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8월 27일 일요일

[녹] 연중 제21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연중 제21주일입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지혜의 샘이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베드로 사도의 겸손한 증언으로 우리 믿음의 기초를 놓으셨습니다. 모든 이에게 성령의 빛을 비추시어, 나자렛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알아 뵙고 살아 있는 돌이 되어 교회를 이루게 하시는 하느님을 찬양합시다.

입당송 시편 86(85),1-3 참조

주님, 귀를 기울이소서. 제게 응답하소서. 당신 종을 구해 주소서. 당신은 저의 하느님, 당신을 신뢰하나이다.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본기도 

하느님, 신자들을 한마음 한뜻이 되게 하시어
저희가 하느님의 가르침을 사랑하고 그 약속을 갈망하며
모든 것이 변하는 이 세상에서도
참기쁨이 있는 곳에 마음을 두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 위에 메어 주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22,19-23
주님께서 궁궐의 시종장 세브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19 “나는 너를 네 자리에서 내쫓고, 너를 네 관직에서 끌어내리리라.
20 그날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리라.
나는 힐키야의 아들인 나의 종 엘야킴을 불러
21 그에게 너의 관복을 입히고
그에게 너의 띠를 매어 주며 그의 손에 너의 권력을 넘겨주리라.
그러면 그는 예루살렘 주민들과 유다 집안의 아버지가 되리라.
22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주리니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
23 나는 그를 말뚝처럼 단단한 곳에 박으리니
그는 자기 집안에 영광의 왕좌가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시편 138(137),1과 2ㄴ.2ㄱㄷ과 3.6과 8ㄴㄷ(◎ 8ㄴㄷ 참조)

◎ 주님, 당신 자애 영원하시니 손수 빚으신 것들 저버리지 마소서.
○ 주님, 제 마음 다하여 당신을 찬송하나이다. 제 입의 말씀을 들어 주시기에, 천사들 앞에서 찬미 노래 부르나이다. 거룩한 성전 앞에 엎드리나이다. ◎
○ 당신은 자애롭고 진실하시니, 당신 이름 찬송하나이다. 제가 부르짖던 날, 당신이 응답하시고, 저를 당당하게 세우시니, 제 영혼에 힘이 솟았나이다. ◎
○ 주님은 높이 계셔도 낮은 이를 굽어보시고, 멀리서도 교만한 자를 알아보시나이다. 주님, 당신 자애는 영원하시옵니다. 당신 손수 빚으신 것들 저버리지 마소서. ◎

제2독서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1,33-36
33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34 “누가 주님의 생각을 안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의 조언자가 된 적이 있습니까?
35 아니면 누가 그분께 무엇을 드린 적이 있어
그분의 보답을 받을 일이 있겠습니까?”
36 과연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분께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마태 16,18 참조

◎ 알렐루야.
○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저승의 세력도 교회를 이기지 못하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3-20
13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4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15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6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18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20 그런 다음 제자들에게,
당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전능하신 주님,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은 주님의 교회를 살펴 주시어,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기꺼이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걸으며, 세상에 복음을 전하게 하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진리이신 주님, 이 땅의 공직자들을 주님의 빛으로 이끌어 주시어, 그들이 공적 신분과 직무를 올바로 깨닫고, 나라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힘쓰게 하소서.

3. 소외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함께 살아가면서도 어울리지 못하는 이들을 굽어보시어, 그들에게 굳건한 마음을 주시고, 저희도 주변을 살피며 다양한 이들과 함께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4. 본당 사도직 단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주님의 뜻을 실천하며 열심히 살고자 애쓰는 저희 본당의 모든 단체에 강복하시어, 사랑과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며 하나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단 한 번의 제사로 저희를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주님의 교회에 일치와 평화의 선물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8 : 삼위의 일치와 교회의 일치>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죄로 말미암아 흩어진 인류를
성자의 피와 성령의 능력으로 다시 한 가족이 되게 하시고
삼위의 일치를 본받아 모인 백성이
주님의 지혜와 사랑을 찬미하는 교회요
그리스도의 몸이며 성령의 궁전이 되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천사들의 무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104(103),13-15 참조

주님, 땅은 당신이 내신 열매로 가득하옵니다. 당신은 땅에서 양식을 거두게 하시고, 인간의 마음 흥겹게 하는 술을 주시나이다.
<또는>
요한 6,5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리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 고백을 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시는 분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이십니다. 만물은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베드로라는 든든한 반석 위에 교회를 세워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우리의 믿음을 굳건히 다집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성찬례로 충만한 구원을 이루시니
저희가 주님의 자비로 치유를 받고 힘을 얻어
모든 일에서 주님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헤로데 임금은 죽기 전 아끼는 아들 필리포스에게 자기 왕국의 북쪽 영토를 줍니다. 바산, 곧 지금의 골란고원과 그 너머 북쪽의 영토입니다. 비옥한 땅과 단에서 흘러나오는 깨끗한 물에, 가축을 위한 목초지도 풍부하여 번영의 조건을 고루 갖춘 곳이었습니다. 필리포스는 그 땅에 수도를 정하고, 이름을 “카이사리아”(카이사르의 도시)라고 짓습니다. 그가 충성하는 로마 황제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것이었습니다. 필리포스는 샘물이 솟아나는 자리 위에 판테온(만신전)을 짓고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들에게 나는 누구인가?’ ‘너희에게 나는 누구인가?’ 아마도 제자들 앞에는 그들의 눈을 사로잡는 무엇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는 자연의 선물인 비옥한 땅과 샘솟는 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었을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화려한 궁전과 신전들의 위세였을 것입니다. 이 광경을 눈앞에 두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던지신 질문의 요지는 결국 이렇습니다, ‘너희는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인가? 많은 신과 왕과 나 사이에서 너희는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필리포스가 지은 판테온에는 사람들에게 유독 사랑받던 두 신, 곧 목축의 신 ‘판’과 정령의 신 ‘님프’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에게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풍요와 다산을 주겠노라 약속한 신들입니다. 거기에다 그들에게 충성하는 필리포스의 친구들은 임금이 주는 부와 풍요를 나누어 가졌습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유혹입니까? 
과연 예수님께서는 그런 것과 차별되는 어떤 것을 제자들에게 주십니까?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담대하게 고백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낱낱이 밝히지는 않지만 우리는 다른 성경 구절로 말미암아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시라는 것을 적잖이 오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압니다.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시라는 우리의 고백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는 그리스도께 무엇을 얻고자 합니까? 

(정용진 요셉 신부)