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12일 월요일

[녹]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27(26),1-2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나의 적 나의 원수, 그들은 비틀거리리라.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은 모든 선의 근원이시니
성령께서 이끄시어 저희가 바르게 생각하고
옳은 일을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로해 주시어 환난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게 하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시작입니다.
1,1-7
1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도가 된 바오로와 티모테오 형제가
코린토에 있는 하느님의 교회와
온 아카이아에 있는 모든 성도에게 인사합니다.
2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그분은 인자하신 아버지시며 모든 위로의 하느님이십니다.
4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환난을 겪을 때마다 위로해 주시어,
우리도 그분에게서 받은 위로로,
온갖 환난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게 하십니다.
5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치듯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내리는 위로도 우리에게 넘칩니다.
6 우리가 환난을 겪는 것도 여러분이 위로와 구원을 받게 하려는 것이고,
우리가 위로를 받는 것도 여러분이 위로를 받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 위로는 우리가 겪는 것과 똑같은 고난을
여러분도 견디어 나아갈 때에 그 힘을 드러냅니다.
7 우리가 여러분에게 거는 희망은 든든합니다.
여러분이 우리와 고난을 함께 받듯이
위로도 함께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34(33),2-3.4-5.6-7.8-9(◎ 9ㄱ)

◎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늘 찬양이 있으리라. 내 영혼 주님을 자랑하리니, 가난한 이는 듣고 기뻐하여라. ◎
○ 나와 함께 주님을 칭송하여라. 우리 모두 그 이름 높이 기리자. 주님을 찾았더니 응답하시고, 온갖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셨네. ◎
○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가련한 이 부르짖자 주님이 들으시어, 그 모든 곤경에서 구원해 주셨네. ◎
○ 주님을 경외하는 이들 그 둘레에, 그분의 천사가 진을 치고 구출해 주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 ◎

복음 환호송마태 5,12

◎ 알렐루야.
○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알렐루야.

복음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2ㄴ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너희에 앞서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를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를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바치는 예물을 기꺼이 받으시고
저희가 주님을 더욱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8(17),3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저의 바위시옵니다.
<또는>
1요한 4,16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신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 병을 고쳐 주시는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저희를 온갖 죄악에서 자비로이 지켜 주시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부터 우리는 마태오 복음서에 실린 다섯 설교(5—7장; 10장; 13장; 18장; 24—25장 참조)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산상 설교’(5—7장 참조)를 읽기 시작합니다. 마태오 복음서 저자가 무려 세 장에 이르는 긴 분량의 가르침을 예수님의 공생활 앞부분에 배치하였다는 것은 그만큼 이 설교가 중요하고 핵심적인 예수님 말씀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께서 군중을 가르치시고자 산으로 오르시는 장면(5,1 참조)과, 말씀을 마치시고 산에서 내려오시는 장면(8,1 참조)은 이 설교의 전체적인 틀을 이룹니다. 여기서 산은 하느님의 계시가 일어나는 거룩한 장소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치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구약의 율법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하였듯이, 예수님께서도 산 위에서 군중에게 하느님의 계시를 전하는데, 그것은 구약의 율법을 넘어서는 새로운 율법, 곧 하늘 나라가 다가오는 것을 준비하는 종말론적 가르침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그 설교의 시작으로 진정한 행복에 대하여 선포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같은 형식으로 구성된 여덟 개의 행복 선언(“행복하여라” + 행복의 주체 + 행복의 이유), 그리고 조금 다른 형식을 보이는 마지막 선언까지 모두 아홉 가지의 행복을 전합니다. 이 단락의 핵심은 참행복이 하느님의 구원, 곧 하늘 나라에 참여하는 행복과 맞닿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행복의 주체들은 역설적으로 행복하여 보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마음이 가난하고, 슬퍼하며,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르며,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는 사람들, 곧 세속의 관점에서 무언가 결핍되고 불행하여 보이는 이들이지만, 오히려 그들이 하느님의 위로를 받고, 땅을 차지하며, 하느님을 뵙고, 그분의 자녀라 불리며 하늘 나라의 주인이 되리라고 예수님께서는 장엄하게 선언하십니다.
우리는 어디서 행복을 찾고 있습니까? 진정한 행복은 하늘 나라에 기꺼이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이 누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이 실현되기를 갈망하는 가운데, 이웃에게 자비를 베풀고, 늘 자기 마음을 정화하며, 분열이 아닌 일치와 평화를 이루고자 노력한다면,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바로 하늘 나라를 소유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