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13일 화요일

[백]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349년 무렵 시리아의 안티오키아(현재 튀르키예의 안타키아)에서 태어나 어머니의 독실한 신앙을 물려받았다. 수도자들과 함께 엄격한 수덕 생활을 하던 그는 은수자를 본받아 광야에서 기도와 고행을 하며 자선과 저술 활동에 전념하다가 386년 사제품을 받고, 주로 안티오키아에서 사목하며 설교자로 활동하였다. 그는 397년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주교로 선임되어, 성직자와 신자들의 생활을 올바르게 개혁하는 데 힘써 좋은 목자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황궁에서 증오를 품고 시기하는 자들에게 밀려나 한두 차례 유배 생활을 하다가 고통에 짓눌린 채, 407년 9월 14일 (튀르키예) 폰투스의 코마나에서 세상을 떠났다. 가톨릭 교리를 해설하고 그리스도인 생활의 실천을 독려하는 많은 설교와 저술들 때문에, ‘크리소스토모’(금구, 金口: 황금의 입)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다.

입당송 다니 12,3 참조

현명한 이들은 창공의 광채처럼 빛나고, 많은 사람을 정의로 이끈 이들은 별처럼 영원무궁히 빛나리라.

본기도 

믿는 이들에게 힘을 주시는 하느님,
복된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에게 뛰어난 설교의 은사를 주시고
박해를 꿋꿋이 견디어 내게 하셨으니
그의 가르침을 따르고 굽히지 않는 인내심을 본받아
저희의 믿음도 굳세어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모두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라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나인이라는 고을에서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의 죽은 외아들을 되살리신다(복음).

제1독서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2,12-14.27-31ㄱ
형제 여러분, 12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인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그러하십니다.
13 우리는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모두 한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
14 몸은 한 지체가 아니라 많은 지체로 되어 있습니다.
27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
28 하느님께서 교회 안에 세우신 이들은,
첫째가 사도들이고 둘째가 예언자들이며 셋째가 교사들입니다.
그다음은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 그다음은 병을 고치는 은사, 도와주는 은사,
지도하는 은사, 여러 가지 신령한 언어를 말하는 은사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29 모두 사도일 수야 없지 않습니까? 모두 예언자일 수야 없지 않습니까?
모두 교사일 수야 없지 않습니까? 모두 기적을 일으킬 수야 없지 않습니까?
30 모두 병을 고치는 은사를 가질 수야 없지 않습니까?
모두 신령한 언어로 말할 수야 없지 않습니까?
모두 신령한 언어를 해석할 수야 없지 않습니까?
31 여러분은 더 큰 은사를 열심히 구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00(99),1-2.3.4.5(◎ 3ㄷ 참조)

◎ 우리는 주님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 온 세상아, 주님께 환성 올려라. 기뻐하며 주님을 섬겨라. 환호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라. ◎
○ 너희는 알아라, 주님은 하느님이시다. 그분이 우리를 지으셨으니 우리는 그분의 것, 그분의 백성, 그분 목장의 양 떼라네. ◎
○ 감사하며 그분 문으로 들어가라. 찬양하며 그분 앞뜰로 들어가라. 그분을 찬송하며 그 이름 찬미하여라. ◎
○ 주님은 참으로 좋으시고, 그분 자애는 영원하시며, 그분 진실은 대대에 이르신다. ◎

복음 환호송루카 7,16

◎ 알렐루야.
○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 알렐루야.

복음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11-17
그 무렵 11 예수님께서 나인이라는 고을에 가셨다.
제자들과 많은 군중도 그분과 함께 갔다.
12 예수님께서 그 고을 성문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
마침 사람들이 죽은 이를 메고 나오는데,
그는 외아들이고 그 어머니는 과부였다.
고을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그 과부와 함께 가고 있었다.
13 주님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 하고 이르시고는,
14 앞으로 나아가 관에 손을 대시자 메고 가던 이들이 멈추어 섰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15 그러자 죽은 이가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
16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찬양하며,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났다.”,
또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 하고 말하였다.
17 예수님의 이 이야기가 온 유다와 그 둘레 온 지방에 퍼져 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에페 4,1-7.11-13)와 복음(마르 4,1-10.13-20 또는 4,1-9)을 봉독할 수 있다.>

예물 기도 

하느님,
복된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를 기리며 드리는
이 제사를 자비로이 굽어보시고
저희도 그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라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의 제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1코린 1,23-24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하노라.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힘이시며 하느님의 지혜이시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복된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를 기리며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하느님 사랑 안에서 저희가 신앙을 용감히 고백하며
진리를 충실히 증언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구약 시대에도 죽었다가 살아난 이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엘리야가 되살린 사렙타 과부의 아들(1열왕 17,17-24 참조), 엘리사가 되살린 수넴 여자의 아들(2열왕 4,18-37 참조), 엘리사의 유해에 닿아 되살아난 주검(2열왕 13,20-21 참조) 등이 있는데, 이들은 잠시 ‘소생’하였다가 때가 되면 다시 죽을 이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소생’은 그리스도의 ‘부활’에 견줄 바 못 되지만, 분명 죽은 이를 다시 살린 이 행적은 하느님의 권능과 영광을 드러내는 강력한 표징이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남편이나 장성한 아들 같은 법적 보호자가 없는 과부는 으레 고아나 이방인처럼 절대 빈곤 계층으로 전락하기 일쑤였습니다. 나인에서 예수님께서는 삶의 유일한 의미인 외아들을 잃고 상여를 따르며 슬피 우는 과부를 가엾이 여기셨고, 아들을 되살려 어머니에게 돌려주셨습니다. 다른 기적들과 달리 당신께 신앙 고백이나 간절한 청원을 드리는 이도 없었고, 더구나 관에 손을 대실 때에는 주검과 접촉하는 것을 심각한 부정으로 여기는 율법마저(민수 19,11-19 참조) 거스르셔야 하였는데도 말입니다. 이 기적은 주님께서, 죽음이 삼켜 버린 지독한 고통 속에 ‘주님, 살려 주십시오.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칠 기력조차 없는 이를 그 누구보다 가엾이 여기시는 분이심을, 서둘러 다가가 그를 생명과 구원으로 채워 주시는 자비로우신 분이심을 여실히 보여 줍니다.
한 분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을 이루는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소중한 지체입니다(제1독서 참조). 어쩌다 삶에서 생기를 잃고 잠시 어둠을 겪고 있다면, “젊은이야, 일어나라!” 하고 명하시는 그분의 손을 잡고 힘차게 일어나 다시 생명의 길을 걸어갑시다. 

(강수원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