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17일 토요일
[녹]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또는
[백] 성 로베르토 벨라르미노 주교 학자 또는
[백] 빙겐의 성녀 힐데가르트 동정 학자 또는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집회 36,21-22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물질적인 몸은 썩어 없어질 것으로 묻히지만 영적인 몸은 썩지 않는 것으로 되살아난다며, 죽은 이들의 부활을 설명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시고 그 뜻을 풀이해 주신다(복음).
제1독서
<썩어 없어질 것으로 묻히지만 썩지 않는 것으로 되살아납니다.>15,35-37.42-49
화답송시편 56(55),10.11-12.13-14(◎ 14ㄷㄹ 참조)
복음 환호송루카 8,15 참조
복음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8,4-15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36(35),8
1코린 10,1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하느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를 파견하시면서 “너는 저 백성의 마음을 무디게 하고, 그 귀를 어둡게 하며 그 눈을 들어붙게 하여라.”(이사 6,10)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을 멸망시키라는 명령이 아니라, 완고한 백성이 이사야의 말을 듣지 않고 스스로 멸망의 길을 고집스럽게 가리라는 것을 하느님께서 이미 다 알고 계셨다는 뜻의 수사학적 표현입니다. 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다음에 바로 이 구절을 인용하신 것도(마르 4,12; 루카 8,10 참조), 당신께서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있는 그대로 알려 주신다 해도 군중이 당장 알아듣고 실행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였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만은 이 비유를 풀이해 주셨고, 그렇게 우리 신앙인들을 모두 하느님 나라의 신비로 초대하셨습니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지만, 오늘 주님의 말씀처럼 때로 우리는 그것을 전해 들었으면서도 마치 한 번도 듣지 못한 사람처럼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면, 하느님의 말씀과 신앙 체험들로 뜨겁게 달구어졌던 마음이 자꾸만 유혹과 죄(“길”), 조바심이나 시련(“바위”), 걱정과 탐욕(“가시덤불”)에 갇혀 식어 버리기도 합니다.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씨는 죽지 않고서는 살아나지 못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세상의 썩어 없어질 가치들이 자신 안에서 죽고 묻혀야만 영광과 생명을 피워 낼 수 있다고 증언합니다. 일상 속 욕심과 집착, 불필요한 걱정과 불안에 굴복하지 않고,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하느님께 기도와 선행의 열매를 맺어 드리는 좋은 땅으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