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14일 수요일
[녹]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27(26),1-2
본기도
제1독서
<우리는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새 계약을 이행합니다.>3,4-11
화답송시편 99(98),5.6.7.8.9(◎ 9ㄷ 참조)
복음 환호송시편 25(24),4.5 참조
복음
<나는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5,17-19
예물 기도
영성체송 시편 18(17),3
1요한 4,16
영성체 후 묵상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철저하게 지키던 율법을 거스르는, 조금은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어 먹는 제자들을 감싸시는가 하면(12,1-8 참조), 당신도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 주시며(12,9-14 참조) 스스럼없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거룩한 율법을 업신여긴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오해를 없애시고자 오늘 복음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안에 하느님의 뜻이 담겨 있다는 유다인들의 기본적인 사상을 받아들이십니다. 하느님께서 몸소 모세에게 건네주신 계명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하시고 또 존중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거부하거나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오히려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완성하다’로 옮긴 그리스 말 동사 ‘플레로오’는 ‘충만하게 채우다’는 뜻으로 마태오 복음서에 자주 등장하는 예언 성취 도식에도 즐겨 사용됩니다(1,22; 2,15.17.23 참조). ‘예언서의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는 구절로, 예수님에 관한 일련의 사건들이 구약에 예고된 약속을 실현하고 완성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는 말씀은 당신을 통하여 구약의 계명이 완전하고 충만하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율법이 지닌 진정한 의미와 그 근본적인 취지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바리사이를 비롯한 유다인들은 율법의 외적인 규정을 지키는 데만 치중하였을 뿐,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찾는 데에는 관심을 크게 두지 않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율법에 대한 그릇된 이해를 바로잡고 그것이 담고 있는 하느님의 충만한 뜻을 밝혀 주고자 하십니다. 그분께서 어떻게 율법을 완성하시는지, 우리는 내일 복음에서 한 가지 예를 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