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8월 12일 금요일

[녹] 연중 제19주간 금요일 또는
[백] 성녀 요안나 프란치스카 드 샹탈 수도자

입당송 시편 74(73),20.19.22.23 참조

주님, 당신의 계약을 돌아보소서! 가련한 이들의 생명을 저버리지 마소서. 일어나소서, 주님, 당신의 소송을 친히 이끄소서. 당신을 찾는 이들이 외치는 소리를 잊지 마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성령의 이끄심으로
하느님을 감히 아버지라 부르오니
저희 마음에 자녀다운 효성을 심어 주시어
약속하신 유산을 이어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에게 자기가 저지른 역겨운 짓들을 알려 주라고 에제키엘 예언자에게 말씀하신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아내를 버려도 되냐는 바리사이의 질문에,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내가 너에게 베푼 영화로 네 아름다움이 완전하였다. 그런데 너는 불륜을 저질렀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6,1-15.60.63
1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2 “사람의 아들아, 예루살렘에게 자기가 저지른 역겨운 짓들을 알려 주어라.
3 너는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예루살렘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의 혈통과 태생으로 말하자면, 너는 가나안 땅 출신이다.
너의 아버지는 아모리 남자고 너의 어머니는 히타이트 여자다.
4 네가 태어난 일을 말하자면, 네가 나던 날,
아무도 네 탯줄을 잘라 주지 않고, 물로 네 몸을 깨끗이 씻어 주지 않았으며,
아무도 네 몸을 소금으로 문질러 주지 않고 포대기로 싸 주지 않았다.
5 너를 애처롭게 보아서, 동정심으로 이런 일을 하나라도 해 주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네가 나던 날, 너를 싫어하여 들판에 던져 버렸다.
6 그때에 내가 네 곁을 지나가다가, 피투성이로 버둥거리는 너를 보았다.
그래서 내가 피투성이로 누워 있는 너에게 ′살아남아라!′ 하고 말하였다.
7 그러고 나서 너를 들의 풀처럼 자라게 하였더니,
네가 크게 자라서 꽃다운 나이에 이르렀다.
젖가슴은 또렷이 드러나고 털도 다 자랐다.
그러나 너는 아직도 벌거벗은 알몸뚱이였다.
8 그때에 내가 다시 네 곁을 지나가다가 보니, 너는 사랑의 때에 이르러 있었다.
그래서 내가 옷자락을 펼쳐 네 알몸을 덮어 주었다.
나는 너에게 맹세하고 너와 계약을 맺었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그리하여 너는 나의 사람이 되었다.
9 나는 너를 물로 씻어 주고 네 몸에 묻은 피를 닦고 기름을 발라 주었다.
10 수놓은 옷을 입히고 돌고래 가죽신을 신겨 주었고,
아마포 띠를 매어 주고 비단으로 너를 덮어 주었으며,
11 장신구로 치장해 주었다.
두 팔에는 팔찌를, 목에는 목걸이를 걸어 주고,
12 코에는 코걸이를, 두 귀에는 귀걸이를 달아 주었으며,
머리에는 화려한 면류관을 씌워 주었다.
13 이렇게 너는 금과 은으로 치장하고, 아마포 옷과 비단옷과 수놓은 옷을 입고서,
고운 곡식 가루 음식과 꿀과 기름을 먹었다.
너는 더욱더 아름다워져 왕비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14 네 아름다움 때문에 너의 명성이 민족들에게 퍼져 나갔다.
내가 너에게 베푼 영화로 네 아름다움이 완전하였던 것이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15 그런데 너는 네 아름다움을 믿고, 네 명성에 힘입어 불륜을 저질렀다.
지나가는 아무하고나 마구 불륜을 저질렀다.
60 그러나 나는 네가 어린 시절에 너와 맺은 내 계약을 기억하고,
너와 영원한 계약을 세우겠다.
63 이는 네가 저지른 모든 일을 내가 용서할 때,
네가 지난 일을 기억하고 부끄러워하며,
수치 때문에 입을 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는>
<나는 너와 맺은 내 계약을 기억하고, 너는 수치스러워할 것이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6,59ㄴ-63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59 “나는 네가 한 대로 너에게 해 주겠다. 너는 맹세를 무시하여 계약을 깨뜨렸다.
60 그러나 나는 네가 어린 시절에 너와 맺은 내 계약을 기억하고,
너와 영원한 계약을 세우겠다.
61 너와 맺은 계약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내가 네 동생들과 함께 네 언니들도 데려다가 너에게 딸로 삼아 주면,
너는 네가 걸어온 길을 기억하고 수치스러워할 것이다.
62 이렇게 내가 너와 계약을 세우면,
그제야 너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63 이는 네가 저지른 모든 일을 내가 용서할 때,
네가 지난 일을 기억하고 부끄러워하며,
수치 때문에 입을 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이사 12,2-3.4ㄴㄷㄹ.5-6(◎ 1ㄹ 참조)

