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09일 금요일
[녹] 연중 제9주간 금요일 또는
[백] 성 에프렘 부제 학자
입당송 시편 25(24),16.18 참조
본기도
제1독서
<하느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셨지만 내가 이제는 내 아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11,5-17
화답송시편 146(145),1ㄴ-2.6ㄷ-7.8-9ㄱ.9ㄴㄷ-10ㄱㄴ(◎ 1ㄴ)
복음 환호송요한 14,23 참조
복음
<어찌하여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12,35-37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7(16),6
마르 11,23.24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우리는 지난 월요일부터 제1독서에서 토빗기를 읽고 있습니다. 토빗기는 유배로 흩어진 유다인들이 이국땅에 살면서도 자기들의 정체성을 지켜 나가며 여전히 하느님의 보살핌을 받는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이야기는 먼저 친족 관계에 있는 두 유다인 집안이 겪게 되는 불행을 차례대로 서술합니다. 니네베에 살던 토빗은 많은 자선과 선행을 베풀던 신실한 유다인이었지만, 살해된 동포를 몰래 묻어 준 일이 드러나서 결국 모든 재산을 빼앗기고, 나중에는 뜨거운 참새 똥이 눈에 떨어져 시력까지 잃어버리는 처량한 신세가 됩니다. 엑바타나에 살던 라구엘의 딸 사라는 혼인만 하면 신랑과 한 몸이 되기도 전에 악령이 나타나 그 신랑을 죽이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는데, 그런 일이 무려 일곱 차례나 되풀이되면서 여종에게까지 모욕을 당하는 처지에 놓입니다.
토빗과 사라가 저마다 탄식하며 드린 기도는 하느님 앞에 다다르게 되고, 하느님께서는 두 사람을 낫게 하시려고 ‘하느님께서 고쳐 주셨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라파엘 천사를 보내십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구원은 그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로 이루어집니다. 지인에게 맡겨 둔 아버지의 돈을 찾으러 메디아로 떠나는 아들 토비야와 그 여행길의 안내자로 나서게 된 라파엘이 우연히 큰 물고기를 잡고 그 간과 염통과 쓸개를 얻게 된 사건, 메디아의 엑바타나에 사는 친족의 집에 머물며 그곳에서 사라를 아내로 맞이하게 된 사건 등이 벌어집니다. 물고기에서 얻은 간과 염통은 사라의 악령을 쫓아내는 도구가 되고, 쓸개는 나중에 아버지 토빗의 시력을 되찾는 약으로 사용되기까지 합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토빗과 사라에게 베푸시는 구원은 그들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일들,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일들이 어우러져 실현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충실한 이들이 겪는 곤경과 어려움을 못 본 척하지 않으십니다. 당신 자녀들이 바치는 탄식의 기도는 하느님 앞에 반드시 다다릅니다. 그러나 그분의 도움과 보살핌은 우리가 기대하거나 예상하는 대로 전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 얽히고설켜 뜻밖의 위로와 치유로 작용하는 체험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를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