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06일 화요일
[녹] 연중 제9주간 화요일 또는
[백] 성 노르베르토 주교
입당송 시편 25(24),16.18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나는 시력을 잃은 채 지냈다.>2,9ㄴ-14
화답송시편 112(111),1ㄴㄷ-2.7-8.9(◎ 7ㄴ 참조)
복음 환호송에페 1,17-18 참조
복음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12,13-1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7(16),6
마르 11,23.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꽤 곤혹스러운 질문을 받으십니다.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이 질문에는 그분을 옭아매려는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들은 먼저 예수님을 찬양하는 온갖 좋은 말을 나열합니다. 특히 ‘사람을 그 신분(그리스 말로 ‘프로소폰’[얼굴, 외모])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신다.’는 표현으로, 어떤 이의 외모나 신분이나 위엄에 흔들리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공평을 치켜세웁니다. 그리고 곧이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하는 질문을 통하여 어느 한쪽을 답하도록 예수님을 유도합니다. 만일 황제라는 높은 신분에 겁을 먹거나 흔들리지 않는 이라면, 그에게 내는 세금이 합당하지 않다고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가 이스라엘의 메시아라면 그러한 멍에에서 이스라엘을 자유롭게 하는 이로서, 적어도 이방 통치자에게 내는 세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로마 제국에 맞서는 것이 되기에, 그들은 곧바로 예수님을 대역죄로 고발할 계획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으십니다. 황제에게 세금을 ‘바쳐라’ 또는 ‘바치지 마라’는 식의 답을 고르지 않으십니다. 그 대신에 예수님께서는 데나리온에 새겨진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인지 확인하게 하신 뒤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십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려라.” 사실 이 대답은 조금 모호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모호함 덕분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놓은 덫에서 영민하게 빠져나오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우리에게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이 황제의 것이고, 무엇이 하느님의 것인가?’ 마침내 사라져 버릴 것들과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남게 될 것들을 잘 분별하라는 숙제가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것’이 무엇인지 잘 식별하고, 그것을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려드리고 있습니까? 나라에 내는 세금도 있지만, 하느님께 바쳐야 할 ‘세금’도 있습니다. 꾸준한 기도와 신앙생활로 그 세금이 밀리는 일이 없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