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7월 19일 수요일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17(16),15 참조

저는 의로움으로 당신 얼굴 뵈옵고, 당신 영광 드러날 때 흡족하리이다.

본기도 

하느님,
길 잃은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시어
올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시니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든 이가
그 믿음에 어긋나는 것을 버리고 올바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주님의 천사가 떨기나무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3,1-6.9-12
그 무렵 1 모세는 미디안의 사제인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치고 있었다.
그는 양 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다.
2 주님의 천사가 떨기나무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
그가 보니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
3 모세는 ‘내가 가서 이 놀라운 광경을 보아야겠다.
저 떨기가 왜 타 버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4 모세가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서 보시고,
떨기 한가운데에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5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6 그분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그러자 모세는 하느님을 뵙기가 두려워 얼굴을 가렸다.
9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에게 다다랐다.
나는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억누르는 모습도 보았다.
10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
11 그러자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
12 하느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이것이 내가 너를 보냈다는 표징이 될 것이다.
네가 이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면,
너희는 이 산 위에서 하느님을 예배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03(102),1-2.3-4.6-7(◎ 8ㄱ)

◎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네.
○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
○ 네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고, 네 모든 아픔을 없애시는 분. 네 목숨을 구렁에서 구해 내시고, 자애와 자비의 관을 씌우시는 분. ◎
○ 주님은 정의를 펼치시고, 억눌린 이 모두에게 공정을 베푸시네. 당신의 길을 모세에게, 당신의 업적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알리셨네. ◎

복음 환호송마태 11,25 참조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받으소서. 아버지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5-27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교회가 바치는 예물을 굽어보시고 받아들이시어
주님을 믿는 이들에게 성덕을 더해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84(83),4-5 참조

주님 제단 곁에 참새도 집을 짓고, 제비도 둥지를 틀어 거기에 새끼를 치나이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또는>
요한 6,5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선물을 받고 비오니
저희가 이 성찬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나날이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감사 기도는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이라는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요한 복음서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서는 그보다는 적지만 예순네 번가량 이 호칭을 씁니다. 아버지로서 하느님은 예수님과 비교할 수 없는 친밀함을 나타내는 표현이면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하느님의 모습입니다. ‘하늘과 땅의 주님’은 성경에서 드물게 사용되지만 창조된 온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주권을 분명히 드러냅니다(사도 17,24 참조). 그분의 신비는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 감추어져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비판은 이사야서 29장 14절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지혜와 슬기는 하느님의 선물로 여겨지지만 스스로 지혜롭거나 슬기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신비를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당시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는 종교 지도자들을 일컫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하느님의 신비는 어린이와 같은 철부지들에게 드러납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귀담아듣는 군중일 것입니다. 복음서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마태 19,14).
하느님께서는 선별적으로 당신의 뜻을 드러내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선하신 뜻은 예수님을 통하여 모든 이에게 드러납니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감추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아버지께 의탁하는 자세로,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하느님 앞에 서 있습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