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10일 금요일
[백]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일
스콜라스티카 성녀는 480년 무렵 이탈리아 움브리아의 누르시아에서 태어났다. 성 베네딕토 아빠스의 누이동생인 스콜라스티카는 베네딕토 성인이 세워 맡긴 여자 수도원의 첫 번째 수녀이자 원장으로 활동하였다. 성녀는 베네딕토 성인과 영적 담화를 나누며 수도 생활에 대한 많은 격려와 도움을 받았다. 오빠를 따라 몬테 카시노에 갔던 성녀는 그곳에서 547년 무렵 선종하였다.
입당송
본기도
제1독서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다.>3,1-8
화답송시편 32(31),1-2.5.6.7(◎ 1ㄱ)
복음 환호송사도 16,14 참조
복음
<예수님께서 귀먹은 이들은 듣게 하시고 말못하는 이들은 말하게 하셨다.>7,31-37
예물 기도
영성체송 마태 25,6 참조
시편 27(26),4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제1독서는 하느님께서 지으신 첫 사람 아담과 하와가 뱀의 꼬임에 넘어가 죄를 짓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뱀의 존재를 말하기에 앞서 뱀의 교활함은 매우 놀랍습니다. 뱀은 주 하느님의 말씀(계명) 가운데 오직 부정적인 말씀만 가져다 씁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뱀은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다른 모든 선물에 대하여 생각하지 못하게 합니다. 나아가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한계(금지)의 말씀이 사실은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담고 있음을 망각하게 합니다.
뱀의 질문에 여인이 대답합니다. 언뜻 보면 여인이 뱀의 유혹에 당당히 맞서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여인이 뱀의 논리에 따라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산의 중심에는 생명나무와 뱀이 주장하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함께 있었지만(창세 2,9 참조), 결국 여인의 마음에는 생명나무가 없어지고 금지된 계명만 남습니다. 여기에다 여인은 하느님의 금지 계명을 하나 더 늘립니다. 그 나무 열매를 ‘먹어서도’ 안 되지만 ‘만져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뱀은 분명히 자기 욕망을 분출하려는 사람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그런데 뱀은 언어의 마법사입니다. 말의 모호함을 이용하여 하느님의 선하신 뜻에 의문을 품게 만듭니다. 말로는 죽음에서 사람을 구해 줄 것처럼, 그래서 자신이 사람을 지켜 줄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지배하려 합니다. 뱀은 사람에게 친구처럼 다가오지만 오히려 불행의 씨앗을 심고 그 씨앗이 자라게 합니다. 창세기 저자는 여인이 뱀의 제안을 바라고 열망하였음을 드러내려고 반복된 표현을 사용합니다. 선과 악을 아는 나무의 열매를 여인의 눈이, 그의 마음이 바라고 탐합니다. ‘바라다’와 ‘탐하다’의 조합은 성경에 자주 등장합니다. 둘 다 아주 강하게 집착하는 사람의 욕망을 표현합니다(시편 78[77],29-30; 잠언 7,25; 미카 2,2 참조).
세상에는 우리를 꾀는 뱀들이 매우 많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위험한 뱀은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웅크리고 있는 끝없는 욕망이 아닐까요? 오늘도 뱀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살피며 하느님의 선하심과 그분의 말씀에 기대어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