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8월 06일 토요일
[백]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은 공관 복음이 공통으로 전하는 말씀에 따른 것으로, 예수님께서 제자들 앞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신 일을 기리는 날이다. 이 축일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9월 14일)에서 사십 일 앞서 지낸다. 교회의 전승에 따라,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사십 일 전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의 결과인 영광스러운 부활을 미리 보여 주시고자 거룩한 변모의 표징을 드러내셨다. 1457년 갈리스토 3세 교황이 보편 전례력에 이 축일을 받아들였다.
입당송 마태 17,5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다니엘 예언자는, 연로하신 분이 옥좌에 앉으셨는데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고 머리카락은 깨끗한 양털 같았다고 전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 산에 오르시어 제자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옷이 새하얗게 빛난다.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이야기를 나누신다(복음).
제1독서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었다.>7,9-10.13-14
1,16-19
화답송시편 97(96),1-2.5-6.9(◎ 1ㄱ과 9ㄱ)
복음 환호송마태 17,5
복음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졌다.>9,28ㄴ-36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9 : 변모의 신비>영성체송 1요한 3,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은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이야기를 전하며, 다른 공관 복음서들과 달리 그분께서 산에 오르신 까닭을 설명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그곳에 가셨습니다. 루카 복음에는 기도하시는 예수님이 자주 나옵니다. 그분의 세례와 공생활, 열두 제자의 선발, 베드로의 신앙 고백, 거룩한 변모, 주님의 기도, 겟세마니, 그리고 십자가 수난과 같이 당신 생애의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예수님께서는 늘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면서 하느님 아버지의 관점으로, 하느님의 뜻에 따른 당신의 인생을 볼 수 있으셨고 그것으로 당신의 인생을 비추어 살피셨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관점에서 성공하는 삶이 아닌 실패하는 삶을 통해서 사람들을 구원할 사명을 받으셨음을 깨달으셨을 것입니다. 복음서의 중반에는 예수님께서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성공적이지 못한 인생을 살고 계시다는 몇 가지 신호가 나옵니다. 군중은 처음에는 예수님께 몹시 열광하였으나 점차 예수님을 버리고 그분 뒤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늘어난 예수님의 적대자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계획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때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길이 과연 어떤 길인지 알고자 하셨고, 이를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얼굴 모습이 변하고 빛났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기도드리시는 가운데 당신 인생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셨다는 뜻일 것입니다. 루카 복음은 친절하게도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나누신 대화를 전합니다.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율법서를 대변하는 모세, 예언서를 대표하는 엘리야와 대화를 나누셨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며 성경 말씀을 통하여 당신께서 나아가실 길, 곧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 나아가시는 그분의 파스카(건너감)를 깨닫고 이것을 받아들이셨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우리도 기도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맞서야 할 현실 세계의 어려움과 문제들을 떠올리면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기도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말씀을 통하여 우리가 나아갈 길을 깨닫고 다시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길이 예수님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나아가는 십자가의 길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랑 때문에 자기 인생을 내주는 사람은 하느님의 영광 속으로 들어간다는 믿음을 지키며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