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7월 14일 금요일

[녹] 연중 제14주간 금요일 또는
[백] 성 가밀로 데 렐리스 사제

입당송 시편 48(47),10-11

하느님, 저희가 당신의 성전에서 당신의 자애를 생각하나이다. 하느님, 당신을 찬양하는 소리, 당신 이름처럼 땅끝까지 울려 퍼지나이다. 당신 오른손에는 의로움이 넘치나이다.

본기도 

하느님,
타락한 세상을 성자의 수난으로 다시 일으키셨으니
저희에게 파스카의 기쁨을 주시어
죄의 억압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내가 너의 얼굴을 보았으니, 기꺼이 죽을 수 있겠구나.>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46,1-7.28-30
그 무렵 1 이스라엘은 자기에게 딸린 모든 것을 거느리고 길을 떠났다.
그는 브에르 세바에 이르러 자기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께 제사를 드렸다.
2 하느님께서 밤의 환시 중에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셨다.
하느님께서 “야곱아, 야곱아!” 하고 부르시자,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그가 대답하였다.
3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하느님, 네 아버지의 하느님이다.
이집트로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그곳에서 너를 큰 민족으로 만들어 주겠다.
4 나도 너와 함께 이집트로 내려가겠다.
그리고 내가 그곳에서 너를 다시 데리고 올라오겠다.
요셉의 손이 네 눈을 감겨 줄 것이다.”
5 그리하여 야곱은 브에르 세바를 떠났다.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아버지를 태워 오라고
파라오가 보낸 수레들에 아버지 야곱과 아이들과 아내들을 태웠다.
6 그들은 가나안 땅에서 얻은 가축과 재산을 가지고 이집트로 들어갔다.
야곱과 그의 모든 자손이 함께 들어갔다.
7 야곱은 아들과 손자, 딸과 손녀,
곧 그의 모든 자손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들어갔다.
28 이스라엘은 자기보다 앞서 유다를 요셉에게 보내어, 고센으로 오게 하였다.
그런 다음 그들은 고센 지방에 이르렀다.
29 요셉은 자기 병거를 준비시켜, 아버지 이스라엘을 만나러 고센으로 올라갔다.
요셉은 그를 보자 목을 껴안았다.
목을 껴안은 채 한참 울었다.
30 이스라엘이 요셉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렇게 너의 얼굴을 보고 네가 살아 있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기꺼이 죽을 수 있겠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37(36),3-4.18-19.27-28.39-40(◎ 39ㄱ)

◎ 의인들의 구원은 주님에게서 오네.
○ 주님을 믿으며 좋은 일 하고, 이 땅에 살며 신의를 지켜라.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여라. 네 마음이 청하는 대로 주시리라. ◎
○ 주님이 흠 없는 이들의 삶을 아시니, 그들의 소유는 길이길이 남으리라. 환난의 때에 어려움을 당하지 않고, 기근이 닥쳐와도 굶주리지 않으리라. ◎
○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하여라. 그러면 너는 길이 살리라. 주님은 올바른 것을 사랑하시고, 당신께 충실한 이들 버리지 않으신다. 그들은 영원히 보호받지만, 악인의 자손은 멸망하리라. ◎
○ 의인들의 구원은 주님에게서 오고, 그분은 어려울 때 피신처가 되신다. 의인들이 주님께 몸을 숨겼으니, 그분은 그들을 도와 구하시고, 악인에게서 빼내 구원하시리라. ◎

복음 환호송요한 16,13; 14,26

◎ 알렐루야.
○ 진리의 영이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끄시어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6-23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16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17 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19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20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21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23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께 바치는 이 제사로 저희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영원한 생명에 날마다 더욱 가까이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4(33),9 참조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
<또는>
마태 11,28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성사의 큰 은혜를 가득히 받고 비오니
구원의 은총을 풍부히 내리시어
저희가 끝없이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사람들을 조심하여라.”라는 경고로 시작하는 예수님의 말씀은 제자들에게 닥칠 박해를 예고합니다. 유다인들은 제자들을 박해하지만, 이것은 역설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러한 박해에도 그리스도교는 많은 이에게 전해져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박해는 점점 거세어지고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집안 식구가 바로 원수가 된다.”라는 미카서 7장 6절을 떠올립니다. 가정은 사회를 구성하는 근간입니다. 가정에서 벌어지는 불행은 다른 어떤 고통보다 더 크고 무겁습니다.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이러한 결과는 그만큼 박해가 심해질 것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이런 표상은 종말론적인 재앙을 나타낼 때에도 사용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가깝게는 제자들이 겪게 될 박해에서 시작하여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집니다.
고대 사회에서 ‘이름’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릅니다. 이름은 그 사람 전체를 나타냅니다. “내 이름 때문에” 미움을 받을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미움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신약 성경에는 박해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는 책들이 많습니다. 박해가 심해질수록 종말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모든 것은 결국 지나가리라고 예고합니다. 이럴 때 신앙인들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끝까지 견디는’ 것입니다.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꼭 박해가 아니더라도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이러한 말씀을 기억하여야 합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