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7월 23일 토요일

[녹]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또는
[백] 성녀 비르지타 수도자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54(53),6.8

보라, 하느님은 나를 도우시는 분, 주님은 내 생명을 떠받치는 분이시다. 저는 기꺼이 당신께 제물을 바치리이다. 주님, 좋으신 당신 이름 찬송하리이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주님의 은총을 인자로이 더해 주시어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언제나 깨어 주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유다의 주민들이 그들의 행실을 고치면 당신의 집에 살게 하겠다는 주님의 말씀을 외치라고 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 이름으로 불리는 집이 강도들의 소굴로 보이느냐?>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7,1-11
1 주님께서 예레미야에게 내리신 말씀.
2 주님의 집 대문에 서서 이 말씀을 외쳐라.
“주님께 예배하러 이 문으로 들어서는 유다의 모든 주민아,
주님의 말씀을 들어라.
3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 길과 너희 행실을 고쳐라. 그러면 내가 너희를 이곳에 살게 하겠다.
4 ′이는 주님의 성전, 주님의 성전, 주님의 성전이다!′ 하는 거짓된 말을 믿지 마라.
5 너희가 참으로 너희 길과 너희 행실을 고치고
이웃끼리 서로 올바른 일을 실천한다면,
6 너희가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억누르지 않고
무죄한 이들의 피를 이곳에서 흘리지 않으며
다른 신들을 따라가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지 않는다면,
7 내가 너희를 이곳에,
예로부터 영원히 너희 조상들에게 준 이 땅에 살게 하겠다.
8 그런데 너희는 아무 쓸모도 없는 거짓된 말을 믿고 있다.
9 너희는 도둑질하고 살인하고 간음하고 거짓으로 맹세하며,
바알에게 분향하고, 너희 자신도 모르는 다른 신들을 따라간다.
10 그러면서도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집 안에 들어와 내 앞에 서서,
′우리는 구원받았다.′ 고 말할 수 있느냐?
이런 역겨운 짓들이나 하는 주제에!
11 너희에게는 내 이름으로 불리는 이 집이 강도들의 소굴로 보이느냐?
나도 이제 그것을 지켜보고 있다. 주님의 말씀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84(83),3.4.5와 6과 8ㄱ.11(◎ 2)

◎ 만군의 주님, 당신 계신 곳 사랑하나이다!
○ 주님의 뜨락을 그리워하며, 이 영혼 여위어 가나이다. 살아 계신 하느님을 향하여, 이 몸과 이 마음 환성을 올리나이다. ◎
○ 당신 제단 곁에 참새도 집을 짓고, 제비도 둥지를 틀어, 거기에 새끼를 치나이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
○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행복하옵니다, 당신께 힘을 얻는 사람들! 그들은 더욱더 힘차게 나아가리이다. ◎
○ 당신 뜨락에서 지내는 하루가, 다른 천 날보다 더 좋사옵니다. 하느님의 집 문간에 서 있기가, 악인의 천막 안에 살기보다 더 좋사옵니다. ◎

복음 환호송야고 1,21

◎ 알렐루야.
○ 너희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여라. 그 말씀에는 너희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다.
◎ 알렐루야.

복음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24-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24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25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26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27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28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29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구약의 제사들을 하나의 제사로 완성하셨으니
하느님의 종들이 정성껏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아벨의 제물처럼 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어
존엄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헌하는 이 제사가
인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당신 기적들 기억하게 하시니,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다. 당신 경외하는 이들에게 양식을 주신다.
<또는>
묵시 3,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하느님 나라가 빠르고 강력하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럴듯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방해자들만 늘어가는 것 같은 상황에, 기대는 점점 실망으로 바뀌고 예수님을 향한 마음도 흔들렸을 듯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는 그 영향력과 힘, 생명력을 느끼기 어려울 때도 있고 가라지와 같은 악의 존재 때문에 그 열매들이 흐릿해 보일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성장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겨자씨는 아주 작지만 자라서 큰 나무가 됩니다(마태 13,32 참조). 씨앗은 ‘저절로’ 자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인간의 활동에 의존하거나 인간의 눈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박해와 같이 퇴보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성장합니다. 또한 누룩은 온 반죽에 파고들어 그 반죽을 부풀리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마태 13,33 참조). 우리 안에 넣어 주신 신앙이라는 누룩이 우리 삶의 모든 곳에 파고들고, 신앙인 한 사람이 가정과 사회에 파고들어 점차 영향을 미친다는 뜻입니다.
빠르고 강력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는 하느님 나라에 주목하는 사이 작지만 소중한 성장의 표지들을 놓칠 때가 있습니다. 기도 가운데 돌봄이 필요한 이를 떠올리고, 세상의 정의를 위하여 좀 더 행동하겠다는 결심을 하며, 피조물 보호를 위하여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것 등. 그 또한 하느님 나라가 이미 우리 안에 잘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김인호 루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