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7월 24일 일요일
[녹] 연중 제17주일 (조부모와 노인의 날)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고독과 죽음의 고통을 겪는 노인들을 위로하고, 신앙의 전수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 노인의 역할과 중요성을 되새기며 그들의 소명을 격려하고자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제정하였다. 한국 교회는 보편 교회와 함께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7월 26일)과 가까운 7월 넷째 주일을 ‘조부모와 노인의 날’로 지낸다(주교회의 2021년 추계 정기 총회).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17주일입니다. 우리 구원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께 바치는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성자를 통하여 우리에게 기도의 신비를 밝혀 주시고 성령을 내려 주시어, 우리가 아버지를 굳게 믿으며 꾸준히 기도하고 아버지의 사랑을 누리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68(67),6-7.36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소돔과 고모라에서 의인 열 명만 찾을 수 있어도 그곳을 파멸시키지 않겠다고 하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시고 빚 문서를 지워 버리셨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며, 청하면 아버지께서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제가 아뢴다고 주님께서는 노여워하지 마십시오.>18,20-32
화답송시편 138(137),1과 2ㄴ.2ㄱㄷ과 3.6-7ㄱㄴㄷ.7ㄹ-8(◎ 3ㄱ 참조)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셨습니다.>2,12-14
복음 환호송로마 8,15 참조
복음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11,1-13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기를 청하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언제나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좋은 것을 베풀어 주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통치자이신 주님, 정치인들에게 주님을 두려워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 주시어, 의로운 이들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귀여겨들으며 공동선을 찾고 실현하게 하소서.
3. 노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협조자이신 주님, 민족의 뿌리와 기억의 상징인 노인들과 함께하시어, 그들이 경험과 지혜로 젊은이들을 도움으로써, 젊은이들이 희망과 책임감을 가지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게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애로우신 주님, 조부모와 손자 손녀가 한 가정을 이루어 살아가는 이들을 보호해 주시어, 사회의 편견으로 불이익을 받거나 소외되지 않게 하시고, 온전한 공동체로서 기쁨과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시편 103(102),2
마태 5,7-8
영성체 후 묵상
▦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벗이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필요한 만큼 다 주는 사람처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주십니다. 믿음으로 간절히 청하고, 찾고, 문을 두드립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신학생 시절, 성체 조배를 할 때 자주 분심이 들었던 저는 주위의 동료들을 보면서 그들에 대한 부러움과 기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저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보니 참으로 부끄러워했어야 하는 점은, 그 당시 어느 누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청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오늘 제자들은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기도 내용과 함께 그 자세까지도 알려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 안에서 “아버지”라는 호칭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떠한 군더더기도 없이 “아버지”라고 부르십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을 부르실 때 사용한 이 호칭은 아들과 아버지의 친밀하고 특별한 관계를 말해 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도 이 호칭으로 하느님을 부르라 하십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7)라고 말씀하시며 성모님을 어머니로 소개하신 것처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당신께서 하느님과 맺고 있는 친밀하고 특별한 관계, 곧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초대하십니다. 아버지와 나누는 친밀함은 기도의 핵심이며 목표입니다. ‘아버지’라는 호칭 하나만으로 ‘다른 민족 사람들의 빈말’(마태 6,7 참조)이 필요 없습니다.
아울러 ‘아버지’라는 호칭은 아버지와 이루는 관계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자녀라는 사실도 알려 줍니다. 서로서로 형제로 대하는 것이 ‘아버지’라는 호칭의 진정성을 보여 줍니다. 우리의 기도가 더 단순해지고 깊어져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