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1일 일요일

[자] 대림 제3주일 (자선 주일)

“금을 쌓아 두는 것보다 자선을 베푸는 것이 낫다”(토빗 12,8). 한국 교회는 1984년부터 해마다 대림 제3주일을 ‘자선 주일’로 지내고 있다. 자선은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한 가지 방법이며, 주님께서 당신 자신을 송두리째 내주신 성체성사의 나눔의 신비를 체험하게 하는 신앙 행위이다. 오늘 교회는 가난하고 병든 이들, 소외된 이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특별 헌금으로 자선을 실천한다. 교회는 자선이라는 사랑의 구체적 실천으로 다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기다릴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오늘 전례 

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며, 또한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자선 주일입니다. 이웃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이야말로 그분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가장 큰 뜻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길을 닦아 사람들을 주님께 이끌었던 세례자 요한처럼, 우리의 사랑으로 더욱 많은 이가 주님을 만날 수 있게 해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필리 4,4.5 참조

기뻐하여라. 거듭 말하니,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여라. 주님이 가까이 오셨다.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 백성이 주님의 성탄을 간절히 기다리오니
저희가 구원의 큰 기쁨을 누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이 축제를 맞이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하느님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35,1-6ㄴ.10
1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2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레바논의 영광과, 카르멜과 사론의 영화가 그곳에 내려
그들이 주님의 영광을, 우리 하느님의 영화를 보리라.
3 너희는 맥 풀린 손에 힘을 불어넣고 꺾인 무릎에 힘을 돋우어라.
4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복수가 들이닥친다, 하느님의 보복이!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5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6 그때에 다리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10 주님께서 해방시키신 이들만 그리로 돌아오리라.
그들은 환호하며 시온에 들어서리니 끝없는 즐거움이 그들 머리 위에 넘치고
기쁨과 즐거움이 그들과 함께하여 슬픔과 탄식이 사라지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46(145),6ㄷ-7.8-9ㄱ.9ㄴㄷ-10ㄱㄴ(◎ 이사 35,4ㅂ 참조)

◎ 주님, 저희를 구원하러 오소서.
○ 주님은 영원히 신의를 지키시고, 억눌린 이에게 권리를 찾아 주시며,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시네. 주님은 잡힌 이를 풀어 주시네. ◎
○ 주님은 눈먼 이를 보게 하시며, 주님은 꺾인 이를 일으켜 세우시네. 주님은 의인을 사랑하시고, 주님은 이방인을 보살피시네. ◎ 
○ 주님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시나, 악인의 길은 꺾어 버리시네. 주님은 영원히 다스리신다. 시온아, 네 하느님이 대대로 다스리신다. ◎

제2독서

<여러분의 마음을 굳게 가지십시오. 주님의 재림이 가까웠습니다.>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
5,7-10
7 형제 여러분, 주님의 재림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시오.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리는 농부를 보십시오.
그는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아 곡식이 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립니다.
8 여러분도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가지십시오.
주님의 재림이 가까웠습니다.
9 형제 여러분, 서로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래야 심판받지 않습니다.
보십시오, 심판자께서 문 앞에 서 계십니다.
10 형제 여러분, 주님의 이름으로 말한 예언자들을
고난과 끈기의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이사 61,1 참조(루카 4,18 인용)

◎ 알렐루야.
○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
◎ 알렐루야.

복음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11
그때에 2 요한이,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감옥에서 전해 듣고 제자들을 보내어,
3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요한에게 가서 너희가 보고 듣는 것을 전하여라.
5 눈먼 이들이 보고 다리저는 이들이 제대로 걸으며,
나병 환자들이 깨끗해지고 귀먹은 이들이 들으며,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고 가난한 이들이 복음을 듣는다.
6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
7 그들이 떠나가자 예수님께서 요한을 두고 군중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8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고운 옷을 걸친 자들은 왕궁에 있다.
9 아니라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10 그는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는 사람이다.
‘보라, 내가 네 앞에 나의 사자를 보낸다.
그가 네 앞에서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11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사랑이신 주님, 세상 속에 머무르며 주님을 전하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현대의 풍요 속에서도 가난으로 힘겹게 생활하는 이들을 먼저 찾으며, 주님의 자비를 실천하게 하소서.

2. 세상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만군의 주님,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일상이 바뀌는 세상을 살펴 주시어, 모든 이가 현실을 올바로 이해하고 어려움을 잘 이겨 내며 평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게 하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경제적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건강을 지켜 주시고 마음을 위로해 주시며, 복음 말씀이 그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자하신 주님, 대림 시기를 지내는 저희 본당 공동체를 이끌어 주시어, 인내와 끈기로 열심히 살아가고,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며 성탄을 잘 준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이 예물을 정성껏 봉헌하며 비오니
주님께서 제정하신 거룩한 신비의 거행으로
저희 구원이 온전히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대림 감사송 1 : 그리스도의 두 차례 오심>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 비천한 인간으로 처음 오실 때에는
구약에 마련된 임무를 완수하시고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나이다.
그리고 빛나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때에는
저희에게 반드시 상급을 주실 것이니
저희는 지금 깨어 그 약속을 기다리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이사 35,4 참조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말하여라. 힘을 내어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우리 하느님이 오시어 우리를 구원하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하느님의 심판이 얼마나 무서운지가 아니라 그분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 주시고자 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픈 이들을 낫게 하실 뿐 아니라, 죄인들을 용서하시는 삶을 사셨습니다. 그리고 세상 끝 날에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성체 안에 담긴 그분의 마음을 깊이 헤아려 봅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께서는 인자하시니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어
다가오는 성탄 축제를 준비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지난 주일에 이어서 오늘 복음도 세례자 요한에게 집중됩니다. 마태오 복음 11─12장은 10장의 파견 설교에 이어서 예수님을 반대하는 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의 정체와 신원을 의심하는 세례자 요한의 모습이 간접적으로 엿보입니다.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이 떠난 뒤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세례자 요한에 관하여 물으시면서 그의 정체와 역할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가십니다(루카 7,18ㄴ-23; 7,24-30도 참조). 
세례자 요한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는 수사학적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이냐?” 여기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고운 옷을 입은 사람’은 헤로데 안티파스를 가리키는 상징적 표현입니다. 이는 낙타털 옷을 입고 가죽띠를 두른 채 이스라엘 백성에게 회개하도록 요청한 세례자 요한의 모습과 대조됩니다(마태 3,1-12 참조).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질문하시면서 세례자 요한이 예언자이며 동시에 예언자보다 더 큰 인물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종말론적 예언자입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이로서 말라키 예언서 3장 1절에서 예고된 하느님의 약속을 완성한 인물입니다.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에서 사용된 일인칭(‘내’, ‘나’)은 마태오 복음 11장 10절, “그가 네 앞에서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에서 이인칭(‘네’, ‘너’)으로 수정되었는데, 복음서 저자는 이러한 편집으로써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보다 먼저 오기로 약속된 예언자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오늘은 ‘기뻐하여라’(Gaudete) 주일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져 가는 오늘,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에 하나로 합쳐지는 예언자들의 목소리를 듣습니다(『강론 지침』, 90항 참조). 세례자 요한의 목소리(마태 3,2.7-12 참조)를 귀담아들으면서 예수님의 탄생을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요? 세례자 요한은 기쁜 소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는 최고의 안내자입니다.

(정진만 안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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