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01일 화요일
[백] 모든 성인 대축일
오늘은 하늘 나라의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이다. 특히 전례력에 축일이 따로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기억하고 기린다. 이 축일은 동방 교회에서 먼저 시작되어 609년 성 보니파시오 4세 교황 때부터 서방 교회에서도 지내게 되었다. 처음에는 5월 13일이었는데, 9세기 중엽에 11월 1일로 바뀌었다. 교회는 이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 뒤의 새로운 삶을 바라며 살아가도록 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고, 우리와 천국의 모든 성인 사이의 연대성도 깨우쳐 준다.
오늘 전례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성인들은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을 직접 뵈며 영원한 행복을 누립니다. 하늘 나라의 성인들을 기리며 전구를 청합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굳게 믿는 우리도, 희망을 안고 성인들처럼 하느님을 뵐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갑시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내가 보니,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7,2-4.9-14
화답송시편 24(23),1-2.3-4ㄱㄴ.5-6(◎ 6 참조)
제2독서
<우리는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입니다.>3,1-3
복음 환호송마태 11,28 참조
복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5,1-12ㄴ
예물 기도
감사송
<성인 감사송 3 : 우리의 어머니인 예루살렘의 영광>영성체송 마태 5,8-10
영성체 후 묵상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듣는 이에 따라 울림이 다른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성인들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산 이들입니다. 예수님 때문에 모욕과 박해를 받으면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한 이들입니다. 우리도 성인들처럼 살아가기로 굳게 다짐하며 성인들의 전구를 청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우리는 주일 미사 때 사도 신경으로 ‘모든 성인의 통공’을 고백합니다. 오늘 모든 성인 대축일을 보내는 신앙인에게 ‘모든 성인의 통공’은 어떤 의미를 전해 줍니까?
제1독서에서 “나는 인장을 받은 이들의 수가 십사만 사천 명이라고 들었습니다.”라는 내용을 듣습니다. 십사만 사천 명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에서 만 이천 명씩 선발한 총합입니다. 여기서 십사만 사천은 하느님 백성의 충만함을 나타내는 상징적 숫자입니다. 제2독서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내용을 두 번에 걸쳐 듣습니다. 이어서 “그분께 이러한 희망을 두는 사람은 모두, 그리스도께서 순결하신 것처럼 자신도 순결하게 합니다.”라는 증언이 덧붙습니다. 한편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에게 ‘행복하다’고 선포하십니다. 그들이 행복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마태오 복음사가는 ‘현재’, 곧 ‘지금 여기’에서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여러 유사 종교와 달리, 가톨릭에서 고백하는 구원은 보편적이며 모든 이에게 열려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겪는 고통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는 구원을 부정한 채 하늘만 바라보는 것은 올바른 가톨릭 신앙도 아닐뿐더러, ‘모든 성인의 통공’과도 맞닿지 않습니다. 가톨릭 신앙에서 모범으로 삼는 성인들은 우리처럼 두려움과 고통을 겪었던 이들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도 고통의 현실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지금 여기’에서 우리 가운데 이미 하늘 나라가 펼쳐지고 있음을 고백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