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24일 토요일
[백]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세례자 요한은 사제였던 즈카르야와 성모님의 친척인 엘리사벳 사이에서 태어났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세례자 요한은 주님에 앞서서 그분의 길을 닦고 구약과 신약을 잇는 위대한 예언자다.
세례자 요한은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라고 고백하는 겸손한 사람이었다. 말씀이신 주님의 길을 준비한 ‘광야의 소리’였던 그는 헤로데 임금의 도리에 어긋나는 생활을 꾸짖다가 헤로데의 아내 헤로디아의 간계로 순교하였다.
오늘 전례
오늘은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입니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위하여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신 요한은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라며 뒤에 오실 구원자 예수님을 알립니다.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을 기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요한 1,6-7; 루카 1,17 참조
본기도
제1독서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49,1-6
화답송시편 139(138),1-3.13-14ㄱㄴ.14ㄷ-15(◎ 14ㄱ)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에 요한이 미리 선포하였습니다.>13,22-26
복음 환호송루카 1,76
복음
<그의 이름은 요한이다.>1,57-66.80
예물 기도
감사송
<선구자의 사명>영성체송 루카 1,78
영성체 후 묵상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은 유다 산악 지방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습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습니다. 그리스도의 선구자 요한처럼 우리도 그리스도를 알아 모시는 겸손한 사람이 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세례자 요한의 임무는 자신의 뒤에 오시는 분을 증언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요한 1,7-8).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의 설교와 세례를 보고서 그가 세상에 오기로 한 메시아가 아닐까 기대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선과 기대는 그 자신에게 커다란 유혹으로 다가왔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럴수록 증언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이 자신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 뒤에 오시는 분께 향하도록 증언합니다. “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십니다. “너희는 무엇을 구경하러 광야에 나갔더냐? …… 예언자냐?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 ……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다”(루카 7,24-28). 예수님께서는 그가 이스라엘에 파견된 선대의 그 어떤 예언자보다도 훨씬 위대한 예언자일 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서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인물이라는 찬사를 보내신 것입니다. 이러한 칭송의 배경에는 자신이 메시아의 선구자로 파견된 존재임을 잊지 않고 늘 자신을 낮추며 메시아를 들어 높이는 임무에만 묵묵히 힘썼던 세례자 요한의 겸손한 삶이 자리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에 앞서 파견된 인물이라면,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 뒤에 파견된 이들입니다. 세례자 요한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분을 증언하는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들도 세례자 요한이 겪은 유혹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증언하며 얻게 되는 사람들의 존경과 애정 어린 시선들이 마치 자신에게 향하는 것으로 여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 세례자 요한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증언은 우리를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분을 크게 만드는 데에 목적이 있음을 기억하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