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3월 06일 일요일

[자] 사순 제1주일

이 주일에는 파스카 성야에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을 받을 예비 신자들을 위한 ‘선발 예식’ 또는 ‘이름 등록 예식’을 거행한다. 이 예식에서는 고유 기도문을 사용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사순 제1주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 사막에서 부르짖는 교회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말씀의 빵으로 우리를 길러 주시고, 성령의 힘으로 감싸 주십니다. 우리가 절제와 기도로 끈질긴 악의 유혹을 이기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91(90),15.16

나를 부르면 나 그에게 대답하고 그를 해방시켜 영예롭게 하리라. 오래오래 살도록 그에게 복을 내리리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해마다 거룩한 성사로 사순 시기를 지내는 저희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아
회개의 삶으로 그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모세는 백성에게 주님께서 주신 땅에서 거둔 수확의 맏물을 바치며, 주 하느님께 경배드려야 한다고 말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신다(복음).

제1독서

<선택받은 백성의 신앙 고백>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26,4-10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4 “사제가 너희 손에서 광주리를 받아
그것을 주 너희 하느님의 제단 앞에 놓으면,
5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 앞에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저희 조상은 떠돌아다니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몇 안 되는 사람들과 이집트로 내려가 이방인으로 살다가,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수가 많은 민족이 되었습니다.
6 그러자 이집트인들이 저희를 학대하고 괴롭히며
저희에게 심한 노역을 시켰습니다.
7 그래서 저희가 주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께 부르짖자,
주님께서는 저희의 소리를 들으시고,
저희의 고통과 불행, 그리고 저희가 억압당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8 주님께서는 강한 손과 뻗은 팔로,
큰 공포와 표징과 기적으로 저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9 그리고 저희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시어 저희에게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
10 주님, 그래서 이제 저희가
주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땅에서 거둔 수확의 맏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런 다음에 너희는 그것을 주 너희 하느님 앞에 놓고,
주 너희 하느님께 경배드려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1(90),1-2.10-11.12-13.14-15(◎ 15ㄴ 참조)

◎ 주님, 환난 가운데 저와 함께 계시옵소서.
○ 지극히 높으신 분의 보호 아래 사는 이, 전능하신 분의 그늘 안에 머무는 이, 주님께 아뢰어라. “나의 피신처, 나의 산성, 나의 하느님, 나 그분께 의지하네.” ◎
○ 너에게는 불행이 다가오지 않고, 네 천막에는 재앙이 얼씬도 못하리라. 그분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어, 네가 가는 모든 길을 지켜 주시리라. ◎
○ 행여 네 발이 돌부리에 차일세라, 천사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너는 독사와 살모사 위를 거닐고, 힘센 사자와 이무기를 짓밟으리라. ◎
○ 그가 나를 따르기에 나 그를 구하여 주고, 내 이름 알기에 나 그를 들어 높이리라. 그가 나를 부르면 나 그에게 대답하고, 환난 가운데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며, 그를 해방시켜 영예롭게 하리라. ◎

제2독서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 고백>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0,8-13
형제 여러분, 성경에서 8 의로움은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그 말씀은 너희에게 가까이 있다. 너희 입과 너희 마음에 있다.”
이것이 우리가 선포하는 믿음의 말씀입니다.
9 그대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11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12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3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마태 4,4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유혹을 받으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13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2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 주며, 6 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7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9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10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11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12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자이신 주님, 세상 속에서 수많은 일을 겪는 교회를 지켜 주시어, 주님의 진리를 깊이 새기고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게 하시며, 세상 구원을 위한 길잡이가 되게 하소서.

2. 우리나라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저희에게 지혜의 영을 보내시어, 모든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민족과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헌신하는 이를 뽑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새 학기를 맞이한 학생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새 학기를 맞이한 학생들을 굽어보시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서 건강을 지켜 주시고, 오랜 기다림 끝에 새롭게 시작한 생활을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본당 사도직 단체들의 마음을 움직이시어, 은혜로운 이때에 기도와 단식과 자선에 힘쓰며, 다가올 파스카의 기쁨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이 제물을 봉헌하오니
이 제사로 거룩한 사순 시기를 경건히 시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사순 감사송 5 : 주님께서 받으신 유혹(사순 제1주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십 일 동안 단식하시며
사순 시기 재계의 기틀을 마련하시고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어
저희도 악의 세력을 물리치도록 가르치셨나이다.
이제 저희는 새로운 마음으로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며
마침내 영원한 파스카 잔치에 들어가리이다.
그러므로 천사들과 성인들의 무리와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마태 4,4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또는>
시편 91(90),4 참조
주님은 당신 깃으로 너를 덮어 주시리니, 너는 그분 날개 밑으로 피신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 예수님께서는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천상 양식은
믿음을 기르고 희망을 더하며 사랑을 뜨겁게 하오니
저희가 살아 있는 참된 빵이신 그리스도를 바라고 기다리며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백성을 위한 기도 

주님, 간절히 비오니
주님 백성 위에 풍성한 복을 내려 주시어
고난을 겪으면서도 희망을 키우고
유혹을 받으면서도 덕행을 쌓아 영원한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서의 저자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전하기에 앞서 준비 기간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성령의 힘에 이끌려 광야로 가신 예수님께서는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악마는 세 번에 걸쳐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유혹, 세상 통치의 힘을 쥘 수 있는 유혹, 그리고 천사들에게 보호받으며 신성을 알릴 수 있는 유혹을 받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기 때문에 그분께서 부여받으신 신적 능력으로 악마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보여 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들’로서 지니신 신적 특권을 포기하시고, ‘인간의 길’(배고픔, 고통, 죽음, 약함 등)을 선택하십니다. 인간의 운명을 피하는 것은 예수님께 큰 유혹이었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이며, 하느님에게서 멀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마에게서 유혹을 받으시지만 극복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악마의 유혹을 이겨 내실 수 있었던 힘은 ‘하느님 말씀’에서 나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시나이 광야를 떠돌던 시기에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어두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말씀을 통하여 악마의 유혹을 이겨 내시어 당신 스스로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사시는 분(신명 8,3; 루카 4,4 참조), 하느님을 경배하시고 섬기시는 분(신명 6,13; 루카 4,8 참조), 하느님께 모든 것을 내맡기시고 그분을 시험하지 않으시는 분(신명 6,16; 루카 4,12 참조)이심을 증명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광야’로 초대하십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유혹을 끊임없이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곳에서 하느님과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의 힘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같이 유혹을 받으셨지만 물리치심으로써, 우리에게 유혹을 이겨 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정진만 안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