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17일 토요일

[백]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예수 성심을 공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성모 신심에 대한 공경은 17세기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의 요한 외드 성인의 노력으로 점점 보편화되어, 예수 성심 미사에서 기억하는 형태로 전례 안에서 거행되기 시작하였다. 비오 12세 교황은 1942년 성모님의 파티마 발현 25주년을 맞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세상을 봉헌하고 이 기념일을 온 교회가 지내게 하였다. 처음에는 8월 22일에 선택 기념일로 지냈는데, 1996년 경신성사성 교령에 따라 ‘예수 성심 대축일 다음 토요일’에 ‘의무 기념일’로 지내게 되었다.

입당송 시편 13(12),6

제 마음 당신 구원으로 기뻐 뛰리이다.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본기도 

하느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마음속에 성령의 거처를 마련하셨으니
동정 마리아의 전구를 자비로이 들으시어
저희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성전이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1,9-11
내 백성의 9 후손은 민족들 사이에,
내 백성의 자손은 겨레들 가운데에 널리 알려져
그들을 보는 자들은 모두 그들이 주님께 복 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10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11 땅이 새순을 돋아나게 하고 정원이 싹을 솟아나게 하듯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들 앞에 의로움과 찬미가 솟아나게 하시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1사무 2,1.4-5.6-7.8ㄱㄴㄷㄹ(◎ 1ㄱ 참조)

◎ 저의 구원자 주님 안에서 제 마음 기뻐 뛰나이다.
○ 주님 안에서 제 마음이 기뻐 뛰고, 주님 안에서 제 얼굴을 높이 드나이다. 당신의 구원을 기뻐하기에, 제 입은 원수들을 비웃나이다. ◎
○ 힘센 용사들의 활은 부러지고, 비틀거리던 이들은 힘차게 일어선다. 배부른 자들은 양식을 얻으려 품을 팔고, 배고픈 이들은 더는 굶주리지 않는다. 아이 못낳던 여자는 일곱을 낳고, 아들 많은 여자는 홀로 시들어 간다. ◎
○ 주님은 죽이기도 살리기도 하시며, 저승으로 내리기도 저승에서 올리기도 하신다. 주님은 가난하게도 가멸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높이기도 하신다. ◎
○ 주님은 비천한 이를 땅바닥에서 일으켜 세우시고, 가난한 이를 잿더미에서 들어 높이시어, 존귀한 이들과 한자리에 앉히시며,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게 하신다. ◎

복음 환호송루카 2,19 참조

◎ 알렐루야.
○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당신은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에 간직하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51
41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파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다.
42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도 이 축제 관습에 따라 그리로 올라갔다.
43 그런데 축제 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때에
소년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았다.
그의 부모는 그것도 모르고,
44 일행 가운데에 있으려니 여기며 하룻길을 갔다.
그런 다음에야 친척들과 친지들 사이에서 찾아보았지만,
45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그를 찾아다녔다.
46 사흘 뒤에야 성전에서 그를 찾아냈는데,
그는 율법 교사들 가운데에 앉아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그들에게 묻기도 하고 있었다.
47 그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그의 슬기로운 답변에 경탄하였다.
48 예수님의 부모는 그를 보고 무척 놀랐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49 그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50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하였다.
51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하느님의 어머니 복되신 마리아를 기리며 드리는 기도와 제물을 굽어보시고
기꺼이 받아들이시어
저희를 자비로이 도와주소서.
우리 주 …….

감사송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1 : 어머니이신 마리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복되신 평생 동정 마리아 ( ) 축일에
아버지를 찬송하고 찬양하고 찬미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성모님께서는 성령으로 외아들을 잉태하시고
동정의 영광을 간직한 채
영원한 빛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낳으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천사들이 주님의 위엄을 찬미하고
주품천사들이 흠숭하며 권품천사들이 두려워하고
하늘 위 하늘의 능품천사들과 복된 세라핌이
다 함께 예배하며 환호하오니
저희도 그들과 소리를 모아 삼가 주님을 찬양하나이다.
<또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감사송 2 : 마리아의 노래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교회>
거룩하신 아버지,
모든 성인을 훌륭히 이끌어 주신 주님을 찬미하고
특히 저희가 기념하고 공경하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노래로
주님의 인자하심을 찬양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땅끝에 이르기까지 큰일을 하시고
대대로 자비를 너그러이 베푸셨나이다.
비천한 종 마리아를 돌보시어
마리아를 통하여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인류의 구원자로 보내셨나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 앞에서 천사들의 군대가 영원히 기뻐하며
주님의 위엄을 흠숭하오니
저희도 환호하며 그들과 소리를 모아 주님을 찬미하나이다.

영성체송 루카 2,19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영원한 구원의 성찬에 참여하고 비오니
성자의 어머니를 기리는 저희가 주님의 충만한 은총에 감사하며
끊임없이 구원의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어제 우리가 예수님의 성심을 기억하였다면, 오늘은 그분의 어머니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기억합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성심에 당신의 마음을 동화시키시려고 일생을 노력하신 분이십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전한 잉태 소식! 이해하기도 믿기도 어려운 소식이었지만, 성모님께서는 온 마음으로 받아들이셨습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1,38).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열두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성전에 남아 율법 학자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들을 찾은 어머니는 속상함을 토로합니다.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성모님께서는 아마도 “잘못하였습니다.” 하는 아들의 대답을 기대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에 어리둥절해하십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이처럼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탄생과 유년 시절의 사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이해하지 못하셨던 것은 성모님께서도 마찬가지셨습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이 모든 신비를 마음속 깊이 간직하십니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성모님께서 보여 주신 모습은 예수 성심에 동화되고 성화되기를 열망하는 모든 신앙인에게 요구되는 자세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마음 바깥으로 밀쳐 내기보다 성모님처럼 마음속에 간직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우리 마음도 예수님의 성심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봅니다. 성모님의 성심이 받아들임에서 시작되었듯이, 우리 마음의 성화도 받아들임에서 출발합니다. 어떤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을, 우리 주변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 안에는 좋고 쉬운 것만 있지 않고, 싫고 어려운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인간 관계가 그러합니다. ‘저 사람만큼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이웃이 어쩌면 우리를 성화로 이끄는 신비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 마음이 사랑의 꽃을 피우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퍼뜨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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