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7월 23일 일요일
[녹] 연중 제16주일 (조부모와 노인의 날)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고독과 죽음의 고통을 겪는 노인들을 위로하고, 신앙의 전수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 노인의 역할과 중요성을 되새기며 그들의 소명을 격려하고자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제정하였다. 한국 교회는 보편 교회와 함께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7월 26일)과 가까운 7월 넷째 주일을 ‘조부모와 노인의 날’로 지낸다(주교회의 2021년 추계 정기 총회).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16주일입니다. 교회는 주일마다 함께 모여 주님의 파스카를 기념합니다. 말씀과 생명의 빵 안에 계시는 성자를 알아 뵙고, 그분을 참된 예언자요 목자로 모시어, 영원한 기쁨의 샘에 이르게 하여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입당송 시편 54(53),6.8
본기도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십니다.>12,13.16-19
화답송시편 86(85),5-6.9-10.15-16ㄱ(◎ 5ㄱ)
제2독서
<성령께서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8,26-27
복음 환호송마태 11,25 참조
복음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13,24-43
13,24-30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 주님 말씀의 씨앗을 뿌리는 교회를 이끄시어, 교회가 연대의 힘으로 이웃과 함께하며, 영원한 생명과 구원의 기쁜 소식을 널리 전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화해의 원천이신 주님, 남북으로 갈린 저희 민족을 살펴 주시어, 갈등을 부추기는 국제 상황 속에서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평화로이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노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자하신 주님, 사회의 어른인 노인들을 굽어살피시어, 그들이 신체적인 불편과 고독감으로 삶의 기쁨과 힘을 잃지 않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기쁨의 샘이신 주님, 저희 지역의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이웃의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사랑과 기쁨을 충만히 누리는 사회를 만들어 가게 하소서.
예물 기도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묵시 3,20 참조
영성체 후 묵상
세상의 밭에는 밀과 가라지가 섞여 자라지만, 수확 때가 되면 가라지는 불 속으로 들어가고 맙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자라면 큰 나무가 되는 겨자씨 같은 존재, 밀가루를 온통 부풀어 오르게 하는 누룩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종말에 의인들은 하느님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오늘의 묵상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그리고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가라지의 비유에 관한 예수님의 해설은 비유가 전하는 의미를 거의 모두 담고 있습니다. 비유는 이따금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지만 오늘 복음은 다르게 풀이하거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어색할 만큼 가라지의 비유를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비유에서 하늘 나라는 씨를 뿌리는 사람과 비교됩니다. 씨를 뿌리는 사람은 예수님이시고, 하늘 나라의 신비는 그분을 통하여 드러납니다. 우리는 지금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있는 시간 속에서 살아갑니다. 누가 밀이고 누가 가라지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비유 속에서 예수님의 인내와 사랑을 찾아냅니다. 수확할 때까지, 세상의 종말이 올 때까지 가라지를 내버려 두는 것은, 정의를 실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선인을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악인들은 분명히 행실에 따라 심판을 받겠지만 지금이 그때는 아닙니다.
비유는 예수님을 통하여 하늘 나라의 특성을 말하여 줍니다. 하늘 나라는 무엇보다 인내와 사랑과 자비의 나라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회개를 위한 시간이고, 회개와 자비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회개는 하느님의 자비를 바탕으로 하고, 그분의 자비는 우리에게 회개의 가능성을 열어 줍니다. 이 시간은 나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주어집니다. 그러기에 하느님과 이웃 안에서 자비를 실천하고 용서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