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또는
[백] 페냐포르트의 성 라이문도 사제

입당송 갈라 4,4-5 참조

하느님은 당신 아드님을 보내시어 여인에게서 태어나게 하시고,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삼으셨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외아드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어 새로운 빛을 비추시고
동정녀 몸에서 저희와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셨으니
저희도 그 은총의 나라에 들어가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

제1독서

<우리가 무엇을 청하든지 그분께서 들어 주신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5,14-21
우리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14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15 우리가 무엇을 청하든지 그분께서 들어 주신다는 것을 알면,
우리가 그분께 청한 것을 받는다는 것도 압니다.
16 누구든지 자기 형제가 죄를 짓는 것을 볼 때에
그것이 죽을죄가 아니면, 그를 위하여 청하십시오.
하느님께서 그에게 생명을 주실 것입니다.
이는 죽을죄가 아닌 죄를 짓는 이들에게 해당됩니다.
죽을죄가 있는데,
그러한 죄 때문에 간구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17 모든 불의는 죄입니다.
그러나 죽을죄가 아닌 것도 있습니다.
18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나신 분께서 그를 지켜 주시어
악마가 그에게 손을 대지 못합니다.
19 우리는 하느님께 속한 사람들이고
온 세상은 악마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는 것을 압니다.
20 또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시어
우리에게 참되신 분을 알도록 이해력을 주신 것도 압니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
21 자녀 여러분, 우상을 조심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49,1ㄴㄷ-2.3-4.5-6ㄱ과 9ㄴ(◎ 4ㄱ)

◎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신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충실한 이들의 모임에서 찬양 노래 불러라. 이스라엘은 자기를 지으신 분을 모시고 기뻐하고, 시온의 아들들은 임금님을 모시고 즐거워하여라. ◎
○ 춤추며 그분 이름을 찬양하고, 손북 치고 비파 타며 찬미 노래 드려라.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시고, 가난한 이들을 구원하여 높이신다. ◎
○ 충실한 이들은 영광 속에 기뻐 뛰며, 그 자리에서 환호하여라. 그들은 목청껏 하느님을 찬송하리라. 그분께 충실한 모든 이에게 영광이어라. ◎

복음 환호송루카 7,16

◎ 알렐루야.
○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1
그때에 1 갈릴래아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
2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그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으셨다.
3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4 예수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5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6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
7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
9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과방장이 신랑을 불러 10 그에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11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하느님,
저희에게 참된 믿음과 평화를 주셨으니
저희가 예물을 바쳐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합당히 공경하고
거룩한 제사에 참여하여 온 마음으로 이 신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 성탄 감사송 1 : 빛이신 그리스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사람이 되신 말씀의 신비로
저희 마음의 눈을 새롭게 밝혀 주시어
하느님을 눈으로 뵙고 알아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저희 마음을 이끌어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1,16 참조

주님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았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을 온갖 은혜로 다스리시니
오늘도 내일도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가 덧없는 현세에서도 위안을 받고
영원한 세상을 향하여 더욱 힘차게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요한 복음서는 사용하는 표현이나 신학에서 공관 복음서와 차이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낱말을 뽑자면 ‘표징’입니다. 다른 복음서는 ‘기적’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요한 복음서는 초자연적인 사건을 지시할 때 표징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기적이 사건을 일으키는 예수님의 능력에 초점을 맞춘다면 표징은 사건을 통하여 드러나는 예수님의 신원을, 곧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이 사건이 표징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언급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라고 말합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꾼 사건은 첫 번째 표징이면서 예수님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는 사건입니다. 요한 복음서는 모두 일곱 가지 표징을 전합니다. 카나의 혼인 잔치(2장), 왕실 관리의 아들을 살리신 것(4장), 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신 것(5장), 오천 명을 먹이신 것(6장), 물 위를 걸으신 것(6장),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을 고치신 것(9장), 그리고 라자로를 다시 살리신 것(11장)입니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표징의 마지막은 이처럼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밝혀 줍니다. 표징은 믿음을 위한 것입니다. 놀라운 사건이라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사건을 일으키는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 알게 되고 그분을 믿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표징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뜻합니다. 정결례로 표현되는 구약의 율법을 넘어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요구되는 시간입니다. 제자들이 완전하지는 못하였지만 믿음으로 모범을 보여 줍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