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5월 22일 일요일

[백] 부활 제6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부활 제6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말씀을 듣고 싶어 하는 이들 안에 사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행하시고 가르치신 모든 것을 우리가 기억하고,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를 선포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이사 48,20 참조

환호 소리 올리며 이 일을 알리고 전하여라. 땅끝까지 퍼뜨려라. 주님이 당신 백성을 구원하셨다. 알렐루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이 기쁜 날, 저희가 정성된 마음으로 축제를 지내며
부활하신 주님께 영광을 드리오니
지금 거행하는 이 신비를 언제나 삶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사도들과 원로들은 사람들을 뽑아 안티오키아 공동체에 편지를 보내며, 몇 가지 필수 사항 외에는 다른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하였다고 전한다(제1독서). 요한은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본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평화를 남기고 간다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성령과 우리는 몇 가지 필수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지우기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5,1-2.22-29
그 무렵 1 유다에서 어떤 사람들이 내려와,
“모세의 관습에 따라 할례를 받지 않으면
여러분은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고 형제들을 가르쳤다.
2 그리하여 바오로와 바르나바 두 사람과
그들 사이에 적지 않은 분쟁과 논란이 일어나,
그 문제 때문에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신자들 가운데
다른 몇 사람이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과 원로들에게 올라가기로 하였다.
22 그때에 사도들과 원로들은 온 교회와 더불어, 자기들 가운데에서 사람들을 뽑아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함께 안티오키아에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뽑힌 사람들은 형제들 가운데 지도자인 바르사빠스라고 하는
유다와 실라스였다. 23 그들 편에 이러한 편지를 보냈다.
“여러분의 형제인 사도들과 원로들이
안티오키아와 시리아와 킬리키아에 있는 다른 민족 출신 형제들에게 인사합니다.
24 우리 가운데 몇 사람이 우리에게서 지시를 받지도 않고 여러분에게 가서,
여러 가지 말로 여러분을 놀라게 하고
정신을 어지럽게 하였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25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을 뽑아 우리가 사랑하는 바르나바와 바오로와 함께
여러분에게 보내기로 뜻을 모아 결정하였습니다.
26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은 사람들입니다.
27 우리는 또 유다와 실라스를 보냅니다.
이들이 이 글의 내용을 말로도 전할 것입니다.
28 성령과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 필수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지우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9 곧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과 피와 목 졸라 죽인 짐승의 고기와
불륜을 멀리하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이것들만 삼가면 올바로 사는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67(66),2-3.5.6과 8(◎ 4 참조)

◎ 하느님, 모든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또는
◎ 알렐루야.
○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고 저희에게 복을 내리소서. 당신 얼굴을 저희에게 비추소서. 당신의 길을 세상이 알고, 당신의 구원을 만민이 알게 하소서. ◎
○ 당신이 민족들을 올바로 심판하시고, 세상의 겨레들을 이끄시니, 겨레들이 기뻐하고 환호하리이다. ◎
○ 하느님,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모든 민족들이 당신을 찬송하게 하소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세상 끝 모든 곳이 그분을 경외하리라. ◎

제2독서

<천사는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을 나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21,10-14.22-23
10 천사는 성령께 사로잡힌 나를 크고 높은 산 위로 데리고 가서는,
하늘로부터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11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 광채는 매우 값진 보석 같았고 수정처럼 맑은 벽옥 같았습니다.
12 그 도성에는 크고 높은 성벽과 열두 성문이 있었습니다.
그 열두 성문에는 열두 천사가 지키고 있는데,
이스라엘 자손들의 열두 지파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13 동쪽에 성문이 셋, 북쪽에 성문이 셋, 남쪽에 성문이 셋,
서쪽에 성문이 셋 있었습니다.
14 그 도성의 성벽에는 열두 초석이 있는데,
그 위에는 어린양의 열두 사도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22 나는 그곳에서 성전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과 어린양이 도성의 성전이시기 때문입니다.
23 그 도성은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곳에 빛이 되어 주시고
어린양이 그곳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오십시오, 주 예수님!>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22,12-14.16-17.20
나 요한은 나에게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12 “보라, 내가 곧 간다.
나의 상도 가져가서 각 사람에게 자기 행실대로 갚아 주겠다.
13 나는 알파이며 오메가이고 처음이며 마지막이고 시작이며 마침이다.
14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빠는 이들은 행복하다.
그들은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는 권한을 받고,
성문을 지나 그 도성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16 나 예수가 나의 천사를 보내어
교회들에 관한 이 일들을 너희에게 증언하게 하였다.
나는 다윗의 뿌리이며 그의 자손이고 빛나는 샛별이다.”
17 성령과 신부가 “오십시오.” 하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듣는 사람도 “오십시오.” 하고 말하여라.
목마른 사람은 오너라. 원하는 사람은 생명수를 거저 받아라.
20 이 일들을 증언하시는 분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렇다, 내가 곧 간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요한 14,23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도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가서 그와 함께 살리라.
◎ 알렐루야.

