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4월 02일 일요일
[홍]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성주간의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오늘 성지(聖枝) 축복과 행렬을 거행하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영광스럽게 기념하는 한편, ‘주님의 수난기’를 통하여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한다. 성지를 들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는 것은 4세기 무렵부터 거행되어 10세기 이후에 널리 전파되었다.
오늘 전례
오늘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수난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다가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주님을 따라, 우리도 죽음에서 부활로 건너가는 파스카 신비에 동참합시다.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념
<입당할 성당 밖의 작은 경당이나 적합한 장소에 모여 아래의 따름 노래를 하거나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
따름 노래 마태 21,9 참조
◎ 호산나! 다윗의 자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이스라엘 임금님, 높은 데서 호산나!
<사제의 권고가 끝난 다음>
╋ 기도합시다. …… 다스리시나이다.
◎ 아멘.
<사제는 말없이 나뭇가지에 성수를 뿌린다.>
복음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11
올리브 산 벳파게에 다다랐을 때, 예수님께서 제자 둘을 보내며 2 말씀하셨다.
“너희 맞은쪽 동네로 가거라.
매여 있는 암나귀와 그 곁의 어린 나귀를 곧바로 보게 될 것이다.
그것들을 풀어 나에게 끌고 오너라.
3 누가 너희에게 무어라고 하거든, ‘주님께서 필요하시답니다.’ 하고 대답하여라.
그러면 그것들을 곧 보내 줄 것이다.”
4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일이 일어난 것이다.
5 “딸 시온에게 말하여라. 보라, 너의 임금님이 너에게 오신다.
그분은 겸손하시어 암나귀를, 짐바리 짐승의 새끼,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6 제자들은 가서 예수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하였다.
7 그들은 그렇게 암나귀와 어린 나귀를 끌고 와서
그 위에 겉옷을 펴 놓았다. 예수님께서 그 위에 앉으시자,
8 수많은 군중이 자기들의 겉옷을 길에 깔았다.
또 어떤 이들은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길에 깔았다.
9 그리고 앞서 가는 군중과 뒤따라가는 군중이 외쳤다.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10 이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니
온 도성이 술렁거리며, “저분이 누구냐?” 하고 물었다.
11 그러자 군중이 “저분은 갈릴래아 나자렛 출신 예언자 예수님이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행렬 시작 권고>
<행렬하면서 성가대와 교우들은 아래의 노래나 그리스도 임금님께 영예를 드리는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
따름 노래 1 시편 24(23)
◎ 히브리 아이들이 올리브 가지 손에 들고, 주님을 맞으러 나가 외치는 환호 소리, “높은 데서 호산나!”
○ 주님의 것이라네,† 온 땅과 그 안에 가득 찬 것들* 온 누리와 그 안에 사는 것들. 그분이 물 위에 세우시고* 강 위에 굳히셨네. ◎
○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고* 거짓으로 맹세하지 않는 이라네. ◎
○ 그는 주님께 복을 받으리라.* 구원의 하느님께 의로움을 얻으리라. 이들이 야곱이라네.* 그분을 찾는 세대, 그분 얼굴을 찾는 세대라네. ◎
○ 성문들아,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일어서라.* 영광의 임금님 들어가신다. 영광의 임금님 누구이신가?* 힘세고 용맹하신 주님, 싸움에 용맹하신 주님이시다. ◎
○ 성문들아, 머리를 들어라.† 영원한 문들아, 일어서라.* 영광의 임금님 들어가신다. 영광의 임금님 누구이신가?* 만군의 주님, 그분이 영광의 임금님이시다. ◎
따름 노래 2 시편 47(46)
◎ 히브리 아이들이 옷을 길에 깔고 외치는 소리 “호산나! 다윗의 자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 모든 민족들아, 손뼉을 쳐라.* 기뻐 소리치며 하느님께 환호하여라. 주님은 지극히 높으신 분, 경외로우신 분,* 온 세상의 위대하신 임금이시다. ◎
○ 그분은 민족들을 우리 밑에,* 겨레들을 우리 발아래 굴복시키셨네. 우리에게 상속의 땅을 골라 주셨네.* 사랑하시는 야곱의 영광을 주셨네. ◎
○ 환호 소리 가운데 하느님이 오르신다.* 나팔 소리 가운데 주님이 오르신다. 노래하여라, 하느님께 노래하여라.* 노래하여라, 우리 임금님께 노래하여라. 하느님이 온 누리의 임금이시니,* 찬미의 노래 불러 드려라. ◎
○ 하느님이 민족들을 다스리신다.* 하느님이 거룩한 어좌에 앉으신다. 뭇 민족의 귀족들이 모여 와* 아브라함의 하느님 그 백성이 된다. 세상 방패들이 하느님의 것이니,* 그분은 지극히 존귀하시어라. ◎
그리스도 임금님께 드리는 찬가
○ 영광 찬미 영예 모두 주님께. 그리스도 임금님 구세주! 아이들의 환호 소리, 호산나, 호산나!
