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23일 금요일
[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 전야 미사
세례자 요한은 사제였던 즈카르야와 성모님의 친척인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났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례자 요한은 주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고 구약과 신약을 잇는 위대한 예언자다.
세례자 요한은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라고 고백하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말씀이신 주님의 길을 준비한 ‘광야의 소리’였던 그는 헤로데 임금의 도리에 어긋나는 생활을 꾸짖다가 헤로데의 아내 헤로디아의 간계로 순교하였다.
<이 미사는 6월 23일 저녁, 대축일 제1 저녁 기도 앞이나 뒤에 드린다.>
오늘 전례
오늘은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입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하여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신 요한은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라며 뒤에 오실 구원자 예수님을 알립니다.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을 기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루카 1,15.14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모태에서 너를 빚기 전에 나는 너를 알았다.>1,4-10
화답송시편 71(70),1-2.3-4ㄱㄷ.5-6ㄱㄴ.15ㄴㄷ과 17(◎ 6ㄴ)
제2독서
<구원에 관해서는 예언자들이 탐구하고 연구하였습니다.>1,8-12
복음 환호송요한 1,7; 루카 1,17 참조
복음
<네 아내가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1,5-17
예물 기도
감사송
<선구자의 사명>영성체송 루카 1,68
영성체 후 묵상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은 유다 산악 지방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습니다. 그리스도의 선구자 요한처럼 우리도 그리스도를 알아 모시는 겸손한 사람이 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루카 복음서 저자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출생에 관한 이야기들을 의도적으로 번갈아 가며 나열합니다. 이를테면 세례자 요한의 탄생 예고 사건(1,5-25 참조)을 먼저 이야기한 뒤에 예수님의 탄생 예고 사건(1,26-38 참조)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다시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이야기하고(1,57-66 참조) 뒤이어 예수님의 탄생을 이야기합니다(2,1-7 참조). 이러한 배치는 두 인물이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 곧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위하여 어떤 구실을 할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냅니다. 그가 예수님보다 먼저 와서 그분께서 가실 길을 미리 닦고 준비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암시는 어른이 된 세례자 요한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루카 복음 3장에서 구체화됩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4절).
오늘 복음에서 즈카르야에게 나타난 주님의 천사도 앞으로 태어날 아기에 대하여 이렇게 전합니다. “그는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이 구절이 인용하고 있는 말라키서 3장 23-24절에 따르면, 주님의 날이 오기 전에 엘리야 예언자가 다시 파견될 터인데, 그는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자녀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리는 구실을 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그리고 이 예언은 세례자 요한을 통하여 실현됩니다. 엘리야의 모습으로(마르 1,6 참조) 파견된 세례자 요한은, 이스라엘 백성이 회개하도록 이끌어 그들이 예수님을 맞이할 합당한 준비를 갖추게 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그리스도의 선구자로 파견된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그는 주님께서 가실 길을 평탄하게 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자신의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완수한 이입니다. 우리도 세례자 요한 성인을 본받아 주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구원 여정에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든 기꺼이 협조하는 사람들이 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