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18일 일요일
[녹] 연중 제11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11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파견하신 제자들이 할 일은 하느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오늘의 우리 삶을 있게 하신 분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 내려 주신 은총을 기억하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입당송 시편 27(26),7.9 참조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너희는 나에게 사제들의 나라가 되고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이다.>19,2-6ㄱ
화답송시편 100(99),1-2.3.5(◎ 3ㄷ 참조)
제2독서
<아드님의 죽음으로 화해하게 되었다면 그 아드님의 생명으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5,6-11
복음 환호송마르 1,15
복음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을 보내셨다.>9,36-10,8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정의로우신 주님, 주님의 교회가 인간의 존엄성 회복에 앞장서게 하시어, 국제 공동체가 고문 폐지를 위하여 노력을 기울이며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보장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두려움으로 서로 적대하고 있는 인류를 굽어살피시어, 전쟁을 멈추고 화해와 협력으로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총이신 주님, 가난한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어,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게 하시며, 저희가 그들 안에 살아 계시는 주님을 알아 뵙고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가정에서 저마다 책임을 다하고 있는 저희를 굽어보시어, 가족들의 행복과 편안한 삶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며 진정한 가족애를 나누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영성체송 시편 27(26),4
요한 17,11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하면서 스스로 변화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변화를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이것이 선교입니다. 우리도 주님께서 하신 일을 증언하여야 합니다. 그분께서 우리의 삶을 바꾸어 주신 것을 드러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주님의 제자가 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하느님의 구원은 우리가 수고한 대가로 얻는 것일까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하느님께서도 우리가 노력하고 애쓴 일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당신 나라에 참여할 권한을 주신다고 우리는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나약하던 시절, 곧 죄인이었을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죄인은 하느님 앞에서 전혀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그 불경한 자를 위하여 돌아가셨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의로운 사람을 위하여서도 착한 사람을 위하여서도 선뜻 내놓기 힘든 그 귀한 목숨을, 아무런 공로도 없는 죄인을 위하여 내놓으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랑’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이 여기십니다. 예수님께서 느끼셨던 연민과 동정은 복음서 곳곳에서 당신의 구원 활동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동기로 작용합니다. 그분께서는 가엾은 마음에 병자들을 고쳐 주시고(마태 14,14 참조), 더 많은 가르침을 주려 하시고(마르 6,34 참조), 그들의 배고픔까지 걱정하시어 빵의 기적으로 배불리 먹이십니다(마태 15,32 참조). 여기에는 혜택을 입게 된 이들의 어떠한 공로도 선행되지 않습니다. 아버지 하느님을 닮은 아드님의 연민과 사랑이 그들을 구원으로 인도할 뿐입니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여기서 ‘거저’로 옮긴 그리스 말 ‘도레안’은 선물을 뜻하는 ‘도레아’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는 보상이 아닌 선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처지에 놓이든 그저 우리를 사랑하셨고, 당신 아들을 우리에게 내주셨으며, 그분을 통하여 구원을 얻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거저 받았다면 거저 줄 줄도 알아야 하고, 무상으로 받은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도 무상으로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이웃에게 보답이나 대가를 기대하는 선행은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