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05일 일요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교회는 부활 시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낸다. 성령 강림으로 인류 구원의 사명이 완성되었고, 이 구원의 신비는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교회와 함께 계속된다는 의미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도들에게 성령께서 강림하심으로써 그리스도께서 하시던 일이 완성되었음을 경축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성령으로 충만한 가운데 용감하게 복음을 선포하면서 여러 민족들에게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날을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탄생한 날로 본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우리는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공동선을 위하여 성령을 드러내 보여 주셨습니다. 저마다 받은 성령의 은사에 힘입어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지혜 1,7 참조
로마 5,5; 8,11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오순절에 사도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다고 말한다(제2독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2,1-11
화답송시편 104(103),1ㄱㄴ과 24ㄱㄷ.29ㄴㄷ-30.31과 34(◎ 30 참조)
제2독서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12,3ㄷ-7.12-13
8,8-17
부속가
오소서 | 성령님. | 주님의빛 | 그빛살을 | 하늘에서 | 내리소서. |
가난한이 | 아버지, | 오소서 | 은총주님, | 오소서 | 마음의빛. |
가장좋은 | 위로자 | 영혼의 | 기쁜손님 | 저희생기 | 돋우소서. |
일할때에 | 휴식을 | 무더위에 | 시원함을 | 슬플때에 | 위로를. |
영원하신 | 행복의빛 | 저희마음 | 깊은곳을 | 가득하게 | 채우소서. |
주님도움 | 없으시면 | 저희삶의 | 그모든것 | 해로운것 | 뿐이리라. |
허물들은 | 씻어주고 | 메마른땅 | 물주시고 | 병든것을 | 고치소서. |
굳은마음 | 풀어주고 | 차디찬맘 | 데우시고 | 빗나간길 | 바루소서. |
성령님을 | 굳게믿고 | 의지하는 | 이들에게 | 성령칠은 | 베푸소서. |
덕행공로 | 쌓게하고 | 구원의문 | 활짝열어 | 영원복락 | 주옵소서. |
복음 환호송
복음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20,19-23
14,15-16.23ㄴ-26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주님의 교회를 가르치시며 새롭게 하시는 성령을 보내 주시어, 세상 모든 이가 참사랑을 실천하고 느끼며 성덕으로 나아가도록 이끌게 하소서.
2.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주님, 세상 만물로 주님의 창조와 구원의 신비를 보여 주시니, 저희가 공동의 집인 지구의 환경을 주님께서 창조하신 본디 모습으로 가꾸고 보전하도록 도와주소서.
3. 6·25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6·25 전쟁으로 희생된 영혼들을 주님 품 안에 들이시어, 위로와 안식을 주시고, 그들의 희생을 굽어보시어, 한반도에 굳건한 평화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주님, 예수 성심 성월을 맞은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굽어보시어, 언제나 주님 사랑 안에 머물게 하시고, 주님을 떠난 이들을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 집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성령 강림 감사송 : 성령 강림의 신비>영성체송 사도 2,4.1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한자리에 모인 사도들 위로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고 온 집 안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습니다.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의 위업을 전하는 사도들, 교회의 시작을 알리는 감동적인 모습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파견
<파견 때에 부제가, 부제가 없으면 사제가 교우들을 향하여 말한다.>오늘의 묵상
제1독서는 오순절에 예루살렘에 모여 있던 사도들에게 하늘에서 불꽃 모양의 성령이 내려온 사건을 전합니다. 오순절은 원래 과월절이 지나고 오십 일째 되는 날에, 밀 수확을 마무리하고 하느님께 맏물을 바치며 드리는 감사 축제였는데(탈출 23,16; 34,22; 레위 23,15-21 참조), 점차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산에서 계약을 맺고 율법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사건을 기념하는 축제로 발전합니다. 오순절에 성령을 받은 사도들은 저마다 다른 언어로 말하는데, 이를 듣고 세상 모든 나라에서 찾아온 사람들은 사도들이 ‘하느님의 위업’을 말하는 것을 자신들의 언어로 알아듣게 됩니다. 이어지는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를 고려하면, ‘하느님의 위업’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하느님 약속의 성취이며, 이로써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우리의 주님이시요 메시아이심을 알리는 구원의 기쁜 소식이었을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두려움에 떨며 문을 잠가 놓고 있는 제자들에게 오시어 가운데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위하여 수난을 겪으시고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주님’이시며, “우리의 평화”(에페 2,14)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이제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두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시는데 제자들은 그분을 알아 뵙고 기뻐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뵙는 기쁨은 얼마나 컸을까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거기에만 머물러 있기를 바라지 않으시고 그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제자들은 ‘평화’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세상에 파견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 숨을 불어넣으시며 “성령을 받아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숨’은 인간 창조 때에 하느님께서 부어 주신 “생명의 숨”(창세 2,7)이 떠오르게 하며, 제자들은 하느님 생명의 숨과 함께 성령으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받습니다. 그리고 믿는 이들은 이 성령으로 새로 나 죄를 용서받는 은총을 얻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인 교회가 탄생하고 선교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성령 강림 대축일을 지냅니다. 성령을 받은 우리는 세상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위업을 선포하며, 평화와 생명이신 주님을 전합시다. “주님, 당신 숨을 보내시어 온 누리의 얼굴을 새롭게 하소서, 오소서, 성령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