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13일 일요일
[녹] 연중 제33주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6년 11월 ‘자비의 희년’을 폐막하며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지내도록 선포하셨다. 이날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의 모범을 보여 주신 예수님을 본받아, 모든 공동체와 그리스도인이 가난한 이들을 향한 자비와 연대, 형제애를 실천하도록 일깨우고 촉구한다.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33주일이며 세계 가난한 이의 날입니다. 만물의 시작이시고 마침이신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의 살아 있는 성전에 온 인류를 모으십니다. 변하는 이 세상의 기쁨과 슬픔을 넘어 하느님 나라에 희망을 두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리라 굳게 믿으며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아갑시다.
입당송 예레 29,11.12.14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너희에게 의로움의 태양이 떠오르리라.>3,19-20ㄴ
화답송시편 98(97),5-6.7-8.9(◎ 9 참조)
제2독서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3,7-12
복음 환호송루카 21,28 참조
복음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21,5-19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를 이끌어 주시어, 가난에 시달리는 이들을 살피며 가진 것을 나누고 그들과 함께 희망을 키우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힘쓰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분단의 세월 동안 대부분 단절되고 대립하며 지내 온 이 겨레에 은총을 주시어, 화해와 일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며 대화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게 하소서.
3. 수험생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샘이신 주님,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을 보살펴 주시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이제까지 애써 준비한 것들을 아쉬움 없이 잘 펼쳐 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저희 가정 공동체를 주님의 은총으로 이끌어 주시어, 주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며 참행복과 생명의 가치를 실천하는 본보기가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3 : 사람이신 그리스도를 통한 인류 구원>영성체송 시편 73(72),28
마르 11,23.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그날이 오면 거만한 자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은 검불처럼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이름을 경외하는 이들에게는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를 것입니다. 그들은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인내로써 생명을 얻읍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팬데믹), 기후 위기, 세대 간 갈등, 성 평등, 빈부 격차, 물가 상승 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처럼 다양한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오늘 성경 말씀은 어떤 메시지를 던져 줍니까?
제1독서에서는 “화덕처럼 불붙는 날이 온다.”와 “의로움의 태양이 날개에 치유를 싣고 떠오르리라.” 같이 대조적인 내용의 예언을 듣습니다. 악인에게는 종말의 대심판이 내려지겠지만, 선인에게는 메시아를 통하여 치유와 구원이 실현되리라는 위로의 말씀입니다. 제2독서는 예수님의 재림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잘못 이해하던 이들을 경계하고자 쓰인 편지입니다. 종말에 관하여 그릇되게 이끄는 이들에게 바오로 사도는 일상 속 노동의 가치를 거듭 강조합니다. 한편 복음은 성전 파괴 예고와 종말에 닥칠 재난과 표징에 관한 예수님의 예언입니다. 특별히 거짓 메시아와 종말에 대하여 그릇된 가르침을 전하는 이들에게 속아 넘어가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닥쳐올 박해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우리 신앙인은 인류 역사 속에서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이루신 구원 업적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우리 신앙인은 하느님 나라가 ‘이미’ 시작되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선포합니다. 우리 신앙인은 종말을 희망 속에서 기다립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재림과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하여 우리에게 저마다 맡겨진 일상 속 사명이 있습니다. 그것은 창조주 하느님의 선하신 뜻에 따라 지어진 자연 생태계와 화해하고, 나와 다른 이들에게 주의를 기울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물질로 환산하려는 유혹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