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1월 21일 금요일

[홍]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아녜스 성녀는 3세기 후반 또는 4세기 초반 로마의 유명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신심이 깊었던 그는 열네 살 무렵의 어린 나이에 순교하였다. 성녀는 청혼을 거절한 것에 앙심을 품은 자의 고발로 신자임이 드러났으나 끝까지 자신의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유약한 나이에 보여 준 그의 위대한 신앙의 힘’을 높이 칭송하였다. 교회는 아녜스 성녀를 모진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증언하고자 정결을 지킨 순교자로 기억한다. 성녀는 한 마리 양을 안고 있는 모습으로 자주 표현된다.

입당송 

보라, 이제 순결한 예물, 정결한 희생 제물인 용감한 동정녀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어린양을 따른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세상의 강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약한 이들을 선택하셨으니
복된 순교자 아녜스의 천상 탄일을 기념하며
저희가 한결같은 그의 믿음을 본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었지만 놓아주며, 그에게 자신의 진심을 호소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고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을 주시고자,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부르시어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에게 손을 대지 않겠다.>
▥ 사무엘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24,3-21
그 무렵 3 사울은 온 이스라엘에서 가려 뽑은 삼천 명을 이끌고,
다윗과 그 부하들을 찾아 ‘들염소 바위’ 쪽으로 갔다.
4 그는 길 옆으로 양 우리들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는데 사울은 거기에 들어가서 뒤를 보았다.
그때 다윗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그 굴속 깊숙한 곳에 앉아 있었다.
5 부하들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가 너의 원수를 네 손에 넘겨줄 터이니,
네 마음대로 하여라.’ 하신 때가 바로 오늘입니다.”
다윗은 일어나 사울의 겉옷 자락을 몰래 잘랐다.
6 그러고 나자, 다윗은 사울의 겉옷 자락을 자른 탓에 마음이 찔렸다.
7 다윗이 부하들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는 내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인 나의 주군에게
손을 대는 그런 짓을 용납하지 않으신다.
어쨌든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가 아니시냐?”
8 다윗은 이런 말로 부하들을 꾸짖으며 사울을 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사울은 굴에서 나와 제 길을 갔다.
9 다윗도 일어나 굴에서 나와 사울 뒤에다 대고,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 하고 불렀다.
사울이 돌아다보자, 다윗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하였다.
10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임금님께서는, ‘다윗이 임금님을 해치려 합니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곧이들으십니까?
11 바로 오늘 임금님 눈으로 확인해 보십시오.
오늘 주님께서는 동굴에서 임금님을 제 손에 넘겨주셨습니다.
임금님을 죽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니
나의 주군에게 결코 손을 대지 않겠다.’ 고 다짐하면서,
임금님의 목숨을 살려 드렸습니다.
12 아버님, 잘 보십시오. 여기 제 손에 아버님의 겉옷 자락이 있습니다.
저는 겉옷 자락만 자르고 임금님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임금님을 해치거나 배반할 뜻이 없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살펴 주십시오. 제가 임금님께 죄짓지 않았는데도,
임금님께서는 제 목숨을 빼앗으려고 찾아다니십니다.
13 주님께서 저와 임금님 사이를 판가름하시어,
제가 임금님께 당하는 이 억울함을 풀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제 손으로는 임금님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14 ‘악인들에게서 악이 나온다.’는 옛사람들의 속담도 있으니,
제 손으로는 임금님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15 이스라엘의 임금님께서 누구 뒤를 쫓아 이렇게 나오셨단 말씀입니까?
임금님께서는 누구 뒤를 쫓아다니십니까?
죽은 개 한 마리입니까, 아니면 벼룩 한 마리입니까?
16 주님께서 재판관이 되시어 저와 임금님 사이를 판가름하셨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저의 송사를 살피시고 판결하시어,
저를 임금님의 손에서 건져 주시기 바랍니다.”
17 다윗이 사울에게 이런 사연들을 다 말하고 나자,
사울은 “내 아들 다윗아, 이게 정말 네 목소리냐?” 하면서 소리 높여 울었다.
18 사울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네가 나보다 의로운 사람이다.
내가 너를 나쁘게 대하였는데도, 너는 나를 좋게 대하였으니 말이다.
19 주님께서 나를 네 손에 넘겨주셨는데도 너는 나를 죽이지 않았으니,
네가 얼마나 나에게 잘해 주었는지 오늘 보여 준 것이다.
20 누가 자기 원수를 찾아 놓고 무사히 제 갈 길로 돌려보내겠느냐?
네가 오늘 나에게 이런 일을 해 준 것을
주님께서 너에게 후하게 갚아 주시기를 바란다.
21 이제야 나는 너야말로 반드시 임금이 될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 왕국은 너의 손에서 일어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57(56),2.3-4.6과 11(◎ 2ㄱ)

◎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제 영혼이 당신께 숨나이다. 재앙이 지나갈 그때까지, 당신 날개 그늘로 피신하나이다. ◎
○ 하느님께, 지극히 높으신 분께, 나를 위하시는 하느님께 부르짖네. 하늘에서 나에게 구원을 보내시어, 나를 짓밟는 자를 부끄럽게 하시리라. 하느님은 자애와 진실을 보내시리라. ◎
○ 하느님, 하늘 높이 오르소서. 당신 영광을 온 땅 위에 드러내소서. 당신의 자애 크시어 하늘에 이르고, 당신의 진실 크시어 구름에 닿나이다. ◎

복음 환호송2코린 5,19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네.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부르시어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3-19
그때에 13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14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15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16 이렇게 예수님께서 열둘을 세우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시몬,
17 ‘천둥의 아들들’이라는 뜻으로 보아네르게스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18 그리고 안드레아,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19 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1코린 1,26-31)와 복음(마태 13,44-46)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주님,
일찍이 박해와 싸워 이긴 복된 아녜스의 생명을
제물로 기꺼이 받아들이셨듯이
그를 기리며 드리는 이 예물도 어여삐 받아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묵시 7,17 참조

어좌 한가운데에 계신 어린양이 그들을 생명의 샘으로 이끌어 주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성인들 가운데 복된 아녜스에게
동정과 순교의 두 월계관을 함께 씌워 주셨으니
저희가 이 성사의 힘으로 모든 악을 용감히 이겨 내고
마침내 천상 영광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신 다음,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성경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하는 ‘산’은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장소, 기도하는 장소입니다(마르 6,46 참조). ‘원하시는’ 열둘을 ‘가까이 부르시는’ 행위는 예수님의 주도권을, 그분께 ‘나아가는’ 행위는 사도들의 순명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장면을 상상하면 참으로 장엄하고 거룩하게 느껴집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를 뽑으신 목적은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파견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지내는 사명이 파견의 사명보다 먼저 언급된 것이 인상적입니다. 사도들은 예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고 친교를 나누며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 복음이 무엇인지를 배울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함께 지냄’은 사도들의 정체성이며, 파견 활동의 원천이 됩니다.
파견에는 ‘선포하는 활동’과 ‘마귀들을 쫓아내는 활동’이 포함됩니다. 열두 사도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공동체 안에서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선포하고, 마귀들을 쫓아내야 합니다. 열두 사도가 해야 하는 일은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과 같습니다. 앞서 마르코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이렇게 요약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마르 1,39).
예수님의 사명은 제자들을 통하여 계속됩니다. 그리스도인은 현재를 살아가는 그분의 제자입니다.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지내며’, 이웃에게 ‘파견되어’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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