◎ 주님은 분노를 거두시고 저를 위로하셨나이다.
○ “보라, 내 구원의 하느님. 나는 믿기에 두려워하지 않네.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를 구원해 주셨네.”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
○ 주님을 찬송하여라. 그 이름 높이 불러라. 그분 업적을 민족들에게 알리고, 높으신 그 이름을 선포하여라. ◎
○ 위업을 이루신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이 하신 일 온 세상에 알려라. 시온 사람들아, 기뻐하며 외쳐라.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너희 가운데 계신 분은 위대하시다. ◎

복음 환호송1테살 2,13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 말씀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말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라.
◎ 알렐루야.

복음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3-12
그때에 3 바리사이들이 다가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4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읽어 보지 않았느냐?
창조주께서 처음부터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나서,
5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하고 이르셨다.
6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7 그들이 다시 예수님께, “그렇다면 어찌하여 모세는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려라.’ 하고 명령하였습니까?” 하자,
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다.”
10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아내에 대한 남편의 처지가 그러하다면
혼인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모든 사람이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허락된 이들만 받아들일 수 있다.
12 사실 모태에서부터 고자로 태어난 이들도 있고,
사람들 손에 고자가 된 이들도 있으며,
하늘 나라 때문에 스스로 고자가 된 이들도 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받아들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의 자비로 이 예물을 바치오니
주님의 교회가 드리는 이 예물을 받아들이시어
저희에게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47(146─147),12.14 참조

예루살렘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주님은 기름진 밀로 너를 배불리신다.
<또는>
요한 6,51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이 성체로 저희를 구원하시고
진리의 빛으로 저희를 굳세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이미 이혼하였거나 혼인 생활의 위기로 고통을 겪는 신자는 예수님의 오늘 말씀이 듣기 힘겨울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 생활이 파경에 이르게 되는 이유들을 이해하지 못하시나?’ 그런데 이런 의문은 오늘 복음 말씀의 핵심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에 실패한 이들에 대한 단죄나 심판의 말씀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이 부부의 결합이 깨지는 고통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무나도 율법적인 바리사이들과 논쟁하고 계십니다. 그들은 어떻게든 예수님을 옭아맬 구실을 찾고 있습니다. 마치 모세가 이혼을 허락한 것처럼, 또 기회만 되면 언제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이들을 거슬러 예수님께서 진리를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말한 “이혼장”이라는 것은 ‘단절 증서’입니다. 이것이 없으면 혼인의 유대가 깨진 여인이 나중에 다른 남자를 만날 수도 없고, 만일 남자를 만나더라도 죽음의 형벌이 내려질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모세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을 보호하고 해방시켜 주려는 조항을 만들어 그들을 보호하고자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이 전하는 말씀의 핵심은 혼인과 이혼에 대한 법적인 다툼이 아니라 남녀의 성소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을 상기시키는 데에 있습니다(창세 1,27; 2,24 참조). 사람은 아무도 스스로 자신을 구원하지 못합니다. 어떤 사람도 스스로 완전하지 않습니다.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서로 자기 몸처럼 대하고 돕고 협력하면서 사랑을 이루고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사람을 남녀로 창조하시고 혼인을 통하여 당신께 부르시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입니다. 혼인이 법적 문제로 귀결되어서는 안 됩니다. 혼인은 믿음의 영역입니다. 온갖 시련과 위기와 갈등 속에서 모든 부부가 매순간 다시 출발하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면서 “한 몸”의 과업을 아름답게 이루어 가기를 기도합시다. 

(정용진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