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14일 수요일

[녹]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27(26),1-2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나의 적 나의 원수, 그들은 비틀거리리라.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은 모든 선의 근원이시니
성령께서 이끄시어 저희가 바르게 생각하고
옳은 일을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우리는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새 계약을 이행합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2서 말씀입니다.
3,4-11
형제 여러분,
4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5 그렇다고 우리가 무슨 자격이 있어서
스스로 무엇인가 해냈다고 여긴다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의 자격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6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 계약의 일꾼이 되는 자격을 주셨습니다.
이 계약은 문자가 아니라 성령으로 된 것입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
7 돌에 문자로 새겨 넣은 죽음의 직분도 영광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곧 사라질 것이기는 하였지만
모세의 얼굴에 나타난 영광 때문에,
이스라엘 자손들이 그의 얼굴을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8 그렇다면 성령의 직분은 얼마나 더 영광스럽겠습니까?
9 단죄로 이끄는 직분에도 영광이 있었다면,
의로움으로 이끄는 직분은 더욱더 영광이 넘칠 것입니다.
10 사실 이 경우, 영광으로 빛나던 것이
더 뛰어난 영광 때문에 빛을 잃게 되었습니다.
11 곧 사라질 것도 영광스러웠다면
길이 남을 것은 더욱더 영광스러울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99(98),5.6.7.8.9(◎ 9ㄷ 참조)

◎ 주 하느님, 당신은 거룩하시옵니다.
○ 주 우리 하느님을 높이 받들어라. 그분의 발판 앞에 엎드려라. 그분은 거룩하시다. ◎
○ 모세와 아론은 그분의 사제들 가운데, 사무엘은 그분의 이름 부르는 이들 가운데 있네. 그들이 주님께 부르짖자, 친히 그들에게 응답하셨네. ◎
○ 주님은 구름 기둥 안에서 말씀하셨네. 그분이 내리신 법과 명령 그들은 지켰네. ◎
○ 주 하느님, 당신은 그들에게 응답하셨나이다. 당신은 용서하시는 하느님이시어도, 그들의 악행은 응징하셨나이다. ◎
○ 주 우리 하느님을 높이 받들어라. 그분의 거룩한 산을 향해 엎드려라. 주 우리 하느님은 거룩하시다. ◎

복음 환호송시편 25(24),4.5 참조

◎ 알렐루야.
○ 주님, 당신의 행로를 가르쳐 주시고 당신의 진리로 저를 이끄소서.
◎ 알렐루야.

복음

<나는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7-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19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를 자비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바치는 예물을 기꺼이 받으시고
저희가 주님을 더욱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8(17),3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저의 바위시옵니다.
<또는>
1요한 4,16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신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 병을 고쳐 주시는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저희를 온갖 죄악에서 자비로이 지켜 주시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이 철저하게 지키던 율법을 거스르는, 조금은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안식일에 밀 이삭을 뜯어 먹는 제자들을 감싸시는가 하면(12,1-8 참조), 당신도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 주시며(12,9-14 참조) 스스럼없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거룩한 율법을 업신여긴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오해를 없애시고자 오늘 복음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예수님께서는 율법 안에 하느님의 뜻이 담겨 있다는 유다인들의 기본적인 사상을 받아들이십니다. 하느님께서 몸소 모세에게 건네주신 계명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하시고 또 존중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거부하거나 폐지하러 오신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오히려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완성하다’로 옮긴 그리스 말 동사 ‘플레로오’는 ‘충만하게 채우다’는 뜻으로 마태오 복음서에 자주 등장하는 예언 성취 도식에도 즐겨 사용됩니다(1,22; 2,15.17.23 참조). ‘예언서의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는 구절로, 예수님에 관한 일련의 사건들이 구약에 예고된 약속을 실현하고 완성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는 말씀은 당신을 통하여 구약의 계명이 완전하고 충만하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무엇보다도 율법이 지닌 진정한 의미와 그 근본적인 취지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바리사이를 비롯한 유다인들은 율법의 외적인 규정을 지키는 데만 치중하였을 뿐,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찾는 데에는 관심을 크게 두지 않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율법에 대한 그릇된 이해를 바로잡고 그것이 담고 있는 하느님의 충만한 뜻을 밝혀 주고자 하십니다. 그분께서 어떻게 율법을 완성하시는지, 우리는 내일 복음에서 한 가지 예를 보게 될 것입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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