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05일 수요일

[녹]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또는
[백] 성녀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동정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권능 안에 있어, 당신 뜻을 거스를 자 없나이다. 당신이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만드셨으니, 당신은 만물의 주님이시옵니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공로와 소망보다 더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양심의 가책을 받은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감히 청하지 못하는 은혜도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그들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을 인정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2,1-2.7-14
형제 여러분, 1 십사 년 뒤에 나는 바르나바와 함께
티토도 데리고 예루살렘에 다시 올라갔습니다.
2 나는 계시를 받고 그리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른 민족들에게 선포하는 복음을
그곳 주요 인사들에게 따로 설명하였습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전에 한 일이
허사가 되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7 그들은 오히려 베드로가 할례 받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듯이,
내가 할례 받지 않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8 할례 받은 이들을 위하여 베드로에게 사도직을 수행하게 해 주신 분께서,
나에게도 다른 민족들을 위한 사도직을 수행하게 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9 그리고 교회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야고보와 케파와 요한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총을 인정하고,
친교의 표시로 나와 바르나바에게 오른손을 내밀어 악수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가고
그들은 할례 받은 이들에게 가기로 하였습니다.
10 다만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기억하기로 하였고,
나는 바로 그 일을 열심히 해 왔습니다.
11 그런데 케파가 안티오키아에 왔을 때 나는 그를 정면으로 반대하였습니다.
그가 단죄받을 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12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오기 전에는 다른 민족들과 함께 음식을 먹더니,
그들이 오자 할례 받은 자들을 두려워한 나머지
몸을 사리며 다른 민족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13 나머지 유다인들도 그와 함께 위선을 저지르고,
바르나바까지도 그들과 함께 위선에 빠졌습니다.
14 그러나 나는 그들이 복음의 진리에 따라 올바른 길을 걷지 않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 앞에서 케파에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유다인이면서도 유다인으로 살지 않고 이민족처럼 살면서,
어떻게 이민족들에게는 유다인처럼 살라고 강요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17(116),1.2ㄱㄴ(◎ 마르 16,15 참조)

◎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 ◎
○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 ◎

복음 환호송로마 8,15 참조

◎ 알렐루야.
○ 우리는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네.
◎ 알렐루야.

복음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4
1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3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4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께서 세우신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마땅히 거행하는 이 거룩한 신비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고 주님의 구원을 이루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애가 3,25

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
<또는>
1코린 10,17 참조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이어도 한 몸이네. 우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함께 나누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이 성사의 힘으로 자라나
마침내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월요일부터 우리는 제1독서에서 갈라티아서를 읽고 있습니다. 이 서간의 서두에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고정된 양식(1코린 1,4-9 참조)을 생략한 채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꽤 조급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스도의 은총 안에서 여러분을 불러 주신 분을 여러분이 그토록 빨리 버리고 다른 복음으로 돌아서다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1,6). 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갈라티아 지역에 공동체를 세우고 복음을 전파한 이는 바오로였지만 그와 다른 가르침을 전하는 이들, 곧 할례와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신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던 듯합니다. 게다가 그들은 예수님의 직제자가 아닌 바오로의 사도직에 의문을 제기하였던 모양입니다. 그의 권위가 열두 사도에 미치지 못한다거나 또는 그들에게 종속된다고 여기며 바오로를 폄하한 것입니다. 
율법이 아닌 믿음으로써 의롭게 되는 것이야말로 바오로가 전한 복음의 핵심이었습니다(갈라 2,16 참조). 바오로는 이 복음이 “사람에게서 비롯된 것”(1,11)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1,12), 곧 하느님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자 먼저 자신의 사도직에 대하여 변론합니다(1─2장 참조). 바로 어제와 오늘의 독서 말씀이지요. 바오로는 다마스쿠스 회심 때 하느님께 직접 사도직을 받고 이를 한참 수행한 다음에야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사도들을 만났다고 전합니다. 이는 자신의 사도직이 예루살렘의 사도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하느님께 직접 받은 것임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사도직의 정당성은 바오로가 전한 복음의 진실성과도 바로 연결됩니다. 
월등히 좋은 ‘새것’이 왔음에도 여전히 ‘옛것’에 미련을 두며 그 새로움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유다인들의 모습에서,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익숙한 것에만 머무르며 편히 살려는 신앙인이 아니라, 깨어 기도하며 늘 새롭게 자신을 성화하는 신앙인의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합시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2코린 5,17).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