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1월 27일 금요일

[녹] 연중 제3주간 금요일 또는
[백] 성녀 안젤라 메리치 동정

입당송 시편 96(95),1.6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주님께 노래하여라, 온 세상아. 존귀와 위엄이 그분 앞에 있고, 권능과 영화가 그분 성소에 있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를 자애로이 이끄시어
사랑하시는 성자의 이름으로 저희가 옳은 일에 힘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많은 싸움을 견디어 냈으니 확신을 버리지 마십시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0,32-39
형제 여러분, 32 예전에 여러분이 빛을 받은 뒤에
많은 고난의 싸움을 견디어 낸 때를 기억해 보십시오.
33 어떤 때에는 공공연히 모욕과 환난을 당하기도 하고,
어떤 때에는 그러한 처지에 빠진 이들에게 동무가 되어 주기도 하였습니다.
34 여러분은 또한 감옥에 갇힌 이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었고,
재산을 빼앗기는 일도 기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보다 더 좋고 또 길이 남는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35 그러니 여러분의 그 확신을 버리지 마십시오.
그것은 큰 상을 가져다줍니다.
36 여러분이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약속된 것을 얻으려면 인내가 필요합니다.
37 “조금만 더 있으면 올 이가 오리라. 지체하지 않으리라.
38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그러나 뒤로 물러서는 자는 내 마음이 기꺼워하지 않는다.”
39 우리는 뒤로 물러나 멸망할 사람이 아니라,
믿어서 생명을 얻을 사람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37(36),3-4.5-6.23-24.39-40(◎ 39ㄱ)

◎ 의인들의 구원은 주님에게서 오네.
○ 주님을 믿으며 좋은 일 하고, 이 땅에 살며 신의를 지켜라.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여라. 네 마음이 청하는 대로 주시리라. ◎
○ 주님께 네 길을 맡기고 신뢰하여라. 그분이 몸소 해 주시리라. 빛처럼 네 정의를 빛내시고, 대낮처럼 네 공정을 밝히시리라. ◎
○ 주님은 사람의 발걸음 지켜 주시며, 그 길을 마음에 들어 하시리라. 주님이 그 손을 잡아 주시니, 비틀거려도 쓰러지지 않으리라. ◎
○ 의인들의 구원은 주님에게서 오고, 그분은 어려울 때 피신처가 되신다. 의인들이 주님께 몸을 숨겼으니, 그분은 그들을 도와 구하시고, 악인에게서 빼내 구원하시리라. ◎

복음 환호송마태 11,25 참조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받으소서. 아버지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씨를 뿌리고 자는 사이에 씨는 자라는데, 그 사람은 모른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26-34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6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27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28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29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30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31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32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처럼 많은 비유로 말씀을 하셨다.
34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당신의 제자들에게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 예물을 인자로이 받으시고 거룩하게 하시어
이 제물이 저희를 위한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4(33),6 참조

주님께 나아가면 빛을 받으리라.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또는>
요한 8,1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성자의 살과 피로 저희를 기르시니
하느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은총으로
저희가 언제나 기뻐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비유는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에 대하여 말씀하실 때 사용하셨던 가르침의 한 방식입니다. 오늘 첫째 비유는 저절로 자라는 씨앗의 비유로 불립니다. 땅에 뿌린 씨는 저절로 자랍니다. 농부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것이 어떻게 자라는지도 모릅니다. 씨가 자라 수확 때가 되면 열매를 거두어들일 뿐입니다. 자연의 변화는 위대합니다. 우리가 그것을 위하여 아무런 수고도 들이지 않지만, 봄이 되면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여름에는 무성한 잎을 보여 주며 가을에는 열매를 맺습니다.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놀랍거나 화려하지 않아 그들에게는 이 모든 일이 저절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늘 그렇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늘 그렇게, 당연하게,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그 변화를 일상에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없던 싹이 나고 잎이 나며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때만 관심을 가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싹이 자라는 과정을 하느님 나라에 비기십니다. 놀라운 변화이고 생명의 성장이지만, 우리는 농부처럼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릅니다. 하느님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상의 매 순간에 현존을 알아채지 못하지만 그렇게 우리 안에서 “저절로”, 곧 하느님의 섭리로 충만해집니다. 지금 우리는 다른 여느 때보다 우리를 포함한 창조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공동의 집’인 우리 삶의 터전이 오염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눈을 돌려 주위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며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