◎ 영광 찬미 영예 모두 주님께. 그리스도 임금님 구세주! 아이들의 환호 소리, 호산나, 호산나!
○ 이스라엘의 임금님, 다윗 임금의 빛나는 후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복되신 임금님. ◎
○ 하늘의 천사들이 모두 주님을 찬미하고, 인간과 피조물이 다 함께 주님을 기리나이다. ◎
○ 히브리 백성이 종려 가지 들고 마중 나가니, 기도와 서원과 찬미로 주님께 나아가나이다. ◎
○ 수난하실 주님께 찬미 예물 드리오며, 다스리는 임금님을 찬양 찬송 하나이다. ◎
○ 그 찬송 받으셨듯 저희 정성 받으소서. 온갖 찬양 받으시는 어질고 좋으신 임금님. ◎
<행렬이 성당 안으로 들어갈 때에 아래의 노래를 하거나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는 다른 알맞은 노래를 부른다.>
◎ 주님이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 들어오실 때, 히브리 아이들이 생명이신 주님의 부활을 외쳤네.* 손에 손에 종려나무 가지 들고 부르는 노랫소리, “높은 데서 호산나!”
○ 주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오신다는 말에, 백성이 예수님을 마중 나가네.
◎ *손에 손에.
제2양식: 성대한 입당
<성당 밖에서 행렬을 할 수 없을 때는 성당 안에서 중심 미사 전에 성대한 입당으로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한다.>
<이때 신자들이 하는 따름 노래와 복음, 다른 알맞은 노래는 ‘제1양식: 행렬’을 참고한다.>
제3양식: 간단한 입당
<성대한 입당이 없는 미사에서는 간단하게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한다.>
입당송 요한 12,1.12-13; 시편 24(23),9-10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제1독서
<나는 모욕을 받지 않으려고 내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 나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임을 안다(‘주님의 종’의 셋째 노래).>50,4-7
화답송시편 22(21),8-9.17-18ㄱ.19-20.23-24(◎ 2ㄱ)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낮추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셨습니다.>2,6-11
복음 환호송필리 2,8-9 참조
복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26,14─27.66
27,11-54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이신 주님,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진리를 따르려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교회가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충실히 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서로 대립하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열어 주시어, 그들이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비폭력의 문화를 널리 퍼뜨리며 세계 평화를 이루도록 도와주소서.
3.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 주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의 생명은 무엇보다 존엄하고 그 무엇도 침해할 수 없으니, 이 땅에서 사형 제도가 하루빨리 폐지되게 하시며, 피해자 가족들도 위로하시어 주님의 평화로 이끌어 주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의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관심과 도움을 주며,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충실한 도구가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주님 수난 감사송 3 : 주님의 수난(성지 주일)>영성체송 마태 26,42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오늘 두 가지 복음 말씀에 등장하는 군중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호산나!’를 외치는 환호성은 곧바로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함성으로 바뀝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기준으로 삼을 때는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그분께서 보여 주시는 진리에 끊임없이 자신을 비추어 보면서 그분의 가르침을 실천할 때만이 오래갈 수 있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백성을 위한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미사에서 선포되는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올해는 전례력으로 가해이므로, 마태오가 전하는 수난기가 미사 전례에서 선포됩니다. 오늘 수난기는 예수님께서 유다의 배신을 예고하시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예수님의 죽음에서 정점에 이릅니다.
예수님께서는 시편 22(21)편 2절을 인용하시며 십자가에서 하느님께 부르짖으셨습니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이 부르짖음은 신체적 고통에서가 아닌, 영적이며 정신적인 고통에서 나오는 호소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실 때 육체적 고통은 참을 수 있으셨지만 하느님에게서 버림받는 것은 두려우셨습니다. 그래서 잔을 거두어 달라고 아버지께 청하셨지만(26,39 참조), 아들의 ‘버림받음’은 피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내주실 때, 비로소 많은 이를 구원하는 사명을 완수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죽음이 예수님과 하느님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끊어 버리지는 못합니다. “저의 하느님”이라는 부름은 하느님에 대한 예수님의 믿음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부르짖음에서 하느님 구원 계획의 ‘역설’을 발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버림을 받으셨지만, 이로써 많은 이가 생명의 양식을 받았습니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예수님의 죽음이 증명한 역설의 진리를 삶 가운데 실천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