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6일 금요일
[녹]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85(84),9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다니엘은 밤의 환시 속에서 거대한 짐승 네 마리가 바다에서 올라오는 것을 본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면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라고 하시며,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났다.>7,2ㄴ-14
화답송다니 3,75.76.77.78.79.80.81(◎ 59ㄴ)
복음 환호송루카 21,28 참조
복음
<너희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21,29-33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17(116),1-2
마태 28,20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유학 시절 독일에 도착하여 지도 교수님을 찾아뵙고 처음으로 논문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 들려주셨던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성경 속의 신학과 하느님에 대하여 말할 때, 오늘이 반영되지 않으면 죽어 계신 하느님, 성경이 쓰인 시대의 하느님만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러니 오늘을 살아가는 지금의 하느님을 늘 생각해야 한다는 충고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오늘을 바라보려 노력합니다.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들, 그들과 나누고 있는 삶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 시대가 직면하여 있는 상황 속에 하느님께서 언제나 활동하시고 찾아오신다는 진리 때문입니다. ‘시대의 징표를 보아야 한다.’, ‘시대정신을 고려해라.’라는 말은 어쩌면 지금의 삶에 대한 충실함을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그 흐름을 쫓는 것이 힘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변하지 않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는 사실도 분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만 집중해서 살지 않는 일입니다. 자신의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주위를 둘러보지 못합니다. 또한 자기 생각에 갇혀 여유롭지 못합니다. 빠르게 달리는 차 안에서는 지나온 길에 무엇이 어디에 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천천히 산책을 하다 보면 깨닫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찾아 위로를 얻고 버틸 수 있는 힘을 얻는 ‘바라봄’은 ‘우리’를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라는 공동체, 그 공동체의 삶, 공동체 안에서의 ‘우리’라는 관계 ……. 이처럼 ‘우리’의 모습을 바라볼 때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살아 계심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