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3월 03일 금요일

[자]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입당송 시편 25(24),17-18 참조

주님, 저를 고난에서 빼내 주소서. 비참한 저의 고통을 돌아보시고, 저의 죄악 낱낱이 없애 주소서.

본기도 

주님,
신자들이 파스카 축제를 정성껏 준비하며
엄숙히 시작한 육신의 재계로 영혼의 참된 쇄신을 이루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내가 정말 기뻐하는 것이 악인의 죽음이겠느냐? 악인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사는 것이 아니겠느냐?>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8,21-28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21 “악인도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를 버리고 돌아서서,
나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22 그가 저지른 모든 죄악은 더 이상 기억되지 않고,
자기가 실천한 정의 때문에 살 것이다.
23 내가 정말 기뻐하는 것이 악인의 죽음이겠느냐? 주 하느님의 말이다.
악인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사는 것이 아니겠느냐?
24 그러나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고,
악인이 저지르는 온갖 역겨운 짓을 따라 하면, 살 수 있겠느냐?
그가 실천한 모든 정의는 기억되지 않은 채,
자기가 저지른 배신과 자기가 지은 죄 때문에 죽을 것이다.
25 그런데 너희는, ‘주님의 길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집안아, 들어 보아라. 내 길이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냐?
오히려 너희의 길이 공평하지 않은 것 아니냐?
26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면,
그것 때문에 죽을 것이다. 자기가 저지른 불의 때문에 죽는 것이다.
27 그러나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
28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악을 생각하고 그 죄악에서 돌아서면,
그는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30(129),1-2.3-4.5와 6ㄴㄷ-7ㄱ.7ㄴㄷ-8(◎ 3)

◎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 깊은 구렁 속에서, 주님,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주님, 제 소리를 들어 주소서. 애원하는 제 소리에, 당신 귀를 기울이소서. ◎
○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당신은 용서하는 분이시니, 사람들이 당신을 경외하리이다. ◎
○ 나 주님께 바라네. 내 영혼이 주님께 바라며, 그분 말씀에 희망을 두네. 내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이스라엘이 주님을 더 기다리네. ◎
○ 주님께는 자애가 있고, 풍요로운 구원이 있네. 바로 그분이 이스라엘을, 모든 죄악에서 구원하시리라. ◎

복음 환호송에제 18,31 참조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20ㄴ-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1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25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2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인자하신 주님,
이 제사를 자비로이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주님과 화해하고 영원한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에제 33,11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생명을 걸고 말한다. 나는 죄인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죄인이 돌아서서 살기를 바란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새롭게 되어
옛 죄를 깨끗이 씻고 구원의 신비에 참여하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을 위한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
주님,
주님의 백성을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겉으로 지키는 재계로 마음속 깊이 회개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는 신약 성경에서 자주 언급되는 인물들로 유다교 안에서 율법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율법 학자는 율법을 공부하고 그것을 해석하며 사람들에게 가르쳤습니다. 바리사이는 율법을 철저하게 지킴으로써 의롭게 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유다인들에게 율법은 성전에서 바치는 제사와 함께 종교 생활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하늘 나라에 들어가려면 율법 학자나 바리사이의 의로움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가르치십니다. 그리고 “살인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에 대하여 설명해 주십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해석은 글자 그대로의 의미보다 더 폭넓습니다. 실제로 생명을 빼앗는 행위만이 아니라 형제에게 성을 내거나, 그들에게 ‘바보, 멍청이’라고 하는 것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하느님께 바치는 제사도 중요하지만, 원망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하느님께 예물을 바치기 전에 먼저 화해해야 합니다.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의 의로움을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들은 계명과 율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은 외적으로 계명을 지키는 데 머물지 않고 계명이 가리키는 것들도 따르라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외적인 행동만이 아니라 내적으로 가진 원망이나 미움도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에 포함됩니다. 예수님의 새로운 해석은 하느님 말씀의 속뜻도 깨달아야 한다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이 외적인 것에 치중하였다면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의로움은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까지 따르는 자세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