡겨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이 모든 것을 잃게 하는 힘이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희망의 힘임을 믿고 살아가는 신앙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소중함을 잊지 마십시오. 

(최종훈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