복음

<성령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3ㄴ-2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3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24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25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이것들을 이야기하였다.
2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27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28 ‘나는 갔다가 너희에게 돌아온다.’고 한 내 말을 너희는 들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아버지께서 나보다 위대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29 나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다.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가 믿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20-26
그때에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
“거룩하신 아버지, 20 저는 이들만이 아니라
이들의 말을 듣고 저를 믿는 이들을 위해서도 빕니다.
21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22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영광을 저도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우리가 하나인 것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23 저는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는 제 안에 계십니다.
이는 그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시고, 또 저를 사랑하셨듯이
그들도 사랑하셨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하려는 것입니다.
24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들도
제가 있는 곳에 저와 함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 창조 이전부터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시어 저에게 주신 영광을
그들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25 의로우신 아버지, 세상은 아버지를 알지 못하였지만
저는 아버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6 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고
앞으로도 알려 주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가르치시며 새롭게 하시는 성령을 보내시어, 교회가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실천하며 세세 대대에 전하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정치인들에게 통찰의 은총을 주시어,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며, 잠재력을 지닌 청소년들을 위하여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안을 마련하게 하소서. 

3. 교육 주간을 맞이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샘이신 주님, 이 땅의 교육이 경쟁의 논리에서 벗어나게 하시고, 여러 교육 기관들은 인간의 전인적 성숙을 지향하며 영적 돌봄의 장이 되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이신 주님, 지역 사회를 이끌어 가는 이들에게 지혜를 주시어, 제도와 규범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주민들에게 짐이 되지 않는 현명한 결정들을 내리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이 제물과 함께 바치는 저희 기도를 받아들이시고
저희 마음을 새롭게 하시어
저희를 구원하신 이 큰 사랑의 성사에
언제나 맞갖은 삶으로 응답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부활 감사송 1 : 파스카의 신비>
주님, 언제나 주님을 찬송함이 마땅하오나
특히 그리스도께서 저희를 위하여 파스카 제물이 되신 이 밤(날, 때)에
더욱 성대하게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신 참된 어린양이시니
당신의 죽음으로 저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저희 생명을 되찾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부활의 기쁨에 넘쳐 온 세상이 환호하며
하늘의 온갖 천사들도 주님의 영광을 끝없이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14,15-1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켜라.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는 다른 보호자를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에게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은 평화의 도성입니다. 어린양이 등불이 되어 주시기에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는 도성에서 주님의 평화를 누립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부활로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찾아 주시니
구원을 이루는 이 양식의 힘으로
파스카 신비의 은혜를 저희 안에 가득 채워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엄청난 약속을 하십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우리가 예수님을 사랑하고 또 그분의 가르침대로 실천하며 산다면, 아버지 하느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와서 함께 살게 될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보호자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천상의 존재이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께서 이 지상에 현존하시는 하나의 장소가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사실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며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전입니다”(2코린 6,16).
그런데 오늘 제2독서인 요한 묵시록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새로운 도성 예루살렘에 대한 환시에서 전능하신 하느님과 그분의 어린양께서 친히 그 도성의 성전이 되신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이 말씀을 복음과 연결시켜 본다면, 참된 성전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시어 우리의 온 존재를 또 하나의 거룩한 성전으로 변화시키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귀한 존재입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지만 무한한 영광을 그 안에 담아낼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이런 존재가 되는 유일한 전제는 바로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처럼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그분의 유일한 계명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17).
그러므로 사랑하고 또 사랑합시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우리는 그분의 거룩한 성전이 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 곧 하느님의 나라가 됩니다. 이제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의 손이 아니라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박문수 막시미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