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11일 일요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목요일에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과,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 가운데 계시는 주님의 현존을 기념하고 묵상한다.
보편 교회는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에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의무 축일로 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목적 배려로 주일로 옮겨 지낸다.
오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영원한 생명을 깨닫고 감사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살아 있는 생명의 빵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몸을 모시는 이 미사에 기쁘게 참여하며 우리도 주님 안에 깊이 머무르는 성체성사의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합시다.
입당송 시편 81(80),17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너희도 모르고 너희 조상들도몰랐던 양식을 먹게 해주셨다.>8,2-3.14ㄴ-16ㄱ
화답송시편 147(146─147),12-13.14-15.19-20ㄱㄴ(◎ 12ㄱ)
제2독서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10,16-17
부속가
<21절부터 시작하여 짧게 할 수도 있다.>복음 환호송요한 6,51 참조
복음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6,51-58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이신 주님, 참된 양식이시고 음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리는 교회를 굽어보시어,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와 성혈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며 자신을 내어 주는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일하는 공직자들을 굽어살피시어, 주님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며, 희생과 봉사로 자기 직분에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3.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을 굽어살피시어, 가족과 고향을 마음에 품고 살아온 그들을 위로하시고,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빨리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이가 노력하게 하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를 돌보아 주시어, 사목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모두 성체성사에 참여하며 그 신비를 체험하고, 성체 안에서 하나 되며 나눔을 실천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성찬 감사송 2 : 지극히 거룩한 성찬의 열매>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참되고 영원한 사제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길이 지속되는 제사를 제정하시어
먼저 자신을 아버지께 구원의 제물로 봉헌하시고
저희도 당신을 기억하여 봉헌하도록 명하셨나이다.
저희를 위하여 희생되신 주님의 살을 받아 먹어
저희는 튼튼해지고
저희를 위하여 흘리신 주님의 피를 받아 마시어
저희는 깨끗해지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6,56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성체성사의 본질은 ‘사랑의 기억’입니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주님께서 마지막 만찬 때 빵과 포도주를 통하여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신 것을 기념하며 현재화합니다. 성체와 성혈을 모시는 것은 주님의 사랑에 대한 생생한 기억입니다. 이 기억은 우리가 주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하게 하며 그에 따른 삶을 실천하게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오늘 우리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을 지냅니다. 미사 때마다 봉헌되는 빵과 포도주의 예물이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 놀라운 신비를 기억하고, 그것을 먹고 마시며 주님을 실제로 우리 안에 모실 수 있는 은총의 선물을 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이집트를 떠나 광야에서 생활하게 된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서 손수 ‘하늘에서 내려 주신 빵’, 곧 만나를 먹고 살았습니다. 만일 그들에게 다른 먹을거리가 풍족하였다면, 하늘에서 어떠한 음식이 내려올지라도 그 가치가 그리 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오로지 당신께만 의지하기를 바라셨기에, 메마른 광야에 머물게 하시어 먹을 것 없이 허덕이는 그들에게 생명과 같은 만나를 내려 주셨습니다. 오로지 당신께 의지하는 길이 살길임을 알게 하시려는 뜻이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너희를 낮추시고 굶주리게 하신 다음, 너희도 모르고 너희 조상들도 몰랐던 만나를 먹게 해 주셨다. 그것은 사람이 빵만으로 살지 않고,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는 것을 너희가 알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광야에서 그들이 먹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은 참된 양식이자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으로 오신 그리스도의 예형이었습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이 빵이 단순히 당신의 말씀이나 가르침을 가리키는 비유적인 표현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알게 하시려고 예수님께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십니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우리가 미사 안에서 모시는 성체와 성혈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새로운 만나가 되시어 그것을 먹는 이에게 당신과 완전히 하나가 되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바라는 신앙인들은 다른 곳에서 그것을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것을 지니신 분께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몸소 우리에게 다가오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시는 성체로 우리는 이미 구원과 생명을 누리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