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12일 일요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초기 교회 때부터 이어져 왔다. 삼위일체 대축일이 보편 전례력에 들어온 것은 14세기, 요한 22세 교황 때이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미사를 시작하며 사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고 삼위의 이름으로 인사합니다. 은총과 사랑과 친교의 원천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잠언의 저자는 하느님의 지혜가 한처음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 모습이 갖추어졌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믿음 덕분에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은총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 지혜는 태어났다.>8,22-31
화답송시편 8,4-5.6-7.8-9(◎ 2ㄱㄴ)
제2독서
<우리는 성령께서 부어 주시는 사랑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갑니다.>5,1-5
복음 환호송묵시 1,8 참조
복음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16,12-15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샘이신 주님,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를 기리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주님 부활의 영광에 참여할 것을 굳게 믿으며 사랑으로 하나 되어 복음을 전하게 하소서.
2. 남북한 교류 협력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저희 민족을 보살펴 주시어, 남과 북이 사회, 문화, 경제 분야에서 다양하게 교류하며, 상생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3.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위하여 비오니, 어떤 경우에도 절망하지 않고 주님께 의지하며 그 순간을 잘 이겨 내게 하시고, 사회와 주변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친교의 주님, 본당 사도직 단체들에 은총을 베푸시어, 언제나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며 사랑으로 섬기고, 세속의 욕망에서 벗어나 참자유를 누리며, 주님 안에 하나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1 :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신비(삼위일체 대축일)>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과 성령과 함께 한 하느님이시며 한 주님이시나
한 위격이 아니라 한 본체로 삼위일체 하느님이시옵니다.
주님의 계시로 저희가 믿는 주님의 영광은
아드님께도 성령께도 다름이 없나이다.
그러므로 위격으로는 각각이시요 본성으로는 한 분이시며
위엄으로는 같으심을 흠숭하오며
영원하신 참하느님을 믿어 고백하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대천사와 케루빔과 세라핌도
주님을 끊임없이 찬송하며 소리 맞춰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갈라 4,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진리의 영께서는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앞으로 올 일들도 알려 주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제1독서는 심연이 생기기 전, 하느님께서 세상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기도 전에 ‘지혜’가 있었음을 전합니다. 영원에서부터 계시는 그 지혜는 바로 ‘말씀’(로고스)이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요한 1,1-2 참조). 창세기는 한 처음에 ‘하느님의 영’이 함께 계셨음을 전합니다(1,2 참조). 이런 까닭에 한낱 미천한 인간 피조물이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논한다는 것은 매우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다.
복음 말씀은 이러한 성부, 성자, 성령의 친밀한 관계를 잘 보여 줍니다. 성자 예수님께서는 성부 하느님과 언제나 일치를 이루십니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이는 다음 장에서 이어지는 “저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제 것입니다.”(요한 17,10)라는 말씀과도 같습니다. 성자 예수님께서는 성부 하느님을 온전히 드러내 보이십니다.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요한 14,9). 하느님 계시의 충만함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찾아오시어 하느님 아버지의 완전한 사랑을 보여 주시고 이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진리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에게서 나오시어 제자들을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시며 성자 예수님을 영광스럽게 하십니다.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믿음으로 하느님과 평화를 누리며 은총 속에 머물게 됩니다. 세상의 환난 가운데에서도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으로 살아갑니다. 그 희망은 성령을 통해서 우리 마음에 부어지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믿음, 희망, 사랑은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에게서 먼저 우리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하는 우리의 모든 발걸음은 믿음, 희망, 사랑으로 지극히 충만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과 완전한 일치를 바랍니다.
오늘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면서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과 섭리에 감사드리며 그분의 이름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 저희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크시옵니까!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시나이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시나이까?”(시편 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