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9월 30일 금요일
[백]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예로니모 성인은 347년 무렵 달마티아의 스트리돈(현재 보스니아의 그라호보 근처)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일찍부터 로마에서 라틴 말과 그리스 말을 공부한 다음 트리어에서 정부 관리로 일하였으나, 수덕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사막에서 오랫동안 은수 생활을 하며 히브리 말을 연구하는 데 몰두하였다. 379년 사제가 되어 382년 다마소 1세 교황의 비서로 일하면서 교황의 지시에 따라 성경을 라틴 말로 번역하였는데, ‘대중 라틴 말 성경’이라고 하는 『불가타』(Vulgata)가 그것이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그는 성경 주해를 비롯하여 많은 저술을 남기고 420년 무렵 베들레헴에서 세상을 떠났다. 암브로시오 성인, 그레고리오 성인,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함께 서방 교회의 4대 교부로 존경받고 있다.
입당송 시편 1,2-3 참조
본기도
말씀의 초대
주님께서 욥에게 폭풍 속에서 말씀하시자, 욥은 보잘것없는 몸이 주님께 무어라 대답하겠냐고 응답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지 않는 고을들에게, 당신을 물리치는 자는 당신을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아침에게 명령해 보고 바다의 원천까지 가 보았느냐?>38,1.12-21; 40,3-5
화답송시편 139(138),1-3.7-8.9-10.13-14ㄱㄴ(◎ 24ㄴ 참조)
복음 환호송시편 95(94),7.8
복음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10,13-16
예물 기도
영성체송 예레 15,1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 호되게 꾸짖으신 코라진과 벳사이다와 카파르나움은 갈릴래아 호수의 북쪽에 자리한 성읍들로, 그분께서 공생활 시작부터 집중적으로 복음을 전하시고 마귀 들린 이들과 수많은 병자를 기적으로 치유하신 곳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곳 주민들이 회개하고 믿음을 가지기를 바라셨지만, 그들은 무심하게 예수님을 배척합니다. 돌밭과 가시덤불에 떨어져 말라 버린 씨앗처럼 죄와 불신 속에 변화를 거부한 이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심판 때 받게 될 혹독한 징벌을 예고하십니다. 그 징벌이 사치와 교만과 우상 숭배로 타락하였던 이방 도시 티로와 시돈에 내려진 죽음과 멸망의 심판(이사 23장; 에제 26─28장 참조)보다 훨씬 무겁다고 하신 것은, 티로와 시돈은 예수님의 복음과 기적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데 비하여 이 세 성읍의 주민들은 그것을 다 알면서도 제 의지로 거부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은 것이라고 하여 다른 사람에게 무조건 강요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러나 신앙은 다릅니다. 신앙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 무엇도, 지킬지 버릴지 판단할 대상도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고 실천하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일은 창조주 하느님께서 정하신 질서입니다. 신앙은 하느님 앞에서 아무 조건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론적 응답입니다. 마치 까닭 없는 극한의 고난 속에 하느님께 자신의 의로움을 강하게 주장하며 끈질기게 답변을 요구하던 욥이, 창조주이신 그분의 절대적 주권 앞에서 입을 가리고 침묵하며 승복함으로써 완성한 그 믿음처럼 말입니다(제1독서 참조).
“너희 말을 듣는 이는 내 말을 듣는 사람이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전하는 이야말로 당신과 그리고 성부와 영원한 일치에 동참하는 가장 존엄하고 영광스러운 존재라고 단언하셨습니다. 복음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세상에 파견된 주님의 제자로서 그 진리를 주위에 증언하는 삶으로, 모든 순간 하느님 앞에 가장 존귀하고 영광스러운 이로 살아가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