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8월 07일 일요일
[녹] 연중 제19주일
오늘 전례
▦ 오늘은 연중 제19주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아브라함을 이 세상에서 나그네로 살게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도 아브라함이 지녔던 것과 같은 믿음이 타오르게 하시어, 아버지의 시간을 깨어 기다리다가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74(73),20.19.22.23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말씀의 초대
지혜서의 저자는, 주님의 백성은 의인들의 구원과 원수들의 파멸을 기대하였다고 전한다(제1독서). 히브리서의 저자는,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라며,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니 준비하고 있으라고 이르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는 저희의 적들을 처벌하신 그 방법으로 저희를 당신께 부르시고 영광스럽게 해 주셨습니다.>18,6-9
화답송시편 33(32),1과 12.18-19.20과 22(◎ 12ㄴ 참조)
제2독서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설계하시고 건축하신 도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11,1-2.8-19
11,1-2.8-12
1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2 사실 옛사람들은 믿음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8 믿음으로써, 아브라함은 장차 상속 재산으로 받을 곳을 향하여
떠나라는 부르심을 받고 그대로 순종하였습니다.
복음 환호송마태 24,42.44 참조
복음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12,32-48
12,35-4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세상에서 이방인과 나그네처럼 살아가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믿음으로 인정받은 신앙의 선조들을 본받아, 하늘 나라 본향을 갈망하며 주님을 따르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저희 삶을 이끄시어, 자신의 편리와 이익 때문에 가난한 이들과 힘없는 피조물을 짓밟은 잘못을 뉘우치고, 사랑과 보살핌으로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3. 폭력 없는 세상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인간의 몸과 마음을 비참하게 침해하는 폭력과 전쟁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모든 이가 깨달아,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버리고 오직 사랑이신 주님 안에서 화목하고 평화로이 살아가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이끌어 주시어, 분별없는 소비 습관과 버리는 문화에서 벗어나 이웃과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생태 공동체가 되도록 도와주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시편 147(146─147),12.14 참조
요한 6,5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 믿음으로 살다가 믿음 속에 죽어 간 옛사람들은, “더 나은 곳, 바로 하늘 본향을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오시리라는 것을 명심하고,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로마 제국에서 부유한 도시였던 폼페이의 어떤 프레스코화에는 주인과 세 명의 종이 나옵니다. 종들은 서서 허리를 숙이고 주인의 식탁에서 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한편 동방 교회의 어떤 프레스코화에는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이 그려져 있습니다. 거기에는 맨발의 예수님께서 식탁의 맨 끝자리에 앉아 계십니다. 맨발은 종의 신분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고, 오히려 맨 끝자리에서 그들을 섬기셨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구도의 그림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며 현세를 살아가는 신자들이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한 가르침이 나옵니다. 어떤 주인이 혼인 잔치에 참석하려고 자기 집을 종들에게 맡기고 떠났습니다. 종들은 주인이 돌아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언제 돌아올지는 몰랐습니다. 주인이 한밤중에 올지 새벽녘에 올지 몰랐기에 종들은 언제든 주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깨어 있어야 하였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아들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올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주님을 만날 때를 준비하며 사는 것도 맞는 말이겠지만, 그보다 더 나은 선택은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종의 자세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신자는 자기만족을 위하여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깨어 있을 수가 없고, 종이 아니라 주인으로 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는 깨어 있는 삶을 위하여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으라는 비유의 말씀이 나옵니다. 그러한 삶을 위하여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요? 고해성사는 신자도 사제도 깨어 있게 하는 삶의 좋은 방식입니다.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으라는 말씀은 그분의 제자인 우리가 언제나 섬기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면, 주님은 우리에게 수없이 오셨지만 우리가 깨어 있지 못해서 그분을 알아 뵙지 못하였습니다. 그분께서는 언제든 다시 오실 것입니다. 깨어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