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주님 부활 대축일 낮 미사

주일이 한 주간의 절정이듯, 주님 부활 대축일은 전례주년의 절정을 이룬다. 죽음과 악의 세력을 이겨 내신 예수님의 부활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큰 기쁨이고 희망이며, 우리 신앙의 핵심이다. 주님 부활 대축일은 하느님의 권능과 주님 부활의 은총에 감사드리는 날이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주님 부활 대축일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이제는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맙시다. 부활의 첫 증인인 마리아 막달레나와 함께 벅찬 기쁨을 노래합시다. “그리스도 나의 희망 죽음에서 부활했네. 알렐루야, 알렐루야.”

입당송 시편 139(138),18.5-6 참조

저는 다시 살아나, 여전히 당신 안에 있나이다. 알렐루야. 제 위에 당신 손을 얹어 주셨나이다. 알렐루야. 당신 지혜는 놀라운 일 이루셨나이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또는>
루카 24,34; 묵시 1,6 참조
주님이 참으로 부활하셨네. 알렐루야. 주님은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알렐루야, 알렐루야.

본기도 

하느님,
오늘 외아드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영원한 생명의 문을 열어 주셨으니
저희가 주님의 부활 대축제를 지내며
성령의 힘으로 새로워지고 생명의 빛을 받아 부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베드로 사도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는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라고 한다(제2독서).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가 달려가 예수님의 빈 무덤을 보지만,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한다(복음).

제1독서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0,34ㄱ.37ㄴ-43
그 무렵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였다.
“여러분은 37 요한이 세례를 선포한 이래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온 유다 지방에 걸쳐 일어난 일과,
38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신 일을 알고 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39 그리고 우리는 그분께서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하신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40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41 그러나 모든 백성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미리 증인으로 선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42 그분께서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심판관으로 임명하셨다는 것을
백성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고 우리에게 분부하셨습니다.
43 이 예수님을 두고 모든 예언자가 증언합니다.
그분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는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8(117),1-2.16-17.22-23(◎ 24)

◎ 이날은 주님이 마련하신 날, 이날을 기뻐하며 즐거워하세.
또는
◎ 알렐루야.
○ 주님은 좋으신 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이스라엘은 말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
○ “주님이 오른손을 들어 올리셨다! 주님의 오른손이 위업을 이루셨다!” 나는 죽지 않으리라, 살아남으리라. 주님이 하신 일을 선포하리라. ◎
○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주님이 이루신 일, 우리 눈에는 놀랍기만 하네. ◎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3,1-4
형제 여러분, 1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2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3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4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묵은 누룩을 깨끗이 치우고 새 반죽이 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5,6ㄴ-8
형제 여러분, 6 적은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린다는 것을 모릅니까?
7 묵은 누룩을 깨끗이 치우고 새 반죽이 되십시오.
여러분은 누룩 없는 빵입니다.
우리의 파스카 양이신 그리스도께서 희생되셨기 때문입니다.
8 그러므로 묵은 누룩, 곧 악의와 사악이라는 누룩이 아니라
순결과 진실이라는 누룩 없는 빵을 가지고 축제를 지냅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부속가

<오늘은 의무이고, 팔일 축제 동안에는 자유로이 할 수 있다.>
파스카 희생제물 우리모두 찬미하세.
그리스도 죄인들을 아버지께 화해시켜
무죄하신 어린양이 양떼들을 구하셨네
죽음생명 싸움에서 참혹하게 돌아가신
불사불멸 용사께서 다시살아 다스리네.
마리아 말하여라 무엇을 보았는지.
살아나신 주님무덤 부활하신 주님영광
목격자 천사들과 수의염포 난보았네.
그리스도 나의희망 죽음에서 부활했네.
너희보다 먼저앞서 갈릴래아 가시리라.
그리스도 부활하심 저희굳게 믿사오니
승리하신 임금님 자비를 베푸소서.

복음 환호송1코린 5,7.8 참조

◎ 알렐루야.
○ 그리스도 우리의 파스카 양으로 희생되셨으니 주님 안에서 축제를 지내세.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9
1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2 그래서 그 여자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3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4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5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7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9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12
1 주간 첫날 새벽 일찍이 그 여자들은 준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2 그런데 그들이 보니 무덤에서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다.
3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다.
4 여자들이 그 일로 당황하고 있는데,
눈부시게 차려입은 남자 둘이 그들에게 나타났다.
5 여자들이 두려워 얼굴을 땅으로 숙이자 두 남자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6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그분께서 갈릴래아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해 보아라.
7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8 그러자 여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 내었다.
9 그리고 무덤에서 돌아와
열한 제자와 그 밖의 모든 이에게 이 일을 다 알렸다.
10 그들은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그리고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였다.
그들과 함께 있던 다른 여자들도 사도들에게 이 일을 이야기하였다.
11 사도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헛소리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사도들은 그 여자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12 그러나 베드로는 일어나 무덤으로 달려가서 몸을 굽혀 들여다보았다.
그곳에는 아마포만 놓여 있었다.
그는 일어난 일을 속으로 놀라워하며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완전한 빛이신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뻐하는 교회에 성령의 빛을 비추시어, 교회가 언제나 살아 있는 생명력과 열정으로 온 세상에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세상 모든 민족들을 살펴 주시어,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신비를 깨닫고, 주님께서 창조하신 이 땅에서 참다운 해방과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3. 보건 의료 종사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감염병과 싸우며 아픈 이들과 노인들에게 봉사하는 보건 의료 종사자들을 굽어살피시어, 건강을 지켜 주시고,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 봉사하는 이들이 정부와 지역 공동체의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말씀이신 주님, 본당 사도직 단체들에 믿음과 열성의 은총을 주시어, 지상 생활의 순례자로서 천상 것을 바라며 생명이신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부활의 기쁨에 넘쳐 봉헌하는 이 제사로
교회를 새롭게 하시고 굳건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 밤(날, 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1코린 5,7-8 참조

그리스도 우리의 파스카 양으로 희생되셨으니, 순결과 진실의 누룩 없는 빵으로 축제를 지내세. 알렐루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 부활의 증인인 베드로 사도가 고백합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린 이들을 고쳐 주신 것은,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는다는 것을 우리도 굳게 믿고 이웃에게 전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하느님의 자애로 교회를 인자로이 보호하시어
저희가 파스카 신비로 새로워져 부활의 영광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파견

<부제 또는 사제가 백성을 향하여 말한다.>
╋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 하느님, 감사합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요한 복음사가는 그리스도의 부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의 무덤에 가 보니 돌이 치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와 다른 제자에게 알립니다. 두 제자가 빈 무덤으로 달려가지만 다른 제자가 먼저 도착합니다. 뒤따라 온 베드로가 먼저 안으로 들어갑니다.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습니다. 그제야 다른 제자도 들어갑니다. 그리고 보고 믿었습니다.
제1독서는 베드로가 로마 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의 집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관하여 설교하는 장면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그제야 스승님의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깨닫고 대중 앞에서 설교합니다. 예수님을 두고 모든 예언자가 증언하는데, 그것은 그분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에 관한 구원의 기쁜 소식은 이제 유다인만을 위한 전유물이 아니라, 이방인을 포함한 인류 전체를 향하여 뻗어 나가는 보편적 구원의 진리가 되었습니다.
제2독서는 바오로의 이름으로 집필된 콜로새서인데, 다음의 내용을 선포합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리스도인들이 죄의 노예살이를 하던 예전으로 되돌아가지 말고 새로운 삶을 희망하며 살아가도록 초대합니